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운명의 날 맞았지만 뚜렷한 대책 제시 못해
생사기로에 서 있는 쌍용차가 운명의 날을 맞았다. 감사의견 거절로 상장폐지 위기에 몰린 상황에서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했지만 사측은 특별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이날은 법원이 요구한 투자의향서(LOI) 제출 시한까지 겹쳐 법정관리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쌍용차는 31일 오전 9시부터 경기 평택시에 있는 본사에서 정기주주총회를 열었다. 이날 아침 쌍용차 본사의 분위기 조용하지만 삼엄했다. 통상의 주주총회와는 달리 쌍용차 관계자들은 주주가 아니면 주주총회장 건물에도 접근하지 못하도록 통제했다. 쌍용차 관계자는 "주주총회장이 본사 내부에 있고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인해 주주가 아니면 주주총회장이 있는 건물에 갈 수 없다"고 통제했다.
이날 의결된 안건은 재무제표 및 연결재무제표,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이었다. 상장폐지나 추가 투자 등과 관련된 특별한 내용은 없었다. 그러나 주총에는 소액주주를 포함해 주주 50여명이 참석해 상장폐지에 대한 우려감을 나타냈다. 주총에 참석한 한 개인 주주는 "믿고 투자했는데 회사 사정이 너무 안 좋아 직접 상황을 알아보려고 왔다"고 말했다. HAAH의 투자여부와 상장폐지 가능성 등에 대한 주주들의 질의가 이어졌지만 회사 측은 명확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쌍용차는 2020년 회계연도 감사보고서에 대해 삼정회계법인에서 감사의견 거절을 받아 상장 폐지 위기에 놓였다. 쌍용차의 지난해 연결 재무제표 기준 자본 잠식률은 111.8%로, 완전 자본 잠식 상태다.
게다가 쌍용차는 HAAH오토모티브의 투자 결정 지연으로 P플랜(사전회생계획) 돌입에 난항을 겪고 있다. 앞서 서울회생법원은 쌍용차에 HAAH의 투자의향서를 보정명령 시한인 이날까지 제출해달라고 요구한 바 있다. HAAH도 이날까지 투자의향서를 발송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법원은 보정명령 시한이 지나도 재판부가 채권자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어서 당장 법정관리에 돌입하지 않을 전망이다. 따라서 HAAH는 미국 현지시간으로 31일로 계산해 다음달 1일 쌍용차에 투자의향서를 회신할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는 투자의향서를 받은 후 이를 검토해 법원에 제출하고 회생개시 결정을 연기해달라고 요청할 예정이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또 품절되기 전에 빨리 사자" 출시 2주만에 100만...
투자의향서에 담기는 내용도 법원의 연기 결정에 중요한 판단 근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HAAH오토모티브가 투자 계약을 맺을 시점이나 구체적인 투자 계획 등의 알맹이를 뺀 채 투자 의향만 밝힐 경우 법원이 이를 바탕으로 회생 개시 결정을 미루고 P플랜 돌입을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어서다. 업계에서는 법원이 다음달 중으로 날짜를 정해서 그날까지 해결되지 않으면 법정관리에 들어가겠다고 통보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또한 쌍용차의 상장 폐지 이의 신청 시한이 다음 달 13일인 만큼 HAAH오토모티브와의 투자 계약이 이의 신청 기한 이전에 이뤄져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