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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실적낸 금융지주, 배당 20% 못 넘긴다…"주주 불만·이탈 어쩌나"(종합)

최종수정 2021.01.29 07:43 기사입력 2021.01.28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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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6월까지 한시적 권고…이후 자율적 배당
"코로나19 불확실성 커, 손실흡수능력 키워야"
銀 "지나친 규제"…주주 이탈·주가 악영향 우려

금융감독원(사진제공=연합뉴스)

금융감독원(사진제공=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금융당국이 은행권에 배당 축소를 공식 권고했다. 역대 최대 실적이 예고된 금융지주 및 은행에 한시적으로 순이익의 20% 이내로 배당하도록 한 것이다. 지난해보다 5~7%포인트 낮춘 것으로 배당 권고안이 구두가 아닌 공식적으로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권고안’이지만 결국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금융사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현실에 공감하면서도 주주 불만과 이탈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28일 금융감독원은 전일 금융위원회와 정례회의에서 의결한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은행 및 은행지주 자본관리 권고안’을 각 은행들에게 문서로 발송할 예정이다.

올해 6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순이익의 20% 이내에서 배당을 실시하도록 권고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권고는 6월말까지 적용되며, 이후에는 자본적정성을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 종전대로 자율적으로 배당할 수 있다. 국내 은행 지주회사에 속한 은행이 지주회사에 배당하는 것은 예외다. 정부가 손실을 보전하는 산업은행, 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도 권고 대상에서 제외된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신한·KB·하나·우리·NH·BNK·DGB·JB 등 은행지주 8곳과 SC·씨티·산업·기업·수출입·수협 등 6개 은행에 대한 스트레스테스트를 실시했다. 스트레스테스트는 1997년 외환위기보다 더 큰 위기상황을 가정하고 2021년 마이너스 성장에서 2022년 회복하는 U자형과 2022년에도 제로 성장을 기록하는 L자형으로 나눠 측정했다.


그 결과 U·L자형에서 모든 은행의 자본비율은 최소 의무비율을 넘었으나, L자형의 경우 상당수 은행이 배당제한 규제비율은 넘어서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당제한 규제비율은 최소 의무비율에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은행에 대해 1%를 더한 것이다. 총 자본비율 항목에서 기준이 11.5%다. 실제 은행들은 이 비율이 2021년 14.21%에서 매년 하락해 2023년에는 10.87%를 기록했다. 은행들이 대체로 손실흡수능력을 유지하나 코로나19가 장기화될 경우 일부 은행에서 자본 여력이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역대급 실적낸 금융지주, 배당 20% 못 넘긴다…"주주 불만·이탈 어쩌나"(종합)


금융당국은 경제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선제적인 자본 확충 노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L자형 시나리오에서 배당제한 규제비율을 상회하는 경우 자율적으로 배당을 실시하되 코로나19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할 것을 권고했다.

그럼에도 은행들의 불만은 크다. 그동안 은행주는 대표적인 고배당주로 꼽혀왔다. 신한·KB·하나·우리 등 4대 은행지주들은 지난해 25~27%의 배당성향을 보였다. 우리는 27%로 가장 높았고, KB와 하나는 26%, 신한이 25%였다. 즉 이 같은 옥죄기에 주주들이 불만을 토로하며 이탈할 경우 주가에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이날 주식 장 시작과 동시에 우리금융지주 주가는 9180원으로 맥을 못추고 있다. 신한지주와 KB금융도 하락세다.


한 은행 관계자는 "주요 금융지주의 외국인 지분은 50%가 넘는다"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적정수준의 배당을 해야 하는데 답답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배당 억제 권고, 이익공유제 압박, 가계대출 규제 등 자율경영을 저해하는 잇단 조이기에 그로기(groggy·혼미) 상태"라며 "특히 은행들의 실적과 건전성이 우량한데도 배당을 줄이라는 것은 금융 상식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실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금융주 연말 배당 축소를 반대합니다’ ‘상장 금융회사들에 대한 관치금융을 중단해야 한다’ 등의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현재 국내은행들의 재무건전성은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양호한 수준이고, 지난해 경영실적도 예년과 비슷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자제를 당부했다.




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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