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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끌해서 도지코인 가즈아" 2030, 벼랑 끝 심정 투자…도박 비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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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영끌' 위험부담 감수하고 도지코인 몰려
'개천서 용날 수 없는 사회' 분위기도
"그냥 한탕주의 아니냐" 투자 아닌 사행성 도박 지적
수백억 벌었다는 소식에 '벼락거지' 허탈감도
전문가들 "도지코인은 거품…반드시 터진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이 개발한 스페이스-X에 '도지코인'을 태워 함께 상승하고 있다. 일종의 패러디 사진으로 머스크가 도지코인을 띄우고 있다는 의미로 보인다. 사진=온라인커뮤니티

일론 머스크 테슬라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이 개발한 스페이스-X에 '도지코인'을 태워 함께 상승하고 있다. 일종의 패러디 사진으로 머스크가 도지코인을 띄우고 있다는 의미로 보인다. 사진=온라인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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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김초영 기자] "그냥 몰빵이 아닙니다. 이거라도 해야 희망이 있죠."


암호 화폐 열풍이 아닌 광풍이 불고 있다. 과거 비트코인을 통해 새로운 화폐의 탄생 등 분석과 함께 '개미'(개인투자자)들의 투자가 이어졌다면 도지코인 투자는 일종의 사행성 도박에 가까운 투자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애초에 투자는 개인의 선택이며 그 목표 역시 돈을 불리는 것이므로 문제가 없다는 반박도 있다. 여기에 더는 '개천에서 용이 될 수 없는 한국 사회'의 현실도 맞물리면서 2030이 '이유 있는 묻지마 투자'를 하고 있다는 견해도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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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30 "우리가 왜 투자하냐고? 이유 있는 묻지마 투자"


최근 코인 투자에 관심을 보인다고 밝힌 20대 회사원 김 모씨는 도지코인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이면서도 청년층이 몰릴 수 있는 이유는 있다고 지적했다.

김 씨는 "2030이 도지코인의 위험성을 몰라서 투자하고 있다고 보지 않는다"면서 "그들도 코인 중 도지코인이 얼마나 등락폭이 심한지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문제는 그들이 왜 그런 위험을 감수하면서 도지코인을 하느냐다, 이걸 좀 봐줬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실제 도지코인 투자를 앞두고 있다고 밝힌 한 30대 회사원 최 모씨는 "우선 코인을 통해 돈을 벌었다는 성취감을 좀 느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를 통해 수천만원을 벌겠다는 생각은 아직 없다"면서 "개미들이 투자를 통해 돈을 벌 기회가 싶나, 코인 투자를 통해 이런 부분을 해소하는 등 투자 배경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청년들의 한숨을 종합하면 평생 무주택자로 주저앉거나 아이를 낳는 것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려있는 셈이다. 취업문을 뚫고 사회에 진출해도 '내집 마련'이라는 더 큰 벽을 마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지난해 10월 한국부동산원과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39세 미만 2인 가구가 소득을 그대로 저축해도 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 기간(평균 소득 대비 주택가격비율·PIR)은 15년으로 조사됐다. 월급 절반을 저축해도 30년이 걸린다고 볼 수 있다. PIR은 2017년 6월 조사에선 11년이었지만 이 조사에서는 4년이나 늘었다.


이와 관련해 청년들의 코인 투자는 지속해서 늘고 있다. 20일 권은희 국민의당 의원실이 국내 4대 가상화폐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에서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가상화폐 거래를 한 번 이상이라도 한 20~30대는 233만5977명(중복 포함)으로 나타났다.


이 중 1분기에 계좌를 개설하고 투자를 시작한 20대(81만6039명)와 30대(76만8775명)는 158만4814명으로 조사됐다. 20, 30대 가상화폐 투자자 10명 중 7명이 올해 처음으로 투자를 시작한 청년이라는 의미다. 영혼까지 끌어모아 '영끌 대출', '영끌 투자' , '영끌 코인 투자'라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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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자 아닌 그냥 한탕주의" , "벼락거지 허탈감도"


이 같은 2030 청년들의 투자 광풍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일확천금이나 노리는 일종의 도박이라는 지적이다. 40대 회사원 박 모씨는 "청년들이 코인에 투자하는 이유는 딱 하나다, 그냥 운이 좋아서 몇억을 버는 것, 그 이상 이하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각종 분석을 통해 투자해야 투자로 볼 수 있지, 도지코인 같은 코인에 몰려가는 것을 투자라 볼 수 있나"고 목소리를 높였다.


코인 투자 광풍 속 한숨이 늘어가는 직장인들도 늘고 있다. 투자를 통해 수백억을 번 직장인들 소식에 허탈감을 느껴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는 토로다.


직장인 익명사이트에는 삼성전자에 다니던 손모씨가 5000만의 종잣돈으로 가상화폐를 사서 400억 원 넘게 벌었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해당 직원이 퇴사한 것은 맞지만 퇴사한 이유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또 금융권 홍보팀에서 일하던 한 모씨 역시 지난달 회사를 그만뒀다. 대출 1억 원을 포함해 투자금 2억3000만 원으로 가상화폐 등에 투자했는데 1년여 만에 30억 원대 수익이 났다는 게 한씨의 설명이다.


이렇다 보니 심리적 박탈감을 느끼는 사람이 늘고 있다. 가상화폐 상승세에 올라타지 못해 이른바 '벼락거지'가 됐다는 한숨이다. 30대 회사원 김 모씨는 "위험부담이 좀 있어도, 그냥 옆에서 보고 따라하며 투자만 했어도 뭐가 좀 달라지지 않았을까, 그런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 2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올린 이미지. 도지코인을 상징하는 시바견이 달 착륙을 한 모습을 그렸다. 사진=일론 머스크 트위터 캡처

지난 2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올린 이미지. 도지코인을 상징하는 시바견이 달 착륙을 한 모습을 그렸다. 사진=일론 머스크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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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가 "개인투자자들의 자금 빠르게 사라질 것"


그러나 가상화폐 시장은 값이 급등하거나 출렁이면서 연일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상화폐 투자 시장이 지나치게 과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묻지마 투자'에 대해 경고하고 나섰다.


영국 투자업체 프리트레이드의 데이비드 킴벌리 연구원은 미국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도지코인에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 투자하는 게 아니다. 가격이 오르면 팔 생각으로 투자하고 있다"며 "전형적인 '더 큰 바보 이론' 행동이 이어진다면 결국 거품이 터질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카르다노의 창시자인 찰스 호스킨슨 또한 "도지코인 가격 거품은 반드시 터질 것이고, 이로 인해 개인투자자들은 막대한 손실을 입을 것"이라며 "도지코인의 가격은 지속가능하지 않아 곧 붕괴할 것이고, 막대한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 빠르게 사라질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또한 암호화폐 리스크관리 플랫폼 업체인 TRM랩의 아칸드 시트라는 자신의 링크드인에 올린 글에서 도지코인 시장이 약 100명에 의해 좌우되는 시장이라고 강하게 지적했다. 시트라는 "연말에는 도지코인 거품이 쉽사리 터질 것"이라면서 전자지갑 98개가 도지코인 시장에서 유통되는 전체 코인의 65%를 갖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김초영 기자 choyo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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