얀센 백신 90만명분 사전예약
18시간 만에 조기 마감
백신 접종 후순위 30대들
절박함에 "일단 맞고 보자"
인센티브 맞물려 열띤 분위기
[아시아경제 이춘희 기자] "우리는 후순위라 언제 맞을지도 모르는데 일단 맞고 봐야겠다고 생각했다."(민방위 대원 최승준(32)씨)
선착순으로 진행된 얀센 코로나19 백신 접종 사전예약이 18시간 만에 조기 마감되면서 마감 하루를 앞둔 60세 이상 고령층의 접종 예약률에도 관심이 쏠린다. 30대들이 ‘언제 맞을지 모른다’는 절박감으로 서둘러 백신 접종에 나선 만큼 고령층에도 백신에 대한 긍정적 분위기가 확산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2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전날 오전 0시 시작된 얀센 백신 접종 90만명분에 대한 사전예약은 18시간 후인 오후 6시4분께 마감됐다.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과 같이 희귀 혈전증 발생 우려가 있는 바이러스벡터 백신인 만큼 예약률이 낮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지만 예약은 빠르게 끝났다.
산술적으로만 따져도 대상자 371만5000명 중 24.2%가 하루도 지나지 않아 예약을 완료한 것이다. 특수 접종군이 아닌 일반 연령대별 예약률이 첫날 60~64세 18.6%, 65~69세 21.4%, 70~74세 11.5% 등에 그친 데 비하면 상당히 높다.
얀센 백신의 높은 인기에는 30대 남성의 절박함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들은 일종의 ‘낀 세대’로 불린다. 현재 정부는 연령대를 낮춰가면서 일반 국민 접종을 진행하는 기조를 갖고 있어 30대는 접종 순서에 있어 후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이들은 희귀 혈전증 논란에 휩싸인 바이러스벡터 백신을 맞을 확률이 높다고 보고 있는 상태다. 백신 접종 이익이 희귀 혈전증 발생 가능성보다 적다고 평가돼 AZ와 얀센 접종에서 제외된 20대 이하와 달리 30대는 접종 이득이 더 크다고 평가됐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높은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 접종을 맞게 될 20대와 달리 30대 입장에서는 ‘얼마나 나이가 차이난다고 평가가 뒤바뀌냐’는 볼멘 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
접종이 늦으면 이에 따른 인센티브를 누리는 시점도 늦어진다. 접종간격이 가장 긴 AZ를 기준으로 사적모임 인원 제외 등 접종 완료 인센티브는 1차 접종으로부터 13주 후에 부여된다. 9월께 접종하면 12월에나 전체 인센티브가 주어지는 셈이다.
정부가 인센티브를 적극적으로 확대하는 만큼 ‘어차피 맞을 백신이면 빨리 맞자’는 공감대가 젊은 층을 중심으로 형성되면서 높은 인기를 보인 것으로 평가되는 이유다.
얀센 백신의 높은 인기에 3일까지 진행되는 60~74세 고령층 대상 AZ 접종 사전예약률의 귀추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정부가 경로당 개방, 요양병원·시설 대면면회 허용 등 고령층을 중심으로 인센티브를 강화하고 있는 만큼 점차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정부의 고령층 접종률 목표치는 대상자의 80%다. 이날 0시 기준 예방접종 예약률은 70∼74세 78.8%, 65∼69세 76.6%, 60∼64세 71.2%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면서 "60세 이상 어르신들의 AZ 백신 접종 예약률이 75%에 근접했다"고 밝혔다. 남은 이틀간 약 40만명의 추가 예약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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