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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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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물 쓰레기 먹이고, 도망 못 가게 아킬레스건 끊고…' 끔찍한 개농장, 대책 마련은 언제?

'음식물 쓰레기 먹이고, 도망 못 가게 아킬레스건 끊고…' 끔찍한 개농장, 대책 마련은 언제?

최종수정 2021.06.24 10:34 기사입력 2021.06.24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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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쇠꼬챙이 이용해 개 불법 도살
"좁은 사육장 안 겹겹이 쌓인 분변 속에서 개들 울부짖어"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관계 없음. 사진=아시아경제 DB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관계 없음. 사진=아시아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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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현주 기자]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가구가 630만인 시대에 이르렀지만 판매를 위해 불법으로 개를 사육, 학대하는 불법 개 농장 영업은 여전하다. 최근 전기 쇠꼬챙이로 개를 도살시키는 등 개를 학대한 불법 개 사육농장이 대거 적발되면서 동물보호 법망이 허술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또 다른 농장에선 전기 쇠꼬챙이를 이용해 개를 불법 도살하거나 단백질을 보충시킨다며 개의 사체를 다른 개들에게 먹이로 주기도 했다. 불법 도살도 문제지만 동족상잔을 시키는 그 잔혹함이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 사육농장에서의 참혹한 동물학대 실태가 드러나면서 시민들과 동물권 단체는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22일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은 지난해 4월부터 1년간 도내 개 사육시설과 동물관련 영업시설을 상대로 집중 단속을 벌인 결과 불법행위 65건을 적발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적발된 한 농장에선 장염에 걸린 개들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해 죽게 하거나 음식물 쓰레기를 개의 먹이로 재활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농장에서 사육되는 개들은 열악한 환경에서 방치 사육된다. 같은날 동물권단체 '동물권행동 카라'는 "(현장조사 결과) 거의 대부분의 개농장이 사료가 아니라 음식물류 폐기물을 축산폐기물 등과 섞어 먹이로 사용하는 것이 확인됐다"며 "타액과 오물이 뒤섞인 음식물류 폐기물은 재활용이라는 미명 하에 개 농장으로 가고 있다. 폐기물 처리가 신고된 개농장이 일부 있는 반면 업체를 통해 음식물류 폐기물을 불법 공급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개 농장도 35%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사료로 줄 때 음식쓰레기를 끓여 제공하는 곳은 26.7%에 그쳤다고도 밝혔다.

개 농장에는 동물보호법, 건축법, 폐기물관리법 등이 적용된다. 현행 동물보호법은 동물을 잔인한 방법으로 죽음에 이르게 하거나 같은 종류의 다른 동물이 보는 앞에서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에 대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반려동물의 사육·관리의무를 위반해 상해를 입히거나 질병을 유발하는 행위도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해당된다.


특히 적법한 분뇨처리 시설을 갖추지 않을 시 무허가 축사로 규정해 폐쇄 명령 등 행정처분을 내리는 가축분뇨법도 마련돼있다. 적법 농장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도로법, 하천법 등 26개에 달하는 까다로운 법적 요건을 갖춰야 한다.


하지만 '동물권행동 카라'에 따르면 현장조사 결과 가축분뇨법에 따른 배출시설 신고 개 농장은 60%에 불과했고 나머지 40%는 미신고 등 불법이었다. 이외 건축법 등 다른 법규 위반 사례를 고려하면 불법 개 농장의 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불법 개 농장은 신고를 하지 않고 몰래 영업해 단속도 어렵고 농장 수나 사육 실태를 파악하기가 어렵다. '동물권행동 카라'에 따르면 전국에서 개농장이 제일 많은 곳으로 알려진 경기도에만 약 502개소의 개 농장이 영업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동물권행동 카라'는 경기 남양주시의 한 개 농장에서 사육하던 개들을 지난달 27일 구조했다고 밝혔다. 사진='동물권행동 카라' 홈페이지.

'동물권행동 카라'는 경기 남양주시의 한 개 농장에서 사육하던 개들을 지난달 27일 구조했다고 밝혔다. 사진='동물권행동 카라'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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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축분뇨법, 건축법 등 외관상 적법하더라도 동물학대 논란에선 자유롭지 못하다. 지난 2일 '동물권행동 카라'는 지역의 축산농협조합에 가입돼 조합 지도계로부터 내부 기준에 따라 사육실태 점검을 받고 있던 경기 남양주시의 한 개농장조차 열악한 사육환경을 방치하고 있었다고 고발했다. 개의 경우 케이지당 1마리 사육, 운동장 같은 곳에 여러 마리 동물 합사 금지, 해가림막 설치 등이 조합 내 기준이었지만 해당 개농장의 상황은 처참했다.


이 농장에서 개 구조작업을 펼친 '동물권행동 카라'는 "좁은 사육장 안 겹겹이 쌓인 분변 속에서 개들이 울부짖고, 자신의 몸을 물고 몸을 누일 공간조차 없어 철장에 기대 앉은 채 자는 개들도 있었다"며 "개들 대부분은 가득 쌓인 잔반에 입을 대지 않았고 물 그릇조차 없어 목이 마른 개들은 잔반에 떠 있는 물이나 바닥에 고인 물을 할짝대고 있었다"고 당시 현장의 모습을 전했다.


지자체 단속이 미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4월 적발된 인천 서구에선 개농장 인근 주민들의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됐음에도 구청의 적절한 조치가 없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농장 인근 아파트 주민들은 지난 2018년부터 '개농장에서 도망 나온 개들이 아파트와 야산을 다니면서 주민을 위협하고 있다'거나 '개 짖는 소리가 심하게 난다. 개 사체가 방치되고 있다'는 등 민원을 제기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농장에선 개 사체와 함께 몸에 상처를 입은 30여 마리의 개가 발견됐다. 동물보호단체 '동행세상'은 "수의사로부터 최소 4마리 이상의 개가 아킬레스 건 부위가 다쳤다는 진단을 받았다"며 "개가 도망가지 못하게 아킬레스 건을 끊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당시 현장엔 학대도구로 보이는 밧줄과 곡괭이 등 위험한 물건과 음식물 쓰레기, 썩은 물이 방치되고 있었다.


동물권단체는 개 보호를 위한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동물권행동 카라'김현지 정책실장은 "모든 지자체가 가축분뇨법 신고 여부를 비롯해 개 농장을 허술하게 관리하고 있다. 시민, 동물권단체의 민원이 들어오거나 이슈가 터지면 그제야 겨우 행동을 취하는 정도"라고 비판했다.


이어 "특히 동물 먹이에 대해선 안전성 점검이 전무한 것이 사실"이라며 "정부에서 동물보호에 대한 정책 방향 설정을 다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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