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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돌 수입 막은 세관… 법원 "음란물 아냐, 허용해야"

최종수정 2021.01.25 09:21 기사입력 2021.01.25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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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관계 없음/사진=연합뉴스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관계 없음/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조성필 기자] 여성 신체를 본뜬 성인용품, 이른바 '리얼돌'을 음란물로 봐 수입을 막은 세관의 처분은 위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리얼돌을 음란물이 아닌 성기구로 정의한 대법원 판결과 그 결을 같이 하는 판단이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판사 박양준)는 성인용품 전문업체 A사가 김포공항세관장을 상대로 낸 수입통관보류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이 물품이 관세법상 '풍속을 해치는 물품'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며 "다른 전제에서 이뤄진 물품의 수입통관 보류 처분은 위법하다"고 밝혔다.

A사는 지난해 1월 중국에서 리얼돌을 수입하면서 김포공항세관에 수입신고를 했다. 그런데 김포공항세관은 해당 리얼돌이 관세법에서 규정된 '풍속을 해치는 물품'에 해당한다며 수입통관을 보류했다. A사는 이 처분에 불복해 관세청에 심사청구를 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이번 소송을 냈다.


이 소송 쟁점은 리얼돌이 '풍속을 해치는', 즉 음란물에 해당하느냐였다. 대법원 판례 음란물은 '단순히 저속하거나 문란한 느낌을 준다는 정도를 넘어 사람의 존엄성과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왜곡할 정도로 성적 부위나 행위를 적나라하게 표현 또는 묘사한 것'이다. 관세법상 음란물은 국민보건 등을 해칠 우려가 있는 물품으로 분류돼 통관이 보류될 수 있다. 김포공항세관의 처분도 이 법률에 근거했다.


A사는 쟁점을 놓고 해당 리얼돌이 음란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포공항세관은 "신체 은밀한 부분에 대한 묘사가 자세하다"며 음란물에 해당한다고 맞섰다. 문제가 된 리얼돌은 전체적으로 피부색과 비슷한 실리콘을 재질로 사용해 성인 여성의 신체를 재현한 성인용품으로, 가슴과 성기 등은 더 짙은 색깔로 강조됐다고 한다.

하지만 법원은 해당 리얼돌에 대해 '음란물'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비록 성인 여성의 모습을 보다 자세히 표현했지만 그 형상이 실제 사람과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흡사하다고 볼 수준에 이르진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실제 사람과 혼동할 여지도 거의 없어 보인다"며 "전신 인형에 불과할 뿐 그 자체로 노골적으로 특정 성적 부위를 적나라하게 강조하고 있지 않다"고 부연했다.


앞서 대법원은 2019년 6월 유사 소송에서 "리얼돌 수입을 막아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판결한 바 있다. 당시 대법원은 "리얼돌을 음란물로 볼 수 없다"고 본 원심 판결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 판결로 국내에선 리얼돌 수입이 사실상 합법화됐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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