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성차별 질문 받았다"…동아제약 면접이 불러온 파장
동아제약 댓글 사과…불매운동은 지속
해당 지원자 "불쾌라는 단어로 갈음할 일 아니다"
여성들 면접장에서 겪은 성차별 경험들 쏟아내기도
고용부에 접수된 동아제약 성차별 신고는 없어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동아제약 면접에서 여성 지원자에게 성차별적 질문을 던진 사실이 알려지면서 기업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대다수 여성들이 채용과정에서 성차별적 질문을 받고 직장 내 성차별 문화는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동아제약이 유튜브 프로그램에 출연한 이후 한 여성 지원자 A씨가 작성한 글이 논란이 됐다. A씨는 면접장에서 인사팀장으로부터 군대를 다녀온 남성과 다녀오지 않은 여성이 월급을 적게 받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A씨는 병역 이행이 가능하다면 군대에 갈 생각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도 받았다. 반면 남성 지원자에게는 어느 부대에서 근무했으며 군 생활 중 힘들었던 것은 무엇인지 등을 물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고용부 등에 따르면 현재까지 동아제약의 성차별 채용 문제에 대한 신고는 접수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고용노동청이 성차별 채용과 관련한 개별 기업에 대한 근로감독이나 조사를 진행하려면 신고 접수가 있어야 가능하다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신고가 접수되지 않아 개별 사건 조사를 위한 상황 파악이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동아제약은 해당 영상 댓글 채용담당자가 불쾌한 질문을 했고 징계 등의 조치를 취하겠다며 사과했다. 최호진 동아제약 사장은 "면접 매뉴얼을 벗어나 지원자를 불쾌하게 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지원자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해당 면접관 징계 처분과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면접관 내부교육을 강화하도록 하겠다"고 사과했다. 동아제약 측은 사내 인사제도 개편 준비가 진행중이었고 사회적으로 관심이 높은 군필자 신입 초임 가산제도 이슈를 논의중이어서 해당 질문을 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A씨는 10일 브런치를 통해 동아제약 측의 대처의 미흡한 점들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A씨는 "사회이슈에 대한 논리역량을 묻는 질문은 이미 다른 공통질문이 있었고, 직무와 관련없는 사회이슈에 대한 논리를 왜 나에게만 요구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또 A씨는 "언론에 동아제약 여성 채용 비율 자료를 배포했는데 그 시간, 그 장소에서의 성차별과 해당 자료는 전혀 관계가 없고 숫자가 그렇다고 해서 내가 당한 성차별이 없던 일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잡플래닛을 통해 면접에 대한 문제제기를 했지만 인지하지 못했고, 유튜브 댓글에 사과문이라는 입장을 게시한 것도 진정성이 없다고 일축했다. A씨는 "면접관 한명의 매뉴얼 준수 문제가 아니며 불쾌라는 단어로 갈음할 일이 아니다"며 진정성 있는 사과문을 요구했다.
동아제약의 사과문에서 면접관 징계나 불쾌함을 준 질문이라는 표현이 한 명의 실수로 치부하며 선긋기하려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일부 여성 소비자들은 동아제약 제품 불매운동까지 나섰다. 여성용품을 판매하는 기업이 여성 지원자에게 성차별적 질문을 던지는 것이 납득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다.
이번 논란을 계기로 다수의 여성들이 면접장에서 겪은 성차별 경험들을 쏟아내고 있다. 자신들은 A씨처럼 용기를 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30대 직장인 B씨는 "미혼 여성에게는 면접관이 남자친구가 있느냐, 결혼 언제할거냐는 질문을 아무렇지 않게 한다"며 "결혼한 지인들은 면접장에서 야근 많은데 육아는 어떻게 할거냐, 출산휴가 3개월 밖에 못주는데 괜찮냐는 질문을 받았다고 한다"고 말했다. 40대 직장인 C씨는 "블라인드로 채용하는데 여성 지원자들에게 자녀가 있는지 묻기 위해 '가족이 몇 명이냐' 혹은 '누구와 사느냐'며 우회적으로 결혼 여부를 묻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여성가족부는 2019년 성평등 채용에 대한 안내서를 발간하면서 ▲성평등 채용 ▲면접 때 부적절한 질문 사례 등을 명시했다. 채용 과정에서 성차별적인 질문을 하는 것도 성차별 대표 사례로 꼽힌다. 성평등 채용 매뉴얼 체크리스트를 살펴보면 '면접심사 전, 면접위원들을 대상으로 심사의 공정성, 성차별 금지 등에 관한 서약서를 받는다', '면접심사 전, 면접위원들을 대상으로 직무수행과 상관없는 신체조건, 혼인 · 출산 · 육아 계획, 성별 고정관념,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질문을 하지 않도록 교육을 실시한다'는 내용도 포함돼있다. 물론 이런 매뉴얼이 기업 현장에서 지켜지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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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부 관계자는 "성차별이 단순한 인사 문제로 끝나지 않고 기업이미지, 사회적 이슈로도 확대되는데 해당 기업차원에서도 관리하고 중요성을 인식해야한다"며 "기업들도 성차별 소지에 대한 인식을 갖고 성평등 채용에 대해 필요한 부분들을 다져나가야한다. 관련 매뉴얼을 배포하고"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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