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결격사유 있는 노조도 단협요구…줄소송 우려"
사업장 밖 근로자 노조행위 구체화해달라 기업 요구 반영 안돼

결격노조도 단협요구 가능…고용부 '노조아님 통보' 삭제 시행령 입법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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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 정부가 지난해 9월 대법원이 내린 전국교직원조동조합 법외노조 관련 판결의 근거로 작용했던 '노조아님 통보' 조항을 삭제하는 내용의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더 이상 정부는 결격 사유가 있는 노조에 '노조아님 통보'를 할 수 없게 된다. 경영계에선 노조법상 명백한 결격 사유가 있는 노조도 단체교섭을 요구하는 사례가 급증해 줄소송 등 사회적 비용이 늘 것으로 우려한다.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12월9일 국회를 통과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이 시행(7월6일)을 앞두고 이런 내용의 하위법령 개정안을 17일 입법예고했다.

핵심은 노조법 시행령 9조2항의 '노조아님 통보' 조항을 삭제하는 것이다. 노조법 제2조에 따르면 이미 설립된 노조가 소위 '어용'처럼 사용자 이익을 대표하거나, 노동자가 아닌 이가 노조에 가입돼 있거나, 주로 정치운동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 등을 결격 사유로 본다. 이렇게 노조법상 결격 사유가 있어 설립신고서의 반려사유가 생긴 노조에 행정관청이 시정을 요구하는데,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행정관청은 '노조가 아니다'라고 통보를 해왔다. 그런데 지난해 9월3일 대법원이 전교조를 법외노조 통보한 정부의 2013년 처분이 적법하지 않다고 판결하면서 '노조아님 통보' 조항은 노동법이 아니라 시행령으로 규정하고 있어 적절하지 않다고 밝히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고용부 관계자는 "이번 시행령 입법예고는 지난해 12월 노동법 개정 후 후속 하위법령 개정 차원에서 시행하는 것"이라며 "지난해 9월 대법원이 노조아님 통보를 노동법이 아닌 시행령에 근거를 둔 것은 무효라고 판결했기 때문에, 당시 판결에서 문제됐던 시행령상 '노조아님 통보' 조항을 삭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조법 시행령 입법예고 관련 신·구조문 대비표. 노조법상 결격 사유가 있어 설립신고서의 반려사유가 생긴 노조는 '노조가 아니다'라고 통보해야 한다는 과거 조문과 달리 개정안엔 관련 문구가 사라진 모습.(자료=고용노동부)

노조법 시행령 입법예고 관련 신·구조문 대비표. 노조법상 결격 사유가 있어 설립신고서의 반려사유가 생긴 노조는 '노조가 아니다'라고 통보해야 한다는 과거 조문과 달리 개정안엔 관련 문구가 사라진 모습.(자료=고용노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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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아님 통보를 받은 노조는 단체교섭 및 협약 권한을 제대로 보장받을 수 없다. 즉, 사용자 입장에선 이 같은 노조를 상대로 굳이 단체협약을 해줘야 할 의무가 없다. 이번에 노조아님 통보 조항이 삭제됐기 때문에 노조법상 결격 사유가 있는 노조도 사측에 단체협약을 요구할 여지가 커진 것이다. 이에 대해 경영계에서는 '줄소송' 우려를 감추지 않고 있다. 경영계 관계자는 "행정관청이 '노조아님 통보'를 하면 사측은 자연스럽게 교섭을 거부해왔는데, 이제는 노조는 '결격 사유가 없다'고 주장하고 사측은 이에 맞서면서 소송전으로 가게 생겼다"며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장기간 분쟁, 소송 등의 추가적인 사회적 비용으로 이어지게 되는 꼴"이라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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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계가 요구한 비종사 조합원의 사업장 내 노조활동 제한 행위 명시는 시행령 개정안에 포함되지 않았다. 개정 노조법 5조엔 '사업장에 종사하지 않는 비종사근로자인 노조 조합원은 사용자의 효율적인 사업 운영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사업 또는 사업장 내에서 노동조합 활동을 할 수 있다'고 돼 있다. 경영계는 이 기준이 모호하니 구체적인 행동 기준을 시행령에 마련해달라고 요구했지만, 이번에 반영되지 않은 것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시행령 개정 사항이 아닌 노동법의 해석 문제라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영계에선 이날 고용부의 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 이후 시행령에조차 요구사항이 반영되지 않은 데 대해 입장문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종=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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