소상공인 74% "인건비 부담", 64%는 "폐업 고려 중"
임대인과 원상복구 놓고 갈등, 소진공 법률상담 월 400건

문을 닫은 상가에서 인부들이 시설물 철거작업을 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문을 닫은 상가에서 인부들이 시설물 철거작업을 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 김보경 기자] #부산 서면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서순영(가명. 53)씨는 최근 아르바이트생 한명을 내보내고 본인이 일하는 시간을 늘리기로 결정했다. 서씨는 "용돈을 벌어 생활하는 알바생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지만 인건비 부담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했다. 최저임금이 매년 오르면서 시급 1만원을 넘어가면 아르바이트 비용만 월 200만원이 넘는다는 계산이 나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월평균 서씨가 가져가는 수익이 350만원 정도였는데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막막해 한숨만 나온다.


#서울 마포에서 옷가게를 하다 폐업한 문소영(가명. 43)씨는 임대인과 시설물 철거와 원상회복 문제로 갈등을 빚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법률상담을 받았다. 임대인이 "벽에 못자국들이 남아있기 때문에 보증금 3000만원 중 20만원을 빼고 돌려주겠다"고 해서 "너무 심한 것 아니냐"고 따졌더니 "억울하면 소송이라도 걸라"고 맞받았다. 문씨는 고작 20만원 때문에 소송을 건다면 비용이 더 많이 들 것 같아 고민하다 법률상담을 신청했다.

소상공인들과 중소기업인들의 눈물이 마르지 않고 있다. 사업체를 운영할 때는 직원들의 인건비 부담 때문에, 폐업한 뒤에는 건물주의 갑질 때문에 울고 있다.


지난 24일 내년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최저임금위원회에서 근로자측은 내년도 최저임금으로 올해보다 23.9%(2080원) 인상된 1만800원을 요구했다. 사용자측이 요구한 최저임금은 올해와 같은 8720원. 소상공인들과 중소기업인들은 올해 수준도 부담스러운데 또 오른 것이라는 소식에 좌불안석이다.

최근 소상공인연합회가 발표한 ‘2022년 최저임금 소상공인 영향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현행 최저임금에 부담을 느낀다는 응답이 74.1%나 됐다. 내년 최저임금 변동과 관련없이 ‘폐업을 고려하고 있다’는 응답이 43.8%나 됐으며, 20.5%(107명)는 ‘최저임금이 1~5% 가량 인상되면 폐업을 고려한다’고 응답했다.


소공연 관계자는 "백신접종으로 경기가 회복된다고 하지만, 일부 업종에만 해당되는 사항일뿐 소상공인들에게는 여전히 어려운 경영환경"이라면서 "규모별·업종별 차등적용이 되지 않으면 인건비 부담 등으로 폐업하는 소상공인 자영업자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인건비가 부담스러운 것은 중소기업인들도 마찬가지다. 경남지역에서 중소 제조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이정철(가명. 57)씨는 "코로나19로 외국인 근로자 수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월급을 조금이라도 더 주는 사업장을 외국인 근로자들이 골라서 가는 기현상이 생겼다"고 전했다.


김동현 경기주물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큰 타격을 입는 곳은 외국인 근로자 비율이 높은 뿌리기업들"이라면서 "최저임금이 오르면 외국인 근로자들도 공장 업무를 기피해 인력난이 가중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달부터 50인 미만 기업에도 주52시간제가 적용된 데다 외국인 근로자 인력난도 악화돼 납기를 제대로 맞추지 못하는 곳도 적지 않다"고 털어놨다.


폐업을 해도 건물주(임대인)들의 갑질에 또 상처받는다. 폐업(예정) 소상공인들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을 통해 무료법률자문과 상담을 요청하는 건수는 매월 400여건에 달하는데, 대부분 시설물 철거를 두고 발생한 임대인과의 갈등에 대한 해결책을 묻는다.

AD

김호진 법무법인 율우 변호사는 "못 자국 하나라도 남기지 말라, 제대로 복구가 안됐으니 보증금에서 얼마를 제하고 주겠다, 억울하면 소송하라는 건물주의 갑질에 대한 대처방안을 묻는 폐업 소상공인들이 많다"면서 "원상복구의 의무가 어디까지냐에 따라 다툼이 벌어질 수 있지만, 대부분 임대인의 과도한 요구로 판결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