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뿐인 자율'…자본주의 근간 흔드는 법안 속출
정치권에 대출이자 감면 및 인하 관련 법안 속출
이익공유제의 일환으로 자발적 참여 전제했지만 결국 법안으로 강제화하기
금융권 정조준 '공식적 팔 비틀기'
전문가 "과도한 금융 개입 시장경제 흔들까" 우려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여당발(發) 이익공유제가 금융권을 정조준하면서 압박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자발적 참여’라는 전제를 내세웠지만 국회에서 금융사를 옥죄는 법안을 연일 쏟아내며 ‘공식적인 팔 비틀기’에 나서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물론 당내에서도 정치권의 과도한 금융 개입은 시장경제 질서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고 우려한다.
9일 국회 및 금융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 외 16인은 여신금융기관이 임대인의 대출 이자율을 인하하고, 국가가 이차보전하는 내용의 '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여신금융기관이 소상공인과 상가건물을 담보로 금원을 대여한 임대인에게 대출 이자율을 인하하고, 국가가 그 인하액의 100분의 50에 해당하는 금액에 대해 이차보전 등 재정적 지원을 해 사업위험을 함께 부담해야 한다는 게 핵심이다.
이들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은 급격한 매출감소를 겪고 있으나 임차료, 사업자금 대출이자 등 고정비용은 온전히 감당해야 하는 실정"이라며 "이는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생존 및 존립에 관한 문제일 뿐 아니라, 전체 대한민국 경제의 위험요소"라고 피력했다.
또한 "감염병과 같은 국가적 재난 상황을 극복하며 발생하는 사회적 손실을 소상공인·자영업자들만이 부담하는 것은 손실부담 원칙과 형평에도 맞지 않는다는 의견이 있다"며 "재난상황의 극복에 책임이 있는 국가는 물론이고, 사회구성원이자 경제주체로서 모두가 함께 부담하는 것이 정의의 관념에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이미 비슷한 법안이 민주당 이동주 의원 명의로 지난해 말 발의된 상태다. 이른바 '임대로 멈춤법'으로 불리는 이 의원 안은 코로나19 방역 행정 조치로 집합금지 조치를 받았을 때, 임차인이 내야 하는 임대료를 전액 감액하고 집합제한 조치를 받았으면 그 기간 임대료의 절반을 깎아주는 내용이다. 이 의원은 코로나19 피해를 임대인에게 전가한다는 비판이 일자 '세금 멈춤법(조세특례제한법)'을 발의하기도 했다.
전문가 "정치권의 과도한 시장 개입 심각" 우려
같은당 민형배 의원은 이에 더해 자영업자들이 코로나19 등의 재난으로 피해를 입으면 은행들이 대출원금까지 감면해주도록 강제하는 '은행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이밖에도 앞서 이성만 의원은 재난기본법상 특별재난지역 또는 집합금지 조치 받은 지역의 자영업자에 대해선 임대료를 50% 이상 청구할 수 없게 한 법안을, 윤준병 의원은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자영업자가 상가임대료 인하를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법적으로 명시한 개정안을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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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치권의 과도한 금융 개입은 시장경제 질서를 흔들고, 자율성에 역기능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당내에서도 이 같은 비판이 나온다. 한 민주당 중진 의원은 "은행이 대출에 대한 원금·이자를 받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옳은 일인지 모르겠다"며 시장의 혼란을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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