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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100일 바이든 "미국이 다시 움직인다"…4500조원 투자계획(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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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취임 100일 첫 의회연설
"동맹·외교 억지력 통해 핵위협 대응…中 추격에 핵심기술 지배" 강조
"불공정 무역 단호 대처…다른 나라 위한 백신 무기고 될 것"
1.8조달러 규모 가족계획 추진…취임 100일만에 4500조원 투자 계획
부자 증세로 재원 조달…사상 첫 女부통령·하원의장 한자리 '또다른 역사'

조 바이든 대통령(가운데)이 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의사당에서 연설을 하는 모습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 대통령(가운데)이 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의사당에서 연설을 하는 모습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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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김수환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취임 100일을 하루 앞두고 상·하원 합동 연설에서 중국에 강력한 경고를 보내며 미국의 기술 패권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중국을 포함한 세계 경제에서 모든 국가가 동일한 규칙을 따르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시진핑 주석과 통화하며 경쟁하겠지만 갈등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면서 미국의 이익을 옹호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또, 북핵 문제에 대해서도 동맹국과 긴밀히 협력해 위협에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은 다시 움직이고 있다", "미국은 절대 주저앉지 않는다"며 물적, 인적 인프라 구축을 위해 4조 달러(약 4500조원)가 넘는 2개의 초대형 지출 계획을 제시하며 의회 처리를 촉구했다.

"中, 빠른 속도로 추격중"…"북핵 문제 해결 위해 동맹국과 협력"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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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그는 "중국을 포함한 모든 나라는 규칙에 의거해 무역과 경제 활동을 해야 할 것"이라며 "국영 기업에 대한 보조금, 미국의 기술 및 지적 재산의 절취 등 미국 노동자와 산업을 약화시키는 불공정 무역 관행에 맞설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또 시 주석에게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강력한 군사력을 유지할 것이지만 분쟁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방지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과 다른 국가들이 빠른 속도로 추격해오고 있다"며 "우리는 배터리, 반도체, 생명공학, 신재생 에너지 등 미래 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풍력발전 부품을 베이징 대신 피츠버그에서 만들 수 없는 이유가 없다. 미국 노동자들이 전기 자동차와 배터리 생산을 주도 못할 이유도 없다"고 주장했다.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선언하며 기술력 개발에 총력전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기술 패권을 중국에 잃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와 함께 "국방부는 고등연구계획국(DARPA)을 통해 우리 국가 안보 제고를 위한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과학과 기술 등 모든 분야에서 전세계가 너무 빠르게 변하고 있다. 문제는 민주주의가 독재정치와 경쟁할 수 있는 기간 내에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는지 여부다"라고 말했다.


중국 신장 지역의 위구르 족 수용소 모습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신장 지역의 위구르 족 수용소 모습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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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후 강조해 온 중국의 인권 문제도 거론했다. 신장 지역의 위구르족 강제 노역 문제와 홍콩 민주화 시위 탄압 등의 문제 등 중국의 인권 유린에 대해 국제사회에서 비판적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이를 외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인권과 기본적 자유에 대한 약속에서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시 주석에게 말했다"고 언급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같은 강경한 대중 발언은 사전에도 예고됐다. CNN방송은 바이든 대통령이 의회 연설에 앞서 일부 기자들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민주주의가 중국을 따라잡지 못하는 데 베팅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북한과 이란의 핵 프로그램과 관련해서는, 동맹국들과 긴밀히 협력해 위협에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안보와 세계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되는 이란과 북한의 핵 프로그램에 대해 우리는 동맹국들과 긴밀히 협력해 외교와 엄중한 억지(stern deterrence)를 통해 양국이 제기하는 위협에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북한과 이란을 자극하기보다는 힘의 우위에서 외교적 해법을 지향하겠다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이 전세계 코로나19 백신 무기고 될 것"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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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은 코로나19 대응에 대해서도 미국이 앞장서겠다고 선언했다. 특히, 코로나19 백신을 어려움을 겪는 국가에 공급하겠다고 밝히면서 백신 외교를 통해 국제 사회 질서 유지라는 미국의 역할을 강조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2차 세계 대전에서 민주주의의 무기고였던 것처럼 이번에는 다른 나라를 위한 백신 무기고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의 필요에 맞게 우리의 백신 공급이 증가함에 따라 우리는 그것들을 충족시키고 있다"라며 미국의 백신 상황이 타국 지원에 충분한 상태라는 점도 상기했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의 연설 전 인도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2000만 회분을 공급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6000만 회분의 백신을 해외에 지원하겠다고 발표한 후 첫 특정 국가를 상대로 한 지원이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의 취임 이후 지금까지의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취임 당시 한 세기 만의 최악의 대유행,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제 위기, 남북전쟁 이후 우리 민주주의에 대한 최악의 공격 등 위기에 처한 국가를 물려받았다"라면서 취임 100일 만에 극적인 변화가 이뤄지고 있음을 역설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1월 의회 난입을 초래한 혼란을 겨냥한 듯 "우리는 민주주의가 여전히 작동한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라며 "100일 동안 우리는 민주주의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행동했다"라고 언급했다.


취임 100일만에 4조달러 투자 계획…'부자 증세' 논란
취임100일 바이든 "미국이 다시 움직인다"…4500조원 투자계획(종합2보) 원본보기 아이콘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1조8000억달러 규모의 ‘미국 가족 계획’도 직접 소개했다. ‘미국 가족 계획’은 3~4세 아동에 대해 무상 유치원 교육, 2년제 커뮤니티 칼리지 무상 교육, 보육료 지원, 유급 육아휴직 확대, 건강보험료 인하, 아동 세액공제 확대 등이 골자다. 앞서 지난 3월 바이든 대통령이 제안한 2조3000억달러 규모의 인프라 개발 계획을 더하면 주요 정책 실현을 위해 4조달러가 넘는 예산을 투입하게 되는 것이다.


문제는 재원 조달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앞서 ‘미국 일자리 계획’을 위해 법인세율을 28%로 인상하자고 제안한 데 이어 이번에는 소득세와 자본이득세 확대 등 ‘부자 증세’를 요청했다. 현 37%인 연방소득세 최고 세율을 37%에서 39.6%로 인상하고 자본이득세 최고세율도 현행 20%에서 39.6%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한 외신은 바이든 대통령이 월가와 그 고객인 부유층에 대한 증세를 통해 인프라 투자 계획의 재원을 마련해 노동 계층의 대중적 지지를 얻으려 하고 있다고 평했다.


달라진 연설장‥여성이 상석·지정생존자 無
바이든 대통령 의회 연설에 초대한 손님들과 화상으로 만나는 질 바이든 여사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 의회 연설에 초대한 손님들과 화상으로 만나는 질 바이든 여사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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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의회 연설은 이전 대통령의 연설과 큰 차이가 있었다. 역대 대통령은 취임 후 수 주가 지나 의회에서 연설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취임 100일에 맞춰 이뤄졌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의원은 물론 방청객의 입장도 제한됐다. 통상 1600여명이 참석했지만, 올해는 200명으로 제한됐다.


이 때문에 정부 각료를 비롯해 백악관 비서진 대부분 참석하지 못했다. 통상적으로 정부 각료 모두가 참석하는 대통령 의회 연설에서 긴급 상황을 대비해 한 명의 각료를 지정해 다른 장소로 이동해 연설을 원격으로 시청하는 이른바 지정생존자도 이번 연설에선 사라졌다.


또, 의회 연설에서 대통령이 자신의 정책 기조를 강조할 수 있는 상징적인 인물을 특별 게스트로 초청해 연설장에 앉히기도 하지만 코로나19 상황 때문에 이들 손님을 초대할 수 없었다. 대신 백악관은 따로 5명의 인물을 초대해 화상으로 연설을 시청할 수 있도록 했다.


이날 초대된 손님들은 모두 5명이다. 초대 손님에는 멕시코 출신 이민자이자 '불법체류 청소년 추방유예'(DACA·다카) 프로그램 수혜자이며 현재 간호사로 근무 중인 하비에르 퀴로스 카스트로와 성소수자 권리 관련 상원에서 공개 증언한 첫 트랜스젠더 청소년 스텔라 키팅 등이 포함됐다. 또, 가정 폭력 사건으로 이모가 숨진 위스콘신 출신의 총기폭력 예방 옹호자 타티아나 워싱턴도 초청됐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질 여사가 초대한 손님들은 이민부터 총기 규제에 이르기까지 바이든 행정부의 주요 문제를 대표한다"고 전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왼쪽)과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왼쪽 두번째)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왼쪽)과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왼쪽 두번째)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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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이번 의회 연설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부분은 바로 바이든 대통령 뒤에 앉은 부통령과 하원의장의 모습이었다. 당연직 상원의장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대통령 뒤에 앉아 연설을 바라보면서 사상 처음으로 대통령 의회 연설에서 대통령 뒤쪽에 모두 여성이 앉는 모습이 연출된 것이다.


론 클레인 백악관 비서실장은 "지난 2007년 최초의 여성 하원의장 낸시 펠로시가 대통령 의회 연설에 배석한 이후 14년 만에 이 두 자리 모두 여성으로 채워질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CNN방송은 "이번 연설은 그야말로 역사적이다"며 "여성이 모두 권력 승계 1, 2순위에 있다는 상징적인 모습이 연출된 것"이라고 전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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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의회 연설의 또 다른 모습은 바로 지난 1월 전례 없는 의회 난입 이후 삼엄해진 경비 속에서 연설이 진행됐다는 점이다. 의사당 건물 주변에는 철제 울타리가 설치된 상황이며 연설 시작 두 시간 전부터 의사당 주변 도로는 모두 폐쇄됐다.


또, 의회 난입 사건 이후 주 방위군이 의사당 건물에 배치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의회 연설 당시 100여 명의 주 방위군이 배치됐지만 이번 연설에서는 지난해보다 26배 더 많은 인력인 2600여 명의 주 방위군이 투입됐다.


28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의회 연설을 앞두고 삼엄한 경비 분위기 속에 의사당으로 이동하고 있는 모습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28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의회 연설을 앞두고 삼엄한 경비 분위기 속에 의사당으로 이동하고 있는 모습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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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백종민 특파원 cinqange@asiae.co.kr
김수환 기자 ksh205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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