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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첩첩산중…셈법 복잡해지는 씨티은행 철수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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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순 행장 "고용승계 없는 자산 매각 검토 없었다"
노조 반발 강해지면 추후 대규모 파업 직면 가능성 ↑
與 의원들 씨티은행 방문…정치권도 목소리 내나

유명순 한국씨티은행장

유명순 한국씨티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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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송승섭 기자]한국씨티은행의 소매금융 철수를 둘러싼 이해관계자들의 셈법이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다. 노사 간 견해차가 뚜렷해 협상의 접점을 찾기 어려운 데다 최근 정치권에서까지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서다. 씨티은행 철수전의 매듭이 더욱 꼬이면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1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유명순 한국씨티은행장은 최근 직원들에게 "출구전략을 추진함에 있어 고객 보호와 직원 여러분의 이익 보호를 최우선에 둘 것을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노조를 비롯한 내부직원들 사이에서 고용안정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자 이달 초에 이어 다시 메시지를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까지 고용 승계가 없는 자산매각 방식은 검토된 바 없다"는 게 유 행장의 입장이다.

유 행장은 미국 씨티그룹의 글로벌 전략 변경에 따라 국내 소매금융을 성공적으로 추진해야 하지만 고용 승계 문제와 이에 따른 노조 반발이 걸림돌이다. 노조는 부분매각과 자산매각도 강력 반대하고 있다. 만약 노조와의 합의를 끌어내지 못하면 내부반발과 대대적인 파업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2500여명에 달하는 직원의 고용 조건을 최대한 맞춰주기가 쉽지 않다는 것. 자칫 씨티은행의 인수 매력이 떨어질 위험도 있다.


유 행장과 이사회가 내놓는 메시지는 상황에 따라 시시각각 달라지고 있다. 지난달 현장 직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유 행장은 "통매각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간단명료한 철수원칙을 밝혔다. 그러나 이사회를 거치며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 일부 매각이 아닌 ‘단계적 폐지’까지 검토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청산 시나리오는 상당수 직원의 고용 불안정을 유발해 노조가 강력히 반대하는 정책이다.


쟁의권 확보한 노조, 목소리 내는 정치권

상황이 복잡한 건 결사 항전을 외치고 있는 노조도 마찬가지다. 노조는 생존권 사수를 위한 규탄대회를 열고 은행장실 앞 철야농성에 돌입하는 등 투쟁 수위를 점차 높이고 있다. 지난 11일에는 99% 찬성률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도 통과시키며 합법적인 쟁의권을 확보했다. 오는 18일까지 진행하는 4주간의 전국 순회 방문을 마무리한 뒤 7월부터 본격 투쟁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대대적인 파업행위는 소비자 피해가 커 노조로서도 조심스러운 수단이다. 씨티은행 전체 정규직원 3300여명 중 노동조합원 비중은 약 80%에 달한다. 파업으로 기존고객이 씨티은행의 이용에서 차질을 겪는 등 부작용이 발생하면 역풍을 맞을 위험도 있다. 노조 관계자는 "내부 투쟁지침과 같은 자세한 일정에 대해서는 공개하기 어렵다"면서도 "(투쟁을) 하더라도 고객에 피해가 없도록 준비하겠다"고 설명했다.


정치권에서도 씨티은행 문제에 가세하기 시작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 6명은 전일 씨티은행을 찾아 노조와 간담회를 진행하고 유 행장을 면담했다. 안호영 의원은 유 행장에 "노조와 충분한 협의를 통해 진행할 것을 요청했고, 그렇게 하겠다는 취지의 긍정적인 답변을 들었다"고 공개했다.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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