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코로나 경제성적표…기업투자·수출이 견인
한국은행 '2020년 4분기 및 연간 국내총생산'
하반기 각국 봉쇄조치 풀리며 반도체 등 수출 회복됐지만
민간소비 충격은 여전…도소매숙박음식업 충격 커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장세희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도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1.0%로 선방한 배경은 '수출의 힘'이었다. 지난해 초 코로나19 확산 초기 각국이 봉쇄조치를 내리면서 교역 조건이 악화됐지만 하반기부터 봉쇄가 풀리면서 극적으로 수출이 살아난 것이다. 무엇보다 반도체, 자동차 등 주력 품목에 대한 대외 수요가 회복세를 나타낸 영향이 컸다.
결국은 수출… 기업 설비투자도 플러스 전환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020년 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을 보면, 지난해 하반기로 갈수록 수출이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연간 기준 수출이 2.5% 줄긴 했지만 3분기 수출은 전분기 대비 16.0%, 4분기 수출은 5.2% 늘며 호조세를 이어갔다.
전년 동기 대비로 따져도 수출 회복세가 이어졌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가장 컸던 지난해 2분기 재화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5%까지 줄었지만, 3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0.3%로 감소 폭을 줄였고 4분기 전년 동기 대비 플러스(3.7%) 전환했다. 연간 기준 재화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0.5% 줄긴 했지만 하반기 들어 수출이 선방하며 점차 하락 폭을 줄여나간 것이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이미 지난해 11월까지 경상수지가 640억달러로, 연간 전망치(650억달러)에 가까울 정도로 흑자를 냈다"며 "순수출 측면에서 GDP를 늘리는 요인"이라고 밝혔다. 순수출의 성장 기여도는 0.4%포인트였다.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지난해에 집중됐다는 점 역시 성장률을 끌어올린 요인이다. 특히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제조용 장비 투자가 크게 늘었다. 설비투자는 2018년 -2.3%, 2019년 -7.5% 등으로 역성장을 이어가다 지난해엔 6.8% 반등했다. 설비투자는 2018~2019년 조정 기미를 보였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19 시국에 반도체 경기가 회복되면서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설비투자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지난해 막바지 역성장 폭을 줄이기 위해 최대한 돈을 풀었다. 작년 4분기 건설투자는 전기 대비 6.5%나 늘었다. 지난해 2분기(-1.5%)와 3분기(-7.3%) 건설투자는 마이너스였지만 4분기에 플러스 전환한 것이다. 따라서 건설투자가 성장률에 미치는 기여도 역시 4분기 0.9%포인트로 플러스 전환했다. 박 국장은 "민간부문과 정부의 건설투자가 모두 증가하면서 건설투자를 끌어올렸고, 내수의 성장 기여도도 마이너스 폭을 3분기(-1.4%포인트)보다 줄인 -0.3%포인트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2017년 7.3%까지 성장하던 건설투자는 2018년과 2019년에 조정을 받으면서 마이너스를 기록한 바 있다.
민간소비 충격은 이어져
문제는 코로나19 확산이 여전해 민간소비 충격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민간소비 성장률은 1분기 -6.5%, 2분기 1.5%, 3분기 0.0%, 4분기 -1.7% 등의 흐름을 보였다. 코로나19 확산 초기 우려가 컸던 국민이 외출과 만남을 자제하며 1분기 민간소비 충격이 컸었다. 2분기엔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등으로 민간소비가 잠깐 살아나는 듯했으나 3분기엔 기존 수준을 유지했다. 4분기엔 서비스(음식숙박·운수 등)와 재화(음식료품 등)소비가 모두 줄면서 직전 분기 대비 1.7% 감소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내수 충격은 경제활동별 GDP를 봐도 알 수 있다. 서비스업 중에서도 도소매숙박음식업의 충격이 컸다. 4분기 도소매숙박음식 GDP는 전분기 대비 0.3%, 전년 동기 대비 7.4%나 줄었다. 운수업 GDP는 전분기 대비 2.3%, 전년 동기 대비 18.3%나 급감했다. 제조업이 화학제품과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호황의 영향으로 4분기에 2.8% 성장한 것과 대조적 모습이다. 민간소비 규모를 따져봐도 코로나19 이전 수준까지 회복하는 데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은 분석에 따르면 2019년 4분기 민간소비 레벨을 100%라고 봤을 때, 지난해 4분기 민간소비는 93.4% 수준으로 여전히 코로나19 직전 수준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 국장은 "특히 비대면(언택트)보다 대면 소비가 크게 위축되는 흐름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에 아직 코로나19 영향을 벗어났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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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한은은 올해 성장률이 3.0%를 기록, 추세성장률(2.0% 초반)보다는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작년 코로나19 충격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했던 만큼, 올해 성장률이 추세성장률을 웃돌았다고 해서 빠른 회복을 보이고 있다고 말하긴 어렵다고 한은은 밝혔다. 박 국장은 "재화소비 충격은 3차 코로나19 확산에도 큰 영향을 받지 않았지만 숙박·오락문화·운수 등 대면 서비스 소비는 여전히 악화했다"며 "전 국민이 코로나19 고통을 겪고 있지만 취약계층의 고통이 더 가중되고 있는 만큼 정책당국이 이 부분을 신경 써서 정책을 진행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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