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EU는 제재, 中은 불매운동…중국과 서양 간 갈등 격화
비스코스 등 목화 이외 품목도 강제 노역 가능성 제기돼
CSIS "상당히 광범위한 분야에 걸쳐 강제노역 이뤄졌을수도"

중국 신장 지역의 한 위구르족 수용소 모습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신장 지역의 한 위구르족 수용소 모습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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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수환 기자] 중국 신장 지역의 위구르족 강제 노동 의혹이 제기된 이후 이를 비판한 H&M, 휴고보스 등 해외 의류 브랜드 대상으로 중국인들의 불매운동이 확산하는 등 강제 노동 문제의 파장이 커지고 있다. 이에 신장 지역의 산업에서 위구르족의 강제 노동 문제가 어느 만큼 비중을 차지하는지 조사해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압박도 이어지며 신장 지역을 둘러싼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최근 H&M과 나이키에 이어 휴고보스 등 외국산 의류 브랜드에 대한 중국인들의 불매운동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이날 중국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웨이보에서 6000만명이 넘는 팔로워 수를 거느린 가수 리이펑 등 중국 내 유명 연예인들이 휴고보스에 대한 광고 계약을 해지한다고 밝혔다. 이에 수많은 중국 네티즌들이 동조하며 휴고보스에 대한 불매운동이 확산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이 같은 휴고보스에 대한 중국인들의 불매운동은 최근 휴고보스 측이 "강제 노동 문제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신장에서 생산된 목화 등 의류 원재료를 일절 수입하지 않겠다고 밝힌 데에 따른 것이다. 중국 소비자들은 이를 자국에 대한 내정 간섭이자 확인되지 않은 강제 노역 의혹을 생산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불매운동에 나서게 됐다.


앞서 신장의 위구르족 주민들이 목화 생산에 동원돼 강제 노역을 하고 있다는 폭로가 나온 바 있다. 이에 미국은 지난 22일 신장 위구르 강제노역과 연계된 중국 인사들의 미국 재산을 동결하고 비자를 제한하는 조치를 시행했으며 EU 역시 같은날 신장 위구르족 탄압과 인권 유린에 책임이 있다는 이유로 중국 관리 4명과 단체 1곳 등을 제재했다.

또, 나이키, H&M 등 해외 유명 의류 브랜드도 신장에서 생산된 목화를 사지 않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후 일부 중국인들이 이들 기업의 제품을 불태우는 게시물을 SNS에 공유하는 등 불매운동이 해외 브랜드 전반에 걸쳐 확산되고 있는 모습이다.


"中 준군사조직이 위구르 강제 노동 관여…비스코스도 의혹"

신장 지역에서 목화뿐만 아니라 다양한 의류 원재료, 농산물, 전자기기 등이 생산되고 있다는 점에서 지금까지 알려진 위구르 강제 노동 문제가 더 광범위하게 이뤄졌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 전략국제연구센터(CSIS)가 지난해 7월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기준 목화 등 의류 원재료의 수출액이 전체 품목의 수출액 중 25.4%에 달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 밖에도 신발과 전자기기 등이 각각 10.2%, 9.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목화뿐만 아니라 또 다른 형태의 면직물인 비스코스도 신장 지역의 수출품 중 상당히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해당 품목에 대한 위구르족 강제 노동 의혹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현재 신장 지역에서 생산되는 비스코스는 전 세계 생산량 중 최고 18%를 차지하고 있다. SCMP는 "신장의 비스코스 생산 공장 대다수는 위구르족 수용소 수 킬로미터 이내에 있다"며 "특히, 신장 지역의 비스코스 생산을 신장생산건설단(XPCC)가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스코스 산업 역시 위구르족 강제 노동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전했다.


XPCC는 중국 공산당과 연계된 준군사조직으로써 지난해 미국으로부터 위구르족 인권 탄압을 이유로 제재를 받은 바 있다. 이 조직은 신장 지역의 산업과도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으며 CSIS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신장 지역의 총 산업 생산량 중 37%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XPCC는 현재 신장 지역에서 총 36개의 강제 노역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고 CSIS는 전했다.


SCMP는 한 소식통을 인용해 "현재 신장 지역 내 목화 생산 기업에 대한 제재의 여파가 비스코스 산업으로도 이어질 것"이라며 "신장의 비스코스 산업 역시 국제사회의 감시망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CSIS "中이 차지하는 글로벌 공급망 비중 높아…강제노역 문제 해결 더 어렵게 해"

다만, 신장에서의 수출품 모두 위구르족의 강제 노동과 연관되어 있는지 확인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중국 정부가 외부인들의 출입과 감시를 철저히 통제하는 상황에서 특정 산업에 대한 위구르족 강제 노역 문제 연관 여부를 검증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CSIS는 "(특정 수출품 관련 위구르족 강제 노동 여부는) 맥락 속에서 파악해야 할 것"이라며 "이처럼 신장 지역 산업 공급망에 대한 추적이 쉽지 않아 위구르족 강제 노동 문제가 우리가 아는 범위보다 상당히 넓은 분야에서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신장 지역에서의 위구르족 강제 노동 문제 규모를 추정하기 어렵다는 점과 해당 지역의 산업이 글로벌 공급망과 긴밀히 연결돼 있다는 점에서 강제 노동 문제 해결책 모색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목화의 경우 2019년 기준 신장에서의 생산량이 전 세계 생산량 중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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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IS는 "중국이 전 세계 공급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함에 따라 신장 위구르족의 강제 노동으로 생산된 제품을 걸러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그렇기에 글로벌 기업들과 국제 사회가 연대해 글로벌 공급망에 대한 위구르족 강제 노동 비중을 해소하기 위한 선제적인 노력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수환 기자 ksh205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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