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 남짓한 고깃집 홀에 손님이 꽉 차 있었지만 직원은 둘밖에 없었다. 대신 두 대의 서빙로봇이 테이블 사이를 분주히 오가며 무거운 쟁반과 술병을 날랐다. 아직 서빙로봇이 낮선 사람들은 음식을 가져온 로봇이 흥미롭다는 듯 사진을 찍었다. 키(높이) 123㎝, 몸무게(무게) 35㎏짜리 4단 서빙로봇은 가게 문 열기 전 반나절 정도 충전하면 가게 문이 닫힐 때까지 일할 수 있다. 주 52시간 근무제를 지킬 필요도 없고, 4대 보험에 가입할 필요도 없다.
이 로봇은 일정 너비의 통로를 확보하고 바닥에 단차만 없으면 운행이 가능하다. 로봇 렌탈 회사에서는 올해 최저시급(시간당 8720원) 기준 인건비의 4분의 1 정도 비용이면 서빙로봇 운용이 가능하다고 홍보하고 있다.
패스트푸드 점포에서의 키오스크 이용은 일상화된 풍경이다. 불과 2~3년 전과 비교하더라도 상상하지 못했을 정도다. 자주 이용하지 않는 손님들에겐 어색하고 불편한 점이 많지만 그렇다고 키오스크 매장이 늘어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최근엔 대기업까지 키오스크 사업에 뛰어들었다.
자율주행 서비스 로봇 로봇캐디는 골프백을 싣고 골퍼를 따라 이동하면서 코스 정보나 앞 팀과의 거리를 알려준다. 캐디의 서비스 특수성을 감안할 때 당장 수만명의 캐디 일자리를 대체할 수는 없겠지만 머지않아 적지 않은 골프장들이 로봇캐디를 도입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입는 로봇(웨어러블 로봇)은 또 어떤가. 특정 부위에 장착하면 고된 육체노동을 거들 수 있다. 장애인들이 활동하고 재활하는 것을 도울 수도 있다.
생체반응형 반려로봇 중 효돌이라는 제품은 이미 3000여대가 보급됐다. 이 반려로봇은 노인들의 기상과 취침, 복약, 알람 기능은 물론 간단한 대화 상대나 운동과 같은 다양한 콘텐츠로 노인들의 친구 혹은 자녀, 보호자 역할을 할 수 있다. 노인들의 말동무가 되거나 성경 암송과 같은 학습을 돕는 것뿐 아니라 노인들의 반응이나 심박수, 혈압 등 건강 상태를 체크해 의료기관 등에 전달하는 것도 가능해 향후 활용도의 확장성은 무궁무진하다. 현재 기술 단계나 법규로는 외형의 완성도나 콘텐츠 제한은 있지만 연내 1만6000대 정도가 보급 목표일 정도로 급신장하고 있다.
휴대폰 결제기업 다날의 로봇바리스타는 아메리카노 등 14종의 음료를 한 시간에 90잔까지 제조한다. 키오스크에서 결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직원 없이도 운영할 수 있다. 최근에 한 대기업에서는 사내용으로 로봇바리스타 100여대를 계약했다.
로봇의 등장은 인간 생활을 더욱 편리하게 한다. 특히 소비자 접점의 로봇이 일상에 주는 영향력의 감도는 더욱 크다. 가까운 곳에서 느껴지는 세상의 변화는 완만하지만 직전 과거만 뒤돌아봐도 그 변화는 눈이 부실 정도다. 우리는 현재가 지나고서야 제대로 그 변화를 실감한다.
세상은 엄청난 변화의 소용돌이에 있다. 굳이 코로나19라는 변수를 끄집어 내지 않더라도 말이다. 생활 속의 로봇은 분명 우리에게 휴식과 여유를 가져다 줄 것이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우리는 로봇과 경쟁해야 하는 시대를 맞이할 수 있다. 일자리를 두고, 혹은 역할을 두고 말이다. 기술의 발전으로 생활 속에 파고드는 로봇은 인간에겐 위기이자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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