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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이지은 기자] 외교부 장관이 3년만에 중국을 방문해 한·중 외교장관회담을 개최한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 잇단 도발로 남북 및 북·미관계가 경색되고 있는 상황과 맞물려 그 여파에 관심이 쏠린다. 한국 입장에선 중국과의 교섭을 통해 외교적 난관을 뚫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추진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31일 외교부에 따르면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초청으로 내달 2~3일 중국 푸젠성 샤먼을 실무 방문한다. 한·중 외교장관회담은 3일 열린다. 외교부는 "한미 외교장관회담을 시작으로 한·러 외교장관회담에 이어 한반도 주변 주요 국가들과 전략적 소통을 지속해 나간다는 의미"라며 "한·중 양자관계 발전 방안을 모색하는 동시에, 한반도와 지역 및 국제문제 등에 대한 심도 있는 의견 교환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 외교 장관이 중국을 방문하는 것은 2017년11월 이후 3년 여만의 일이다. 이달 개최된 한미 외교·국방장관(2+2) 회의, 이번주 중 진행될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 등 미국에 무게가 실린 외교 균형추를 맞추려는 차원으로도 해석된다. 회담에서 한·중 외교장관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방한 논의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정 장관은 지난달 취임 후 처음으로 왕 외교부장과 가진 전화통화에서 시 주석의 방한 의지를 확인하고,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되는 대로 방한을 추진키로 한 바 있다. 올해와 내년 ‘한·중 문화교류의 해’를 맞아 양국 교류 확대를 위한 논의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무엇보다 관심은 중국이 이번 회담을 계기로 대북 관계 중재자로 적극 나설 의지를 표명할 것인지다. 지난 18일 2+2 회의 직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중국을 비판하면서도 "중국이 북한의 비핵화 설득에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고, 이어진 미·중 고위급 회담에서도 중국과 협력할 분야로 북한 문제를 꼽은 바 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블링컨 장관의 발언에 대해 "중국이 한반도 문제 해결에 건설적 역할을 하겠다"고 호응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분위기를 전제로 중국의 역할론에 기대감을 표시하고 있다. 황재호 한국외대 교수는 "미·중 알래스카 회담에서도 협력 사항 중 하나로 북핵 문제가 거론됐다"며 "이번 한·중 외교장관회담을 통해 한국이 중국에 중재를 부탁하고, 중국은 미·중관계를 고려해 어느 정도 협력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중국이 전면적 중재 의지를 드러내기보다는 ‘도발 자제 요청’ 수준의 소극적 중재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북한 문제와 관련해 중국은 ‘쌍중단(북핵실험·한미연합훈련 동시중단)’ 원칙을 유지하고 있는데, 이는 북한 측 협상안에 가깝기 때문에 중재역할을 요구하기 어렵다"며 "다만 중국 역시 ‘대화와 협상’그리고 ‘한반도 안정’ 원칙을 견지하고 있는 만큼, 북한 도발을 관리하는 측면에서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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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미·중 갈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한국과 중국이 접점을 늘이는 것이라, 미국이 그 논의 결과에 주목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번 회담이 한미 외교장관회담이 열린 지 2주 남짓 만에 개최되는 것이어서 한미가 너무 밀착하지 않도록 하려는 중국의 의도를 미국 측이 경계한다는 의미다. 아울러 중국이 회담 장소를 대만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샤먼을 택한 것을 두고도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이 미국과 대만 양 쪽을 향해 ‘한·중 협력’ 분위기를 과시하려는 정치적 셈법이 깔려있다는 것이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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