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딸깍발이]짐 로저스의 포스트 코로나 위기 경고
세계 경제 봉쇄정책 타격 더 커질듯
찍어내는 지폐…과도한 유동성
과잉 차입·인플레 등 결과 가져올 것
유동성 장세 과열 폭락으로 이어져
버블장세 모두가 전멸…지금일수도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세계는 여전히 혼돈에 빠져 있다. 백신 개발·보급으로 희망의 빛이 비치는 듯하지만 일상 회복으로 가는 길은 여전히 더디기만 하다. 어쩌면 세계는 이미 과거 일상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됐을지도 모른다. 세계가 어디로 향하는지 알 수 없을 때 현인들의 지혜를 청하곤 한다. 세계 3대 투자자로 알려진 짐 로저스는 ‘대전환의 시대’에서 인생 최악의 불황에 대한 생각을 들려주고 있다.
로저스는 코로나19와 관련해 어떤 대응을 내놨는지에 따라 회복 시간이 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각국이 방역을 위해 꺼내든 극단적 ‘봉쇄정책’의 폐해가 심대할 것으로 내다봤다. "확실한 것은 두 번 다시 예전의 번영기로 돌아갈 일은 없을 것"이라며 "도시를 완전히 봉쇄한 나라의 타격은 앞으로 헤아릴 수 없이 클 것"이라고 내다본 것이다.
로저스는 각국의 정책적 대응에 강한 불신을 드러내기도 했다. 대응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일’이었다고 지적한 것이다. ‘폐쇄’ 같은 조치가 더 나쁜 결과를 초래했다는 이유에서다. 물론 그의 판단은 과연 옳은지 토론이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각국의 극단적 조치에도 300만명에 가까운 사람이 목숨을 잃었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일’을 택했다면 더 많은 인류가 숨졌을 것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일’이 나았다고 본다면 그것은 각국이 취한 조치의 대가가 수백만 명의 목숨 이상으로 크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
가령 로저스는 코로나19 이후에도 세계 경제가 어려움과 직면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코로나19 백신 보급에도 ‘더블딥’이 도래할 것으로 봤다. 그는 "10년 전에는 제대로 된 금융기관에서 차입이 불가능했던 회사가 지금은 은행에서 자유롭게 융자를 받을 수 있게 됐다"며 "결코 빌려서는 안 되는 상황에 있는 기업도 쉽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대응으로 각국에서 취해온 유동성 공급이 이제 그 대가를 요구할 때가 임박했다는 것이다.
로저스는 과도한 유동성 공급에 따른 과잉 차입, 과잉 설비투자와 함께 가격 상승의 인플레이션이 맞물릴 것으로 전망했다. 지폐를 영원히 찍어낼 수 있는 세계는 없다고 봤기 때문이다.
그는 지금이 버블 시기일 수 있다고 봤다. 각국 중앙은행에서 지폐를 대량으로 찍어내고 시장에 자금이 유입되면서 유동성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백신 보급 등으로 장세가 과열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문제는 과열이 결국 시장 폭락으로 이어지리라는 것이다. 로저스는 "과열 장세에 회의적인 사람도, 붐을 믿는 사람도 모두 큰 손해를 본다"며 다음처럼 설명했다.
"버블 장세라는 것은 ‘OO붐’을 만들어낸다. 예컨대 ‘일본 주식 붐’이나 ‘하이테크 주식 붐’이다. 그때 맨 먼저 당하는 사람은 붐을 믿지 않는 사람들이다. 그들이 먼저 공매도를 해서 괴멸적인 타격을 입는다. 그다음으로 붐을 믿는 사람들이 전멸한다. 그들은 붐에 편승하여 과열 장세의 막바지에 모든 것을 잃는다. 다시 말해 최종적으로 모두가 전멸한다는 것이다."
로저스는 단편적으로 한국의 미래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그는 휴전선이 열리면 한국에 기회가 올 것으로 봤다. 북한의 값싼 노동력과 한국의 경영능력·자본이 뒷받침될 경우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가 북한의 개혁·개방을 전제로 한국의 기회에 대해 논했다는 점이다. 따라서 그가 투자처로서 한국을 얼마나 높이 평가하는지 해석의 여지는 남아 있는 셈이다. ‘대전환의 시대’에서 로저스는 매력적인 나라로 한국 외에 이란·러시아도 함께 거론했다.
미리 짚어두고 싶은 것은 ‘대전환의 시대’가 일본 독자를 위해 쓰여진 책이라는 점이다. 일본인들을 향한 훈수가 빈번하게 등장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일본 관련 투자 조언이나 일본 관광업에 대한 전망, 일본 음식, 일본의 이민정책, 일본의 재정정책 등 일본 관련 이슈가 다수를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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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이 책은 체계적인 미래의 방향에 대한 제시라기보다 각종 이슈에 대한 로저스의 단상을 담고 있다. 책 도입부에서 인플레이션과 더블딥의 파국적 결과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장기적으로 관광업의 미래는 밝다는 결이 다른 분석을 내놓는다. 코로나19로 바뀌는 세계에 대한 통시적 접근보다 투자자다운 감각이 드러난다. 이 책에서 깊이 있는 전망을 찾기는 힘들다. 대전환의 시대에 세계의 모습을 그려보는 것은 독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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