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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의 한, 춤사위로 풀어내고 하늘로…(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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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애주 경기아트센터 이사장 10일 별세…향년 74세
하늘로 비상하는 듯한 몸짓에 민주화 염원 불어넣어
"이 한판 춤에 나의 모든 것, 내 삶과 실천과 이상을 건다"

이애주, 승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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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으로 민주화를 염원했던 이애주 경기아트센터 이사장이 10일 오후 별세했다. 향년 74세. 유족에 따르면 고인은 지난해 10월 암 진단을 받았다. 분당 서울대병원에서 투병하다 이날 눈을 감았다.


고인은 1980년대 민중의 한을 춤사위로 풀어낸 국가무형문화재 승무 보유자다. 대표적인 독무는 '바람맞이.' 1977년 연우무대 개관공연에서 김덕수·이광수의 사물놀이 연주에 맞춰 처음 보였다. 하늘로 비상하는 듯한 몸짓은 민주화의 염원이 깃들며 유명해졌다. 1987년 6월 항쟁 당시 길거리와 광장에서 그 어떤 구호보다 뜨겁게 대중의 마음을 움직였다.

고인은 무명옷을 입고 온몸으로 괴로움을 표현해 물고문으로 숨진 박종철 열사의 넋을 달랬다. 최루탄을 맞고 쓰러진 이한열 열사의 영결식에서 운구행렬을 이끌며 한풀이 춤도 보였다. 당시 그는 "나의 몸짓은 그대로 민중의 것이기에, 그것은 민족의 행방과 통일의 물살에 뛰어드는 모습 바로 그것이며, 때문에 이 한판 춤에 나의 모든 것, 내 삶과 실천과 이상을 거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분단 독재와의 싸움과 물고문, 불고문, 최루탄의 도전을 뚫고 일어서는 내력을 예술적으로 재조직한 오늘의 한판 춤 '바람맞이'는 그야말로 춤의 예술성의 최고 경지를 얻어내고자 몸부림쳐 본 결과다. '바람맞이'의 한 사위, 한 사위는 모두 그 불씨부터가 우리 춤의 형식과 내용에 철저히 바탕한 것이지만 일그러지고 파괴된 민중성을 다시 살리고 이를 다시 오늘에 발전시키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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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태어난 고인은 다섯 살 때부터 춤을 췄다. 전통무용가 한영숙(1920~1989)으로부터 승무의 적통을 이어받아 1996년 승무 보유자가 됐다. 1999년부터는 맨발로 한반도의 상징적 장소를 찾아다니며 터벌림춤도 보였다. 터를 깨끗이 닦거나 넓히려고 사방을 돌아다니는 경기도 남부지방의 무속 춤이다.

고인은 후학 양성에도 많은 공을 들였다. 1996년부터 16년간 서울대 사범대 교수로 활동했고, 2013년부터는 명예교수로 재직했다. 한국전통춤회 예술감독, 한영숙춤보존회 회장 등을 역임하다 2019년 경기아트센터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임기는 오는 9월 15일까지였다.


유족으로는 동생 이애경(한국무용가)씨와 제부 임진택(판소리 명창)씨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 혜화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 발인은 13일 오전이다. 공동 장례위원장은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와 최열 환경재단 이사장, 채희완 부산대 명예교수 등이 맡는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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