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d 인플레 부인에도 국채금리 상승‥기술주·금 또 추락

Fed 인플레 우려 일축에도 국채금리 불안 여전

[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소비 호조가 국채금리 급등을 부추기며 뉴욕 증시가 기술주를 중심으로 혼조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17일(현지시간)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90.27포인트(0.29%) 상승한 3만1613.02에, S&P500 지수는 1.26포인트(0.03%) 하락한 3931.33에, 나스닥 지수는 82.00포인트(0.58%) 내린 1만3965.49에 거래를 마쳤다.

개장 전 상무부가 1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5.3% 급증하며 넉 달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고 발표했다. 이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 1.2% 증가를 크게 초과한 수치다. 미국 경제의 근간인 소비가 되살아났다는 지표였지만 오히려 인플레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을 압박했다.

지난해만 해도 소비 지출 확대는 증시의 호재였지만 이제는 증시의 발목을 잡는 악재로 돌변했다. 실제 이날 미 국채 10년 금리는 장 중 1.33%까지 상승했다. 국채 금리 상승은 채권값 하락을 뜻한다.

오후 들어 연방준비제도(Fed)의 FOMC 회의록이 공개되면서 채권 금리 상승세는 진정됐다. Fed는 이날 회의록에서 경제회복을 위해 갈 길 멀다면서 완화적 통화정책과 자산매입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 예상했던 조기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언급도 없었다.

Fed는 이날도 인플레 우려를 일축하며 시장과 다른 목소리를 냈다. 일부 Fed 위원들은 인플레가 향후 몇 달간 상승하겠지만 통화 정책을 변경할 만큼 상승 압력이 이어질 것이라고 보지 않았다.

국채 금리 상승은 금값을 연일 끌어 내리고 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금은 온스당 1.5%(26.20달러) 내린 1772.80달러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6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금과 달리 은은 0.44% 상승하는 강세를 보였다.

국채 금리 강세에 저금리 수혜주인 기술기업들이 또다시 약세를 보였다. 애플 주가는 약 1.8% 하락했지만 테슬라는 전일 약세에서 벗어나 0.24% 상승에 성공했다.

다우지수는 버라이즌과 셰브런 주가가 강세를 보이며 상승세로 마감했다.

국제유가는 텍사스의 한파 영향으로 또다시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3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1.8%(1.09달러) 오른 61.1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백종민 특파원 cinqang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