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팀' 강조한 정세균·홍남기…손실보상제 재정지원 속도 붙나
정세균·홍남기·유은혜, 올해 첫 '총리-부총리 협의회' 참석
정세균 국무총리(오른쪽)가 26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총리-부총리 협의회에 참석해 홍남기 경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 유은혜 사회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가운데)과 대화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세종=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김현정 기자] 정세균 국무총리가 재원 마찰을 야기한 ‘손실보상제’를 논의하기 위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불러 국회와의 협력을 당부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재정이 감당할 수 있는 일정 범위에서 손실 보상을 제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라"는 지시가 나온 후 총리와 부총리가 만나 갈등을 봉합하는 모습을 연출한 것이다.
홍 부총리는 건강 이상을 이유로 지난 24일 고위 당정청 회의에도 불참했는데, 이번 만남을 계기로 손실보상제 추진에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정 총리는 ‘협치’의 모양새를 갖추기 위해 앞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응책 마련 때와는 달리 사회적 대화와 공론화 과정을 통해 여론과 학계 의견까지 수렴할 방침이다.
정 총리는 26일 오전 국무회의에 앞서 정부세종청사 집무실에서 홍 부총리,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함께 약 30분 간 ‘총리-부총리 협의회’를 가졌다. 정 총리는 ‘손실보상 법제화’와 관련해 "국가 재정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관계부처 간 충분한 협의 하에 검토하되,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장의 의견을 세심히 살펴 준비해 달라"고 말했다. 사실상 ‘2월 임시국회 통과’를 상수로 놓고 적극적 협력을 주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협의회는 올해 들어서는 처음 열린 것으로, 정 총리 취임 이후로는 일곱 번째다. 지난 주말 홍 부총리가 고위당정청 협의체에 불참하면서 손실보상제를 놓고 이견이 표출된 이래 첫 대외 회동인 셈이다. 정 총리는 지난해 1월 취임 후 처음으로 진행한 부총리 협의회를 공개한 뒤로는 모두 비공개 차담회(5차례)로만 진행했다.
국무조정실에서 이례적으로 이번 협의회 일정을 공개한 것은 손실보상제를 둘러싼 당정 갈등설을 서둘러 진화하고 법제화 추진을 위해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조실은 이날 회동을 공개로 전환하고 이례적으로 보도자료까지 제공했다. 국무총리실 관계자는 이날 만남의 취지에 대해 "손실보상 법제화는 문 대통령도 언급한 만큼 ‘하냐 마냐’를 논의할 단계는 지났다"며 "효용성 확보를 위해 실제 소요 예산 및 범위 등을 놓고 향후 잘 맞춰 나가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국조실은 보도자료에서 "정 총리와 두명의 부총리는 문재인 정부 5년차를 맞아 국민이 체감하는 국정성과 창출을 위해서는 내각이 원팀으로 일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총리-부총리 협의회’를 수시 개최해 내각의 결속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여당은 ‘2월 임시국회 통과’라는 구체적 시한을 내걸고 손실보상제 입법 의지를 불태우고 있지만, 현실적 재정 부담 우려뿐 아니라 형평성 논란도 뒤따르는 상황이어서 향후 논의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현재 주 보상 대상으로 거론되는 자영업자나 소상공인 외에도 특수고용직(특고) 종사자나 프리랜서 등도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심각한 경제적 피해를 본 사례가 적지 않다.
그러나 이들은 일반 자영업자처럼 ‘매출’을 명확히 입증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아예 매출·소득신고가 이뤄지는 제도적 경제활동 영역에 진입조차 하지 못한 영세 취약계층은 법제화 과정에서 오히려 법의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다는 우려도 여전하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재정 부담이다. 해외 선진국에 비해 자영업자 비율이 유독 높은 우리나라 현실을 고려하면, 이번 손실보상 법제화에 따라 최소 수조 원 많게는 100조원 이상의 재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재정당국에서 ‘현실적 불가론’을 말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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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은 이 같은 지적을 고려해 민간 전문가들의 의견도 반영하는 등 공론화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정 총리는 오는 28일 목요대화에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 손실보상제를 총괄하게 된 중소벤처기업부의 강성천 차관(장관 직무대행) 등 정부 관계자뿐 아니라 이우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 등 학계 인사 및 소상공인연합회, 한국외식업중앙회 관계자 등을 모두 초청해 종합 의견을 청취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는 윤후덕 국회 기획재정위원장(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참석한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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