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조정 직전인데…4차 대유행 '경고음'
느슨해진 방역 긴장감 속
일상 모든공간서 감염 우려
백신으로 집단면역 형성 관건
확진자 사회적 편견도 여전
완치해도 대인관계 등 어려움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김지희 기자, 이춘희 기자] 국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가 25일 10만명을 넘어서면서 500명 중 1명 꼴로 확진자가 발생했다. 특히 지난해 12월21일 5만명을 넘어선 이후 급속하게 확진자가 많아졌다. 3차 대유행이 좀처럼 끝나지 않고 있는데다 최근 코로나19 방역에 대한 긴장감이 다소 풀어지면서 4차 대유행이 덮칠 수 있다는 경고도 잇따르고 있다. 이와 함께 개인적인 방역 노력에도 불구하고 확진자가 되거나 밀접접촉자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이들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갖지 말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일상 모든 공간에서 감염"= 최근 확진자 수는 점차 가파른 속도로 불고 있다. 이달 1일만 해도 누적 확진자 수는 9만24명이었지만 24일만에 10만명대로 올라섰다.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 본격화된 3차 대유행의 여파가 5개월째 지속되면서 확진자수는 300~400명대에서 정체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방역 긴장감이 떨어지고 이동량이 증가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영국·남아프리카공화국·브라질발 등 3종 변이는 물론 미국발 기타 변이 바이러스 출몰도 위협요인이다.
강도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2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대본 회의에서 "최근 2주간 개인 간 접촉에 의한 감염 비율이 전체의 약 30% 정도이고, 감염경로를 조사 중인 비율도 4분의 1이 넘을 정도로 우리 일상 거의 모든 공간에서 감염이 발생하고 있다"며 "위기상황이 끝나지 않았음을 잊지 마시고 매 순간 마스크 쓰기, 손 씻기, 거리두기 등 방역수칙을 준수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전문가들은 확진자 수가 감소세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방역대책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기모란 국림암센터 교수는 "확진자를 대폭 줄이기 위해서는 검사를 획기적으로 늘려야 한다"며 "현재 진행중인 임시선별검사소를 통한 유전자증폭(PCR)·신속항원검사를 강화하고 검사소를 찾기 힘든 외곽지역이나 외국인이 밀집한 산업단지 등에는 제한적으로 자가진단을 할 수 있는 방법도 고려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백신 접종률을 높여 집단면역 형성 시기를 앞당기는 게 관건이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K방역에 집중하느라 백신 구매 시기를 놓친 점이 가장 아쉽다"면서 "백신에 대한 부작용 우려를 불식시키고 접종률을 높여 4차 유행을 막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26일 사회적 거리두기(현재 수도권 2단계, 비수도권 1.5단계) 조정에 나서지만 확진자 수가 오히려 증가 추세로 전환하면서 재연장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김 교수는 "1~2주 특별방역대책기간 등의 단기적 대책에 의존하는 방법은 문제"라며 "현 상황에 맞는 새로운 거리두기 조정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따가운 시선 받는 확진자= 확진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도 여전하다. 서울 관악구에 거주하는 김모(33)씨는 지난해 6월 말 코로나19 확진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당시는 대구, 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한 ‘1차 대유행’의 파고를 지나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두자릿 수를 기록하던 시기라 ‘소규모 지인 모임 정도는 괜찮겠지’라고 생각했던 게 화근이었다. 모임 이틀 뒤 김씨는 동석자 1명이 코로나19에 확진돼 밀접접촉자로 분류됐다는 연락을 받았다. 곧바로 실시한 진단검사에서 김씨는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김씨는 "가족들과 회사에 확진 사실을 알리고 만남을 가졌던 분들에 연락하는 게 가장 힘들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코로나19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한 그는 두 달 가까이를 그곳에서 지냈다. 통상 2~3주면 완치 판정을 받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입원 기간이 길어지자 불안감이 커졌다. 코로나19만의 특징적인 증상인 후각·미각 상실도 그를 괴롭게 했다. 김씨는 "치료기간 치료제가 나오지 않아 언제 완치될지 모르는 막막함에 더해 무엇보다 사회적인 따가운 시선이 너무 고통스러웠다"고 말했다.
8월 중순 완치 판정을 받고 치료센터를 나왔지만 코로나19 감염 경험은 7개월여가 지난 지금도 김씨의 삶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그는 "(완치 이후) 사람들과의 불필요한 접촉과 만남은 거의 하지 않는다"면서 "하루 종일 마스크를 쓰고 있게 됐다"고 전했다. 김씨는 "이제는 코로나19 환자들을 보면 그들 역시 피해자라는 생각이 든다"며 "사회가 포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확진자와의 접촉으로 자가격리를 했던 이들도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다. 직장인 이모(20대)씨는 지난해 11월 직장 동료의 확진으로 2주간의 자가격리를 거쳤다. 이씨는 "음성 판정을 받고 자가격리에 들어갔음에도 잠복기가 있을 수 있다고 들어 우려를 놓을 수 없었다"며 "확진된 동료와 식사를 했기 때문에 감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해 함께 사는 가족들은 물론 아버지가 다니시는 회사에 미칠 영향까지 걱정이 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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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에서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해 올해 초 자가격리를 겪은 전모(40대)씨도 "격리기간을 무사히 마치고 1주일쯤 뒤부터 잡혀있던 약속이 줄줄이 취소되는 경험을 했다"며 "격리 중에는 어린 딸 등 가족들의 안전이 최우선이었는데 막상 직장에 복귀하니 주변에서 언제쯤 예전처럼 대해줄 지가 가장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김지희 기자 ways@asiae.co.kr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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