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 돕는 정책, 투기 부추겼다
투기 방지 농지법 개정 착수
비농업인 소유 예외조항만 16개
전체 농지 3분의2 임대규제 제외
정부가 부추겼다 비판 면키 어려워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산경남연맹 소속 농민들이 지난 8일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과 관련 경남 진주시 충무공동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사 정문 앞에서 '농지투기'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이미지 출처=연합뉴스)
[세종=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 정부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 재발 방지를 위해 농지법 개정에 착수했다. 소위 '주말농장'으로 불리는 면적 1000㎡ 미만 농지에도 영농계획서 제출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우선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귀농, 청년농을 끌어들이기 위해 농지법 규제 완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는 점에서 결과적으로 정부가 투기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16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현행 농지법에서 비농업인이 농지를 소유할 수 있는 예외 조항은 16개에 달한다. 농식품부는 은퇴 후 귀농을 하려 하는 이들과 청년농 등을 농촌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1994년 농지법 제정 후 비농업인의 영농 활동에 대한 예외 조항을 확대해왔다. 소규모 농장에 대해선 영농계획서 제출 없이 매입이 가능하고 농지 보유자가 사망했을 때 상속자가 비농업인이어도 소유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전체 농지의 약 3분의 2가 농지법상 임대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 상태라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2019년 보고서에서 "지난 20년간 경지 면적은 연간 0.9%씩 감소했는데, 농업인 농지 소유 면적은 2배인 연간 1.8%씩 줄었다"고 지적했다. 농업인보다는 비농업인의 소유가 상대적으로 많아졌다는 얘기다.
연구원은 같은 보고서에서 "정부는 농지의 소유 및 이용 실태 등을 파악해 이를 효율적으로 이용하고 관리하기 위해 농지원부를 작성하도록 하고 있지만, 농지원부 등록률은 약 70% 수준에 머물러 정확한 농지 소유와 이용 실태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농지 투기'를 막기 위해 소유를 더 엄격히 적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를 위해 ▲개발이익환수체계 개정(세법) ▲농업인 자격 중 하나인 보유 면적 기준 강화(농지법) ▲비농업인은 농협의 준조합인으로 인정해 직불제 등 정부 혜택 못 받도록 유도(농협법) ▲비농업인인 농지 상속인에 대한 지역 농지관리위원회 관리 강화(농지법) ▲비농업인인 농지 상속인의 농지은행을 통한 재임대 적극 유도(농지법) 등을 대대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완배 서울대 농업경제학과 명예교수는 "농지 투기를 막기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은 세법을 개정해 개발이익환수체계를 강화하고 농지를 택지로 전용해 차익을 실현하는 행위를 규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농지법을 개정해 농업인 기준을 강화하는 동시에 농협법을 개정해 공익직불제 등 정부 지원 혜택을 못 받도록 하는 조치를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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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부 관계자는 "그간 농촌 인력 유입 등을 위해 사전 농지 취득과 소유 규정 절차를 완화해왔지만, 이 같은 정책이 불법 농지 취득 검증 장치를 꼼꼼히 만드는 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사실을 부정할 순 없다"며 "농지법 개정안을 빠른 시일 내에 확정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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