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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잠재성장률 또 역대최저…'일 할 사람' 주는데 산업활력도 바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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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재-실질성장률 격차 나타낸 아웃풋 갭률

작년 -4.48%로 뚝, 올해도 -4%대 유지

잠재성장률 떨어지고 실제 창출하는 부가가치

기초체력에도 못 미쳐


저출산·고령화에 코로나까지

생산가능인구 지속 감소세

산업역동성도 비교대상국 33개 중 30위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역대 최저로 하락하면서 2%대 사수마저 위협받고 있다. 하지만 수치 하락보다 큰 문제점은 잠재성장률과 실질성장률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 경제가 갖고 있는 노동, 자본 요소와 생산성 수준으로 달성할 수 있는 ‘경제 기초체력’도 떨어졌지만 실제로 창출하는 부가가치는 기초체력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22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잠재성장률과 실질성장률의 격차를 비율로 나타낸 '아웃풋 갭률'은 -4.48%로, 직전해(-1.06%) 대비 3.42%포인트나 급락했다. 올해 아웃풋 갭률도 -4.0%로 -4%대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엔 아웃풋 갭률이 다시 반등하겠지만, 격차는 여전히 -2.96%로 벌어져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5년부터 2019년까지의 연평균 아웃풋 갭률이 -0.69% 수준이던 것에 비하면 위기 이후 격차는 더 커지는 셈이다.


수년째 지적되는 ‘경제·산업구조 개혁’을 통해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고 실질성장률과의 격차를 줄이는 것이 절실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인구 급감, 산업들의 활력이 줄어드는 등 한국의 고질적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韓잠재성장률 또 역대최저…'일 할 사람' 주는데 산업활력도 바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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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할 수 있는' 인구 갈수록 줄어든다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지난해 생산가능인구(15~64세)는 약 3736만명으로, 직전해 대비 0.61%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가능인구는 2017년 0.3% 감소한 것을 시작으로 계속해서 줄고 있다. 2027년 3508만명, 2037년엔 3024만명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통계청은 "2020년대엔 생산연령인구가 연평균 33만명, 2030년대엔 연평균 52만명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설명했다.


이미 저출산·고령화가 진행되고 있었던 데다 코로나19 감염병 우려와 경기 침체 때문에 결혼과 출산을 꺼리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점이 생산가능인구를 줄이는 원인이다.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합계 출산율은 통계청이 지난해 예상한 비관 시나리오(2022년·합계출산율 0.72명)를 밑돌 가능성이 있다. 여성이 가임 기간에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가 내년엔 0.72명에도 못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이는 최근 고용·소득 충격이 20~30대에 상대적으로 집중되는 것과 관련이 있다. 청년층은 결혼이나 출산 결정을 연기하거나 아예 취소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인구는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어 잠재성장률이 하락할 수밖에 없다"며 "생산성 개선 추세가 정체된 가운데 자본이나 노동 투입은 둔화하고 있어 노동 부문을 개선시킬 방안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생산연령인구의 감소는 소비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생산력이 떨어지고 총부양비가 올라가면 가처분 소득이 하락해 소비 여력은 줄어들게 된다.


결국 청년층이 결혼이나 출산, 육아를 꺼리는 근본적 이유를 찾아내 해결할 필요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광우 세계경제연구원(IGE) 이사장은 "노동 생산성은 양적, 질적으로 향상시킬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노동의 양을 늘리려면 청년 실업이나 청년들의 주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출산 지원금·임대주택과 같은 방안은 단기 처방에 그친다고 주장했다. 노동의 질은 적절한 인센티브가 있어야 올라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노동생산성은 무리하게 사람을 자른다고 올라가는 게 아니라, 성과에 대한 확실한 보상을 해야 올라간다"고 말했다.


고부가가치 산업 키울 과감한 투자·규제개혁 필요

경제의 생산성도 갈수록 하락하고 있다. 한은 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09~2017년 전체 산업의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1.72%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미국(-0.51%포인트), 일본(-0.57%포인트) 등보다 하락 폭이 크다. 노동생산성이란 노동 투입당 산출량으로, 한 나라의 근로자들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일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한국경제연구원의 ‘한국경제의 역동성 진단’ 보고서에서도 산업역동성이 급감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2014~2018년 산업역동성은 비교 대상 33개국 중 30위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서비스업의 산업구조 변화 속도 하락이 제조업보다 훨씬 컸다. 2011년부터 2019년까지 서비스업의 구조 변화 속도 평균값은 직전 10년과 비교해 38.44% 떨어진다. 같은 기간 제조업이 29.66% 하락한 것보다 훨씬 컸다. 서비스업을 살려야 한다고 정부가 거듭 강조하며 자금을 편성하지만, 규제는 풀지 않고 새로운 기업이 만들어지기 어려운 여건을 개선하지 않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대형마트 규제, 우버·타다 등의 신모빌리티 사업 금지 등의 규제조치를 보면 한국에서 서비스업 혁신이 일어나기 어려운 상황이란 얘기다.


한은 경제연구원은 "노동생산성을 높이려면 투자 활성화, ICT의 업무 활용도 제고, 연구개발(R&D) 효율성 향상 등에 힘써야 한다"며 "저생산성 기업이 원활히 퇴출될 제도적 환경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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