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학년 O반 대신 교과교실…메이커실·휴게공간 등 갖춰
2025년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 3년간 192학점 이수해야
다양한 수업 제공 취지 살리려면 교원수급·공간확보 필수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7일 경기 구리시 갈매고등학교에서 열린 고교학점제 종합 추진계획 발표 행사를 마친 뒤 갈매고의 맵시메이커실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7일 경기 구리시 갈매고등학교에서 열린 고교학점제 종합 추진계획 발표 행사를 마친 뒤 갈매고의 맵시메이커실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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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현 초등학교 6학년이 고등학생이 되는 2025년부터 고교학점제가 전면 시행된다. 과목출석률(수업횟수의 3분의 2)과 학업성취율(40% 이상)을 충족해야 졸업할 수 있다. 3년간 192학점을 채워야 하는데1학점은 16회 수업으로 대학(15회)과 유사하다. 내신성적 산출과 표기방식도 달라지는 등 고교수업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고교학점제를 도입한 구리 갈매고에서 전면 시행의 모습을 미리 가봤다.


지난 17일 찾은 경기도 구리 갈매고는 일반 학교와 달리 ‘교과교실’로 구분돼있었다. 몇 학년 몇 반 교실이 아니라 202호 국어교실, 203호 일본어교실, 402호 영어교실 등 과목별로 나뉘어져 있다. 이동하며 수업을 듣다보니 교실 앞 사물함을 제외하면 지정석도 따로 없다. 쉬고 싶을 땐 2층에 휴게공간인 ‘유유자적실’, 공강시간에 집중하고 싶을 때는 칸막이로 독서실처럼 꾸민 ‘이해득실’, 3D프린터 등을 활용한 메이커공간인 ‘무한상상실’ 등 다양한 공간이 갖춰져 있었다. 이날 갈매고를 찾은 유은혜 부총리도는 유유자적실을 둘러보며 "학교를 다시 다니고 싶다"고 말했다.

고교학점제 시행 관련 갈매고등학교 자료사진 /문호남 기자 munonam@

고교학점제 시행 관련 갈매고등학교 자료사진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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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고의 자기주도학습을 위한 공간 '이해득실' /문호남 기자 munonam@

갈매고의 자기주도학습을 위한 공간 '이해득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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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게공간·메이커실까지 독특한 교실, 유은혜도"학교 다니고 싶다"

올해 고3이 되는 갈매고 표건희 학생은 고교학점제에 흥미가 생겨 갈매고로 전학왔다. 과학 분야 언론인을 희망하는데 생명과학과 과학과제연구 수업을 들었다. 과학과제연구 수업에서 각자 연구하고 싶은 과제를 선정한다. 표씨는 관련 논문들을 읽고 테드(TED) 영상을 참고해 주제를 정했다. 그는 "고교학점제가 마음에 들어서 전학을 결심했고 문·이과 필수과목 틀에서 벗어나 과목을 선택할 수 있는데 친구들 사이에서는 인공지능이나 빅데이터 수업이 인기가 많다"며 "일주일에 두 시간 정도 과학과제연구 수업을 듣는데 막연히 갖고 있던 꿈을 선택과목에서 흥미있는 부분을 찾아내 진로를 구체화하고 구상해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2학년부터 시간표 다르고 진로상담도
고교학점제 연구학교인 갈매고의 교과교실 내부 /문호남 기자 munonam@

고교학점제 연구학교인 갈매고의 교과교실 내부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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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고등학교 내부 모습 /문호남 기자 munonam@

갈매고등학교 내부 모습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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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고에서는 같은 반이라도 2학년부터 학생들의 시간표가 모두 다르다. ‘과학과제연구’와 ‘공학일반’ 수업을 듣는 학생부터 ‘인문학적 감성과 역사 이해’와 ‘일본문화’ 수업을 듣는 학생까지 진로와 관심사에 맞는 수업을 듣기 때문이다. 2학년 멘토담임 선생님들은 13명 내외의 학생들을 꾸려 진로와 생활지도를 상담해준다. 선호직종이 아니라 본인의 진로에 대해 조금 더 고민해보는 기회가 주어져 부모들도 만족스러워한다. 갈매고의 한 학부모는 "딸이 처음에는 안정적으로 행정학과를 지망하려다 인공지능, 정보처리 관련 수업을 듣고 빅데이터 분야로 진로를 구체적으로 정했다"고 말했다.

갈매고는 구리 갈매지구에 생겨난 신생고등학교로 학생 수는 182명이다. 비평준화지역인 구리는 신설학교 선호도가 낮은 편이지만 갈매고는 고교학점제 연구학교로 다양한 과목을 개설하고 진로탐색 프로그램들을 준비한 덕분에 인지도가 높아졌다. 올해 수도권 4년제 주요대학 합격자 수가 전년 대비 29명 늘어난 73명이다. 박시영 교사는 "미래주제연구, 고전읽기, 국어, 국토순례 수업을 준비하는데 체력적으로는 힘들지만 아이들의 만족도가 높다"며 "우리학교는 수시 위주로 준비하는 학생들이 많고 학생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과목명칭도 주제가 선명하게 드러나도록 정한다"고 귀띔했다.


고교학점제 교원 수급·공간확보 선절돼야

학교에서 다양한 수업을 열고 학생들이 선택하게 한다는 제도 취지가 제대로 구현되기 위해서는 교원 수급과 공간 확보가 선결과제다. 박시영 갈매고 교사는 "다른 학교들이 과목을 개설하고 싶어도 교원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학교 간 격차가 있다는 이야기를 한다"며 학급당 1.95명 교원 수급이 아니라 교과중심으로 교원을 수급해 학생들이 원하는 과목을 개설할 수 있게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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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효진 인화여고 교사는 "우리 학교는 공간의 여유가 있지만 일반 학교에서는 한 학급에 35~40명씩 쓰는 학교도 있다"며 "학급 수를 늘리는 것이 불가능한 학교들은 고교학점제가 수업 선택권을 주더라도 운영상 어려움이 클 수밖에 없어 공간 확보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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