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 주주총회 1주전까지 사업보고서·감사보고서 제출 공시
2351개 상장법인 "일정 부담, 주총 후 대거 정정공시 불가피"
전경련 "감사위원 분리선출제도 등으로 기업 어려움 크다"

올해 주총 시즌, 공시 대란…"대규모 정정공시 쏟아진다"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상장법인의 사업보고서 공시 시점이 올해부터 정기 주주총회 1주전으로 앞당겨지면서 ‘공시 대란’ 우려감이 팽배하다. 개정 상법 시행령에 따라 주총 전 사업보고서 공시가 의무화됐고, 안건이 주총서 부결되면 이후 한번에 정정공시가 쏟아지면서 혼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정정공시가 몰리는 시점에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 접속 장애가 발생할 가능성도 높아 투자자들이 불편을 겪을 수도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1월 상법 시행령 개정으로 올해 2~3월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는 12월 결산 상장법인 2351개사는 정기 주총 1주전까지 거래소·금융위원회 제출 및 공시를 통해 주주에게 사업보고서와 감사보고서를 제공해야 한다. 주총 소집공고에 사업보고서가 필수 서류가 된 것으로, 이는 주주들이 주총에 들어가기 전 회사에 관한 중요 정보인 재무제표와 경영진 현황과 배당 규모 등을 최대한 알 수 있게 하자는 취지에서 비롯된 것이다. 지난해까지는 정기 주총에서 확정된 중요 사항을 사업보고서에 담아 이후 3월 말까지만 제출 및 공시하면 됐다.

상장법인의 우려는 크다. 중요 사항이 미확정인 상태로 사업보고서에 담아 공시를 하기 때문에 주총 이후 최종 확정된 사업보고서 정정공시가 대거 쏟아질 수 밖에 없어서다. 지난해 2029개사의 17%에 달하는 340개사의 주총에서 안건이 부결됐는데, 올해는 이보다 규모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한 상장사 관계자는 "올해는 상법 시행령 개정 이후 첫해이기 때문에 기업들이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안건이 부결되거나 수정의결 등으로 결과가 달라진 경우 즉시 정정공시를 해야하기 때문에 지난해보다 정정공시가 많아질 수 밖에 없는 것은 당연한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더욱이 올해는 상법 개정에 따라 감사위원 1명 이상을 주총에서 다른 이사들과 분리 선출하는 ‘감사위원 분리선출제도’가 시행돼 공격적인 주주행동주의(주주들이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해 이익을 추구하는 행위)도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감사위원 분리선출제도를 활용해 주주권 행사를 활발히 펼치면 그만큼 주총서 회사의 안건 통과는 쉽지 않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는 주총 전 사업보고서 공시 일정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정정공시와 부실공시 등 혼선 우려가 크다는 입장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역시 "사업보고서 사전공시와 감사위원 분리선출제도 등을 담은 상법 시행령으로 올해 주총을 준비하는 기업들의 어려움이 크다"고 전했다. 김앤장 법률사무소의 김지평 변호사는 최근 열린 ‘개정 상법 대응을 위한 기업설명회’에서 "감사위원 분리선출 제도를 활용해 행동주의 헤지펀드들이나 우리사주조합 등 다양한 소수주주들이 주주권 행사나 주주제안을 활발히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거래소는 전날 ‘2020 결산 관련 유의사항 안내’ 자료를 배포하면서 상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주주총회 1주전까지 주주에게 감사보고서와 사업보고서 제공(공시) 의무를 당부했다. 더불어 거래소는 "상법이 정한 감사위원회 구성, 감사위원 분리선출 등 구성요건을 충족하지 않은 경우 관리종목 지정 또는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AD

한편 지난달 28일 삼성전자와 네이버 등의 실적 공시가 봇물을 이루면서 이를 열람하기 위한 투자자들의 동시 접속이 집중돼 다트 사이트 접속 장애가 발생했다. 금감원 전자공시팀 관계자는 "이용자가 일시적으로 많이 몰려 사이트 과부화로 접속이 원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정정공시가 집중되는 날 접속 장애가 발생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한 투자자는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장중에 정정공시를 제대로 보지 못한다면 후폭풍은 거셀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