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2021년 1분기 국민소득(잠정)'

1분기 성장률 1.7%…"연 4.2% 성장도 기대"(종합 2보)
AD
원본보기 아이콘



작년 1인당 국민총소득(GNI), 3만1881달러

2년 연속 감소했지만 올해는 플러스 전환 예상


가파른 성장 반갑지만 K자형 양극화는 우려

불균형한 회복에 물가급등·금리인상 더해질 듯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우리 경제가 올 1분기 1.7%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발표된 속보치(1.6%)를 웃도는 것으로, 수출이 예상보다 더 크게 늘며 성장률을 끌어올렸다. 이로써 우리 경제 규모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을 뿐 아니라 11년 만에 4% 이상의 연 성장률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한은은 1분기 성장률을 반영했을 때 연간 성장률이 4.2%까지도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생산 등 산업추이를 반영하면서 당초 예상보다 우리 경제의 회복속도가 빠르다는 점을 확인한 것이다.


다만 코로나19 충격과 원·달러 환율 상승의 영향으로 작년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3만1881달러를 기록하며 2년 연속 감소했다. 부문별로 회복속도가 다르고 물가도 뛰어, 빚으로 연명하는 저소득·영세 자영업자 등 취약계층이 받을 충격은 성장률과 비례해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1분기 성장률 1.6%→1.7% 상향수정…"연 4.2% 성장 가능"

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1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4분기 대비 1.7%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분기부터 세 분기 연속 상승세로,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4분기 수준도 훌쩍 뛰어넘었다.


1분기 민간소비는 1.2%, 정부소비도 1.6% 늘었다. 설비투자는 0.4%포인트 하향 조정된 반면 수출 증가율이 1.3%포인트 상향 조정됐다. 경제활동별로는 서비스업이 부진했지만 제조업이 1.1%포인트 상향 조정된 3.8% 성장을 나타냈다.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1분기 명목GDP는 전기 대비 1.9%, 전년 동기 대비 4.6% 올랐다.


지난해 우리 경제 실질 성장률은 -0.9%로, 역시 기존수치(-1.0%) 대비 0.1%포인트 상향 수정됐다. 2019년 성장률도 2.0%에서 2.2%로 상향됐다. 물가수준을 반영한 지난해 명목GDP는 1933조원으로 전년 대비 0.4% 증가했다.


박양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이 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1년 1/4분기 국민소득(잠정) 설명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박양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이 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1년 1/4분기 국민소득(잠정) 설명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원본보기 아이콘


1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높게 나타나면서 연간 4% 성장을 넘어설 가능성도 높아졌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2~4분기 평균 성장률이 0.7~0.8% 수준이면 연 4.1~4.2% 성장이 가능하다"며 "시장에서 한은이 발표한 연 4% 성장이 다소 상향 조정될 수 있다는 기대를 형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출증가폭이 더 확대되고, 백신 접종이 더욱 활성화된다면 성장률이 4%를 웃돌 가능성은 크다.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62만명 가까이 늘어 3개월 연속 증가했다. 2년 연속 하락세를 보였던 1인당 GNI도 올해는 플러스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 박 국장은 "1분기 명목GDP도 실질GDP 성장률 대비 높게 나타나고 있어서 환율이 큰 폭으로 오르지만 않는다면 1인당 GNI도 오를 것"이라고 전했다.


대면서비스 충격 여전한데 물가는 뛰어

1분기 성장률 잠정치가 상향조정됐지만, 회복은 부문별로 차이를 보였다. 한은이 이날 발표한 ‘2021년 1·4분기 국민소득(잠정)’을 부문별로 살펴보면 제조업 위주 회복은 두드러졌다. 제조업이 운송장비, 컴퓨터·전자·광학기기, 화학제품 등의 호조로 3.8% 성장한 반면, 서비스업은 도소매·숙박음식업, 금융·보험업 등을 중심으로 0.7% 증가에 그쳤다. 지난해 2분기(-0.8%) 이후 마이너스 성장은 벗어났지만 여전히 제조업에 비하면 성장률이 0%대로 낮다.


도소매업은 자동차 판매업·백화점 등의 호조로 3.4% 성장했지만 숙박 및 음식점업은 전기 대비 5.4% 감소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에 지친 국민들이 ‘펜트업(보복)’ 소비를 하고 있지만 백화점이나 마트 등 대형 업체에서 주로 소비한 결과다. 음식점업 등은 코로나19 직격탄을 고스란히 맞고 있는 것이다. 이는 영세자영업자가 경기회복을 누리지 못했다는 얘기다. 이외에 금융 및 보험(2.6%), 정보통신(2.2%) 업종은 2%대 성장률을 이어간 반면, 문화 등은 2.3% 역성장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 경제의 낙수효과가 약해진 만큼 수출이 잘 된다고 내수가 따라오지 않는 구조"라며 "체감적으로는 내수 쪽이 계속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세계적으로 경기회복세가 이어지면서 원자재 가격이 뛰어 물가가 오르면 체감경기는 더 나빠질 수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동월 대비 2.6% 상승해 9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 교수는 "내수는 회복되지 않은 채로 물가가 오르면 체감경기가 좋지 않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의 포괄적 물가 수준을 나타내는 GDP 디플레이터도 1분기에 2.6% 상승하며 지난 2017년 3분기(3.7%)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1분기 성장률 1.7%…"연 4.2% 성장도 기대"(종합 2보) 원본보기 아이콘

분배지표 호조에 한은 "경기순환적 요인이 커"

한은은 이날 지난해 노동소득분배율이 67.5%로, 2019년(66.4%) 대비 역대 최고 수준으로 향상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 인위적으로 조정된 결과다. 시장의 기능이 아닌 정부 영향이 컸다는 얘기다.


한은은 이와 관련해 경기가 어려울 때 노동소득분배율이 개선되는 경향이 있다고 평가했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기업들의 영업잉여는 줄어들었는데 인력은 유지하고, 근로자도 임금이 떨어지는 것을 거부하기 때문에 임금은 좀처럼 낮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분배율이 개선된 것은 임금 하락이 덜했고, 정부 재정대응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것이다.


정부는 다만 긍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해 1분기와 작년, 2019년 경제성장률이 상향 조정된 데 대해 ‘트리플 레벨업’이라고 추켜세웠다. 노동소득분배율에 대해서도 "고용 유지를 위한 기업과 정부의 노력으로 피용자보수가 소폭이나마 증가세를 유지한 데서 기인한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3만1881달러(원화 3762만원)으로 미 달러화 기준으로 전년보다 1.0% 줄었다. 2년 연속 하락세다. 다만 환율이 1% 넘게 올랐기 때문에 원화 기준으로는 0.2% 늘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늘어난 빚… 금리인상시 뇌관 될 수도

부문별 격차는 여전하지만 지표상 경기가 급등하고 있기 때문에 한은이 기준금리를 연내, 이르면 3분기에 올릴 가능성도 커졌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백신접종 속도 등을 고려하면 2분기에도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일반적 경기침체가 아닌 바이러스 영향으로 경제가 쪼그라들었던 만큼 과거 경기변동과 다른 형태로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AD

경기회복과 물가를 고려해 금리를 올리면 가장 큰 뇌관은 이미 불어나 있는 빚이다. 한은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765조원으로 통계작성이 시작된 2003년 이후 최대 규모다. 하 교수는 "가계·소상공인 빚은 꾸준히 늘고 있어 리스크 요인"이라며 "만약 금리를 올리는 과정에서 빚 부담이 커진다고 하면 재정정책을 써서 빚을 갚을 여력을 높이도록 해주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