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판국에…LG엔솔·SK이노 분쟁 어찌 할까
글로벌 전기차 대전
판결 후에도 갈등 증폭
국내 배터리업체 위기 의식 가져야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완성차업체가 전기차시장 주도권을 쥐기 위해 다각도로 나서면서 배터리 개발이나 보급을 둘러싼 경쟁도 한층 치열해졌다. 배터리는 전기차의 주행 성능이나 효율, 차량 가격 등을 좌우할 정도로 중요한 핵심 부품으로 꼽힌다.
이런 상황에서도 국내 대표 배터리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간 분쟁은 좀처럼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당초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영업비밀침해 최종판결이 나오면 어떤 식으로든 분쟁이 잦아들 것으로 내다본 이가 많았으나 지난달 판결 후 한 달가량 지난 현재까지 사사건건 맞붙으며 갈등이 증폭되는 모양새다.
17일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 자료를 보면 올해 1월 기준 전 세계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은 13.7GWh로 1년 전(7.0GWh)보다 두 배가량 늘었다.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이노베이션 등 국내 3사 역시 배터리 판매량은 늘었으나 점유율은 27.2%로 지난해 1월에 견줘 9%포인트 정도 줄어들었다. 세계 1위 CATL을 비롯해 BYD·CALB 등 중국업체가 자국 내 전기차 판매가 늘어난 점에 힘입어 전체 시장에서 절반 가까이 가져갔다.
이 같은 상황에서 폭스바겐이 발표한 전기차 확대 중장기 계획안이 국내 배터리 업체의 위상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폭스바겐은 테슬라에 이어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이 두 번째로 많다. 폭스바겐은 그간 중국 외 지역에 파는 전기차 모델에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을 주로 썼고 중국에선 CATL에서 배터리를 공급받았다. 지난 15일 파워데이에서 밝힌 대로 폭스바겐이 앞으로 LG나 SK가 만들지 않는 각기둥 모양의 배터리셀 적용을 늘리는 한편 유럽 내 대규모 공장을 새로 지어 자체 수급망을 갖출 경우 앞으로 국내 업체가 공급할 물량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폭스바겐은 주요 전기차시장 가운데 한 곳인 미국에서 SK이노베이션에게 2년치 배터리를 공급받는 계약을 맺었는데, ITC 최종판결에 따라 SK가 10년간 미국 내 수입금지 조치를 받으면서 추가 공급계약은 사실상 힘들어진 상황이다. 폭스바겐은 ITC 판결 후 SK배터리 납품 유예 기간(2년)을 연장해달라고 요청하는 한편 한국 정부에도 중재를 요청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결과적으로 이 같은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한국 배터리업체와는 관계를 정리하는 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마찬가지로 SK에게 배터리를 공급받기로 한 미국 완성차 메이커 포드 역시 미국 정부에 자국 내 배터리 수급체계를 갖출 것을 요청하는 등 전기차 배터리 공급선을 바꿀 수 있다는 점을 내비쳤다. 중국 지리자동차 역시 중국 동부 지역에 배터리공장을 짓기로 최근 결정했다. 완성차업체가 배터리 개발경쟁에 직접 가세한 건 안정적 수급체계를 갖추는 한편, 향후 전기차시장 확대에 따라 다양한 성능을 갖춘 배터리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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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도 LG와 SK 간 배터리 분쟁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이달 초에도 두 회사 고위층 간 만났으나 합의금 등을 둘러싼 인식 차가 여전해 합의를 이끌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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