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대기업 독점이 불평등 악화…혁신·규제완화가 답"
한국 女경제학자, 소득불평등 원인 규명해 美 저명 학술상 수상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한국의 여성 경제학자가 1980년대 이후 미국, 영국 등의 급격한 소득 불평등 악화의 원인을 규명해 저명한 학술상을 받았다. 그녀는 애플, 구글 등 특정 대기업의 시장 지배력이 커지는 세계화·ICT의 발전은 소득 불평등을 강화시키며 새로운 기업들의 시장 진입을 이끄는 혁신과 규제 완화가 이를 해소하는 지름길이라는 점을 데이터에 입각해 논리적으로 설명한 점을 인정받았다.
14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김지희 기술경영학부 교수가 올해 ‘로버트 루카스 주니어 상(Robert E. Lucas Jr. Prize)’의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2018년 10월 미국 스탠퍼드 대학의 찰스 존스 교수와 함께 미국의 저명한 학술지 ‘정치경제학저널(Journal of Political Economy·JPE)’에 게재했던 논문으로 이번 상을 수상했다.
김 교수의 논문은 ‘A Schumpeterian Model of Top Income Inequality(최고 소득 불평등의 슘페터리안 모델)’은 프랑스 경제학자 피케티가 데이터로 보여준 소득 불평등의 변화를 설명하는 이론 모형을 제시한다. 특히 소득 불평등이 왜 1980년대 이후에 미국이나 영국 등에서 급격하게 증가했는지 실증적으로 분석했다.
김 교수는 시장 진입에 성공한 기업가들의 성장을 위한 노력이 독점을 강화시켜 불평등을 증가시킨다고 봤다. 반면 창조적 파괴를 통한 새로운 기업가들의 진입의 경우 불평등을 감소시킨다. 김 교수의 이론 모형에서는 이 둘 사이의 상호작용이 파레토 분포로 나타나는 소득 분포를 결정함을 보인다.
즉 애플, 구글, 아마존 등 특정 기업이 독점을 강화시키는 세계화나 IT 기술 발전은 불평등의 증가로 이어지는 반면, 새로운 기업가들의 진입을 유도하는 혁신 정책이나 규제 완화 등은 불평등의 감소로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김 교수는 논문에서 미국 소득 데이터를 이론 모형에 적용해 두 가지 동력이 각각 얼마나 1980년대 이후 소득 불평등이 증가하는 데 기여했는지를 실증했다. 1980년대의 소득 불평등 증가는 이미 진입한 기업들의 성장 속도 증가가, 1990년대 이후에는 창조적 혁신의 둔화가 소득 불평등 증가의 주요 원인이 됨을 입증했다.
JPE를 발간하는 시카고 대학은 김 교수의 논문에 대해 “경제 성장과 불평등의 상호작용을 이해하기 위한 연구의 밑바탕이 될 수 있는 모형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후속 연구로 소득세율이나 연봉 협상과 같은 제도의 변화가 소득 불평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할 수 있는 경제학 이론 모형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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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카스 상은 1995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루카스 주니어 교수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2016년에 만들어졌다. 경제학 최우수 저널로 평가받는 JPE에서 지난 2년간 출간된 논문 중에 가장 흥미로운 논문(most interesting paper)에 수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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