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검, 차규근·이규원 신병처리 검토… 이성윤 소환조사 응할지 관심
[아시아경제 최석진 기자] 김학의 전 법무부차관에 대한 불법 출국금지 관련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번 사건의 핵심피의자인 이규원 전 대검 과거사진상조사단 검사와 차규근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의 신병처리 문제를 고민 중이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검 ‘김학의 출금 사건 수사팀’(팀장 이정섭 형사3부장)은 지난 16일과 17일 차 본부장과 이 검사를 각각 소환해 조사했다.
차 본부장의 경우 한 차례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후 한동안 검찰 소환에 불응해 수사에 어려움을 겪다 겨우 소환조사 일정이 잡혔고, 이 검사의 경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서 사건이 재이첩된 뒤 처음 이뤄진 조사다.
애초 차 본부장은 수원지검 평택지청에서 파견된 임세진 부장검사가, 이 검사는 수원지검 근무 중 부산지검으로 발령이 나 파견 형태로 근무하던 김경목 검사가 각각 수사를 전담해왔다.
그런데 차 본부장에 대한 소환조사 일정이 확정된 상황에서 공수처가 이 검사 등에 대한 사건을 수원지검으로 재이첩한 지난 12일 박범계 법무부장관이 두 사람에 대한 파견 연장 승인을 불허함에 따라, 이들에 대한 조사는 기존 수사팀 중 남아있는 2명의 검사가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검사에 대해서는 총 5차례, 차 본부장에 대해서는 4차례 소환조사가 이뤄진 만큼 수사팀은 이 검사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와 차 본부장에 대한 영장 재청구를 고민해야 할 시기다.
앞서 법원은 “엄격한 적법절차 준수의 필요성 등을 고려할 때 사안이 가볍지 않다”고 하면서도 증거인멸이나 도주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차 본부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비록 영장심사의 기준인 도주나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구속영장은 기각됐지만, 법원도 이 검사가 가짜 내사번호를 기재하는 등 긴급출국금지 신청에 절차적 하자가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도 차 본부장이 이를 승인한 것은 적법절차 원칙에 반하는 중대한 범죄라는 점은 인정한 것으로 볼 여지도 있다.
통상 검찰은 범죄가 중대하면 그만큼 도주나 증거인멸의 우려도 크다는 시각을 갖고 있다. 범죄가 중하다는 건 그만큼 유죄가 인정됐을 때 형량도 높아진다는 얘기인 만큼 더 숨기고 싶고, 도망가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라는 취지다.
반면 법원은 구속이 ‘수사를 용이하게 하는 수단’으로 사용돼선 안 된다는 인식이 강하다. 또 피의자를 구속해야할 필요성을 판단하는 기준은 법이 규정하고 있는 주거부정(거주하는 곳이 일정하지 않음), 증거인멸이나 도주의 우려이지 ‘범죄의 중대성’은 구속사유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다만 차 본부장의 경우 현직 기관장이라는 점에서 특수성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검사장 출신 변호사 A씨는 “차 본부장 외에도 출입국본부 직원들이 여러명 관여된 사건일 텐데 차 본부장이 불구속 상태로 계속 본부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상황에서 차후에 차 본부장이 재판에 넘겨졌을 때 부하 직원들이 법정에서 제대로 진술할 수 있을지가 문제”라며 “법정에서 주요 진술들이 유지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그게 바로 증거인멸의 우려라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수원지검은 최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에게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두고 소환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검장은 공수처로 사건이 이첩되기 전 3번의 소환통보에 불응하며 공수처로의 사건 이첩을 주장한 바 있다.
검찰은 이 지검장이 3번 소환통보에 불응해 통상적인 경우라면 체포영장 청구를 통해 강제소환해야 할 상황이었지만, 공수처로 이첩하기 전 강제수사를 할 수 있는지와 관련 위법 시비가 붙을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사건을 공수처로 이첩한 바 있다.
하지만 사건이 다시 검찰로 재이첩되며 이 지검장이 소환조사에 불응할 명분이 사라진 만큼 이 지검장이 계속 소환통보에 불응할 경우 수사팀이 강제수사에 착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앞서 김진욱 공수처장은 사건을 수원지검으로 재이첩하며 기소 여부 판단은 공수처가 할 테니 수사를 완료한 뒤 사건을 다시 공수처로 송치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공수처법에는 사건의 이첩과 재이첩이 규정돼 있을 뿐이며, 하나의 사건을 ‘수사’와 ‘기소’로 분리해 기소 권한을 유보한 채 수사 권한만 이첩 혹은 재이첩할 수는 없다는 게 검찰의 입장이다.
결국 공수처가 사건을 재이첩한 현재로선 검찰이 이 지검장이나 이 검사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한 뒤 기소 여부에 대한 판단까지 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한편 최근 서울중앙지검은 이 검사가 김 전 차관에게 성접대한 윤중천을 직접 만나 작성한 ‘윤중천 면담보고서’를 JTBC 기자에게 전달한 정황을 포착, 공무상 비밀누설 등 공수처법상 검사의 고위공직자 범죄에 해당하는 사건들을 공수처로 이첩했다.
김 전 차관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 조성을 위해 과거사진상조사단 소속이었던 이 검사가 직접 나섰다는 사실은 수원지검이 수사 중인 ‘불법 출금’ 사건과도 관련성이 있어 김 처장이 공수처 직접 수사와 검찰 재이첩 중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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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처장이 이 지검장 등에 대한 사건을 이첩받고 검찰로 재이첩하기 전 이 지검장을 비공개로 면담하며 신문조서나 면담보고서도 작성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만큼, 공수처가 직접 이번 수사에 관여할 경우 정치적 중립성 논란에 휘말릴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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