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산 백신 이어 중국산 백신도 도입 시사
백신수급 부족에 따른 고육책...EMA 입장 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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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앙겔라 메르켈 독일총리가 러시아의 코로나19 백신인 스푸트니크V 백신의 임상3상 결과에 대해 직접 칭찬하면서 러시아산 백신 도입을 강하게 시사했다. 독일이 백신수급 부족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러시아산은 물론 중국산백신도 도입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유럽연합(EU)의 백신 승인을 총괄하는 유럽의약품청(EMA)의 입장은 더욱 곤란해질 전망이다. 현재까지 헝가리가 독자적으로 러시아와 중국산 백신을 승인했지만, EMA는 이것이 적절치 않다고 비판해왔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2일(현지시간) 메르켈 독일총리는 이날 독일 공영 ARD방송에 출연해 "러시아 스푸트니크V 백신이 좋은 데이터를 보여줬다"고 칭찬하며 "유럽연합(EU)는 모든 백신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3월말까지 1000만명에게 백신을 접종할 것이며 앞으로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고 당부해 러시아 스푸트니크V 백신의 도입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앞서 이날 러시아 국영 리아노보스티통신은 스푸트니크V 백신의 임상3상 결과 데이터가 국제 의학학술지인 '랜싯(The Lancet)'에 게재됐다고 보도했다. 해당 데이터에 따르면 스푸트니크V 백신은 1·2차 접종을 모두 마친 1만9866명의 임상3상 시험 자료를 분석한 결과 면역 효과가 91.6%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고했다. 러시아측은 60세 이상 2144명의 임상 시험 결과에서도 면역 효과가 91.8%로 나왔고 안전성도 뛰어난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스푸트니크V 개발을 지원한 러시아 국부펀드인 러시아직접투자펀드(RDIF)의 키릴 드미트리예프 대표는 리아노보스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스푸트니크 V를 포함해 세계적으로 3가지 백신이 90% 이상의 효능을 보이는데 그중에서도 스푸트니크V가 안전성과 운반성, 가격 접근성 등에서 다른 백신들을 능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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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스푸트니크V 백신을 둔 안전성 논란 또한 계속 이어지고 있다. 스푸트니크V 백신은 러시아 보건부 산하 가말레야 국립 전염병·미생물학 센터에서 개발된 백신으로 지난해 8월 세계 최초로 자국 정부로부터 백신 긴급사용 승인을 받은 백신이다. 그러나 백신 개발의 기본적인 과정을 건너뛰고 임상1상과 2상 시험만 통합으로 마친 뒤, 러시아 정부의 사용승인을 바로 받고 9월부터 모스크바 주민 4만명을 대상으로 임상 3상시험을 벌이는 이른바 '등록 후 시험'을 실시해 자국민을 대상으로 실험을 전개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런 논란에도 유럽의 백신부족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독일 정부는 러시아산은 물론 중국산백신도 도입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앞서 옌스 슈판 독일 보건장관은 지난달 31일 "제조국가와는 관계없이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이라면 대유행 대처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산 백신 역시 앞서 승인한 국가들마다 면역효능이 제각각으로 보고되는 등 안전성과 효능성 논란이 지속 중이라 도입 반대의 목소리 역시 높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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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논란을 의식해 지금까지 러시아산, 중국산 백신 도입을 검토치 않고 있던 EMA의 입장은 더 난처해졌다. 유럽에서는 앞서 헝가리 정부가 백신공급 부족에 따라 스푸트니크V와 중국의 시노팜 백신을 먼저 승인했으며 EMA는 성명을 통해 "헝가리의 결정을 번복할 권리는 없지만 해당 결정은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원칙적으로 EU 가입국들은 백신 승인을 총괄하는 EMA의 승인을 거친 뒤 백신을 도입할 수 있다. 그러나 EU 주축국인 독일까지 독자 승인에 나설 경우에는 EMA의 입지가 더 좁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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