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전경련 집단소송제 시사점 세미나
집단소송법 종주국 미국도 소송남발 부작용 겪어
국내법 도입, 경제·투자·기업 영향 고려해 신중해야

[아시아경제 우수연 기자]"집단소송의 개념을 처음 도입한 미국에서도 지난 수 십년동안 소송 남발로 기업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어왔습니다. 한국은 미국이 범했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를 바랍니다."(해롤드 킴 미국 상공회의소 법률개혁원 대표)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집단소송제의 종주국인 미국의 사례 분석을 기반으로 우리나라의 집단소송제 및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과 관련한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전경련은 25일 미 상의 법률개혁원, 한불상공회의소와 공동으로 ‘집단소송제 도입사례와 한국에의 시사점’ 세미나를 개최했다.

해롤드 킴 미상의 법률개혁원 대표가 25일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집단소송제 도입사례와 한국에의 시사점 세미나'에서 화상을 통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전경련

해롤드 킴 미상의 법률개혁원 대표가 25일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집단소송제 도입사례와 한국에의 시사점 세미나'에서 화상을 통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전경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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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세미나에서 발제자로 나선 존 베이즈너 스캐든 변호사는 미국 집단소송제 운영 사례를 소개하며 제도의 허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그는 미국 집단소송법안 작성에도 참여한 법률 전문가이며 지금은 기업의 피해구제를 위해 활동하고 있다.


우선 베이즈너 변호사는 집단소송제로 소비자에게 실제로 돌아가는 보상은 없고 변호사들만 이득을 볼 뿐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미상의 법률개혁원의 연구에 따르면 미국에서 집단소송 합의금으로 변호사는 평균 100만달러의 이익을 누린 반면 소비자에게 돌아간 실익은 32달러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변호사는 집단소송제를 통해 동의하지않은 소비자들까지 소송의 일원으로 참여하게 할 수 있다"며 "이는 변호사에게 무소불위의 권력을 준 셈이며 수임료도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반면 그는 소비자나 기업에게 돌아가는 실익 또는 법적인 실효성은 미미하다고 지적했다. 소비자 피해 규모의 평균치를 배상하기 때문에 오히려 피해 규모가 큰 소비자의 경우 손해를 볼 수 있고, 기업도 금전적인 손실 리스크를 감안해 소송 전 합의를 진행해야한다는 압박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베이즈너 변호사는 "기업들은 재판으로 인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소송이 끝나기 전에도 합리적 금액으로 합의를 보려할 것"이라며 "말도 안되는 소비자들의 주장에도 압박감을 느끼며 합의해야 하는 상황이 늘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부작용을 고려해 미국에서도 2010년부터 연방법원에 하급법원의 집단소송제 오남용을 감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으며, 프랑스는 소수의 자격을 갖춘 NGO만이 소비자를 대표해서 집단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제한했다.


우리 정부가 지난 9월 입법예고한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 및 집단소송법 제정안은 미국의 집단소송제보다 훨씬 강력한 규제를 예고하고 있다. 대표 소송자는 개략적 설명이 가능한 반면 기업 등 상대방에게는 구체적인 답변·해명을 요구하고 있으며 영업 비밀이라도 법원의 요구 시 반드시 자료를 제출해야 하고, 법 시행 전 발생한 사안까지도 소급 적용이 가능하다. 법안 도입 시 전경련이 추정한 국내 30대 그룹 기업의 소송 비용은 최대 10조원으로 현재보다 6배 이상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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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은 이같은 규제 강화와 비우호적 경영 환경이 한국 기업 투자 유치에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은 "집단소송제는 기업에 천문학적인 소송 비용을 짐 지우고 법적 판단에 상관없는 여론 재판에 내몰려 회복 불가능한 타격을 입게 한다"며 "적대적 기업 환경을 조성하는 제도 도입으로 한국 투자 기피와 우리 기업들의 해외탈출의 현실화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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