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포영장만으로 타인 건물 수색강행… 위법 일까?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체포영장이 있어도 수색영장 없이 체포 대상자의 건물이 아닌 타인 건물에 들어온 경찰의 행위는 위법하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최근 대법원은 지난 2013년 전국철도노동조합 파업 당시 경찰의 노조 지도부 체포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된 김정훈 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그는 경찰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본부가 있는 서울 중구 경향신문사 건물에 은신 중이었던 철도노조 지도부의 체포영장을 집행하려 하자 유리조각을 던지는 등 공무집행을 방해한 혐의로 이듬해 불구속 기소됐다.


하지만 이 사건의 쟁점은 '경찰이 철도노조 지도부 체포영장만으로 경향신문사 건물을 수색한 행위가 정당한가'의 문제였다.

검찰은 김 전 위원장에게 징역 3년을 구형했지만 1심에서는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경찰이 체포영장 집행을 위해 경향신문사 건물로 진입한 것은 형사소송법에 근거한 적법한 행위라고 판단했다. 특히 부당한 침해에 대한 정당방위였다는 김 전 위원장 측 주장에 대해서도 "법원이 적법하게 발부한 체포영장 집행을 막기 위한 것으로 정당행위라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항소심에서는 무죄로 바뀌었다. 사건 당시 경찰이 압수수색영장 없이 체포영장으로만 수색한 것은 적법한 공무집행으로 볼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이는 김 전 위원장 측이 항소심에서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한데 따른 것으로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이 체포영장을 집행하는 경우 타인의 주거나 건조물이라도 영장 없이 압수수색할 수 있다'는 형사소송법 제216조가 대상이었다.


하지만 헌재는 해당 조항이 수색에 앞서 영장을 발부받기 어려운 긴급한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에도 영장 없이 피의자 수색을 할 수 있어 헌법 제16조의 '영장주의 예외 요건'을 벗어난다고 판단했다.


이에 2심 재판부는 "긴급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해서만 체포영장만으로도 수색할 수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 위헌이라는 취지"라며 "따라서 적법한 공무집행 전제로 한 김 전 위원장에 대한 공소사실은 모두 무죄"라고 밝혔다.

AD

대법원 역시 "건조물을 수색하기에 앞서 수색영장을 발부 받기 어려운 긴급한 사정이 있었다고 볼 수 없음에도 수색영장 없이 경찰이 수색한 행위는 적법한 공무집행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의 판단을 수긍했다"고 판시했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