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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1년] '땀방울 백신'…의료진의 사투는 계속된다

최종수정 2021.01.19 11:25 기사입력 2021.01.19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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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서울역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의료진이 서로를 격려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서울 중구 서울역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의료진이 서로를 격려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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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김흥순 기자] "확진된 80대 부부가 같이 입원 치료를 받던 중 할아버지 병세가 갑자기 악화됐어요. 임종을 앞둔 상황인데도 할머니께는 그 사실을 전할 수가 없더라고요. 결국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뒤에야 가족이 알려드렸는데 그러한 상황을 지켜만 봐야 한다는 사실이 마음 아팠습니다."


지방의 한 국립의료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환자 대응 업무를 담당하는 간호사 김현정(가명)씨는 국내 코로나19 발생 1년을 되돌아보며 가장 안타까웠던 경험을 이렇게 떠올렸다. 그는 "코로나19가 아니었더라면 한 가족이 이러한 슬픔을 겪지 않았거나 적어도 집이나 병원에서 임종을 함께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했다"며 "같은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하면서도 코로나19 환자들의 병실을 엄격히 구분해야 하기 때문에 부부끼리 얼굴도 보지 못하고 이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애달팠다"고 전했다.

방호복 착용만으로도 두려웠던 그 때
"부부끼리 얼굴 못 보고 이별하는 상황 지켜볼 때 가장 안타까워"

20일이면 국내에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보고된 지 1년이 된다. 김씨와 같은 코로나19 의료진은 지난 1년간 감염병의 두려움과 맞서며 환자 곁을 지켰다. 김씨가 처음 코로나19 업무에 투입된 건 신천지예수교 대구교회와 청도 대남병원 등을 중심으로 대구·경북 지역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한 지난해 2월 말이다. 그는 "외래 업무를 담당하다가 상황이 워낙 급박해 짧은 교육을 받고 코로나19 환자 대응에 투입됐다"며 "감염병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던 때라 방호복을 입고 병동에 간다는 자체만으로 공포심을 느꼈다"고 회고했다.


요양병원에서 확진 판정을 받고 입원한 고령의 환자가 많아 식사와 용변 등 보호자나 간병인들이 하던 일들까지 모두 간호사들이 대신했다고 한다. 김씨는 "돌봐야 할 환자가 많을 때에는 동료 간호사들이 화장실 가는 시간도 줄이느라 참고 일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지금은 많이 익숙해졌지만 초반에는 방호복을 입고 주사를 놓고 열을 재는 시간도 평소보다 2배 이상 걸렸다"고 덧붙였다. 그는 "코로나19는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싸움"이라며 "국민이 경각심을 늦추지 않고 정부 지침을 잘 따르면서 서로 조심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서울역 광장에 마련된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한 의료진이 안면보호구를 착용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서울역 광장에 마련된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한 의료진이 안면보호구를 착용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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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 전화기 손에서 못 놔…일방 지침·중복 행정업무 부담
"의료진 '번아웃' 막으려면 무분별한 장기 입원부터 개선해야"

정진원 중앙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금도 밤 12시가 넘은 시간에 병원에 나가 환자 상태를 살펴야 할 일이 잦다. 다른 곳에 있던 환자가 상태가 나빠져 옮겨올 경우나 늦은 시각 확진 판정을 받은 중증환자가 들어올 때도 본인이 직접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회진이나 치료는 병원 내 다른 의사와 같이 하지만 전원 문의에 직접 응대하고 결정하는 건 오롯이 정 교수 몫이다. 지난해 2월부터 지금껏 1년 내내 하루 24시간 전화를 손에서 놓을 수 없는 것도 그래서다.

코로나19 환자 치료가 어려운 건 단순히 격리시설을 마련하고 몇 겹의 보호구를 착용해서만은 아니다. 최일선에서 환자를 돌보는 의료진이 판단할 여지를 거의 주지 않는 방역당국의 지침도 이들을 지치게 하는 큰 요인이다. 정 교수는 "감염력이 사라져 격리실에 있을 필요가 없는데도 열이 난다는 이유만으로 격리해제가 안 된다는 식으로 대처해야 하니 병상을 원활히 운영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요양병원에 있던 환자가 다 나았는데도 기존 병원에서 다시 받아주지 않아 중증 병상을 그대로 차지하고 있는 일도 자주 있다"고 말했다.


매일 빼곡한 보고 양식을 채우는 행정업무는 물론, 같은 내용을 각기 다른 관청에다 일일이 따로 입력하는 것도 적잖은 부담이다. 1년가량 이어진 코로나19 사태가 앞으로도 몇 달 더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현장 의료진의 ‘번아웃(burn-out·심신이 탈진한 상태)’ 우려를 덜기 위해선 무분별한 장기 입원을 막을 장치가 필요하다고 정 교수는 강조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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