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매출 90% 中 따이공에 의존…코로나로 본 면세점의 그늘
코로나19 여파로 방한객 급감
중국 따이궁이 면세점 먹여살려
따이궁에 편중된 매출 구조로
화장품 매출 비중도 치솟아
따이궁 수수료 오르면서 이익도 급감
[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 국내 면세시장에서 중국 보따리상(따이궁)에 의한 매출 비중이 9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해외 방한객이 급감하며 그나마 따이궁이 면세점을 먹여살린 셈이다.
12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국내 면세점 매출은 14조321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2% 줄었다. 12월 매출을 더하면 16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인 고객 수는 전년보다 85% 급감했으나 매출 규모는 상대적으로 감소 폭이 작았다. 국가별 매출 구성비를 보면 중국이 93~95%를 차지했고 뒤를 이어 한국 3%, 일본 1% 수준으로 집계됐다.
최근 4년간 면세 시장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매년 높아졌다. 롯데면세점에 따르면 2017년 중국 매출 비중은 66%에 불과했지만 해마다 가파르게 증가해 2019년 82%까지 증가했고, 지난해에는 93%로 마감했다.
2017년 중국이 사드(THAAD, 고고도마사일방어체계) 배치 보복으로 한한령(한류 제한령)을 내리면서 중국 매출 대부분을 차지했던 단체관광객(유커)이 발길을 끊었다. 유커의 빈자리는 따이궁이 메웠다. 중국에서 온라인 거래시장이 발달하면서 웨이상(모바일 판매상)이 늘었고, 이들의 주문을 받은 따이궁이 한국 면세점을 찾기 시작했다. 한국 면세업체들은 '따이궁' 덕을 보면서 매년 사상 최대 매출을 경신했다. 그러면서 업체들의 따이궁 의존도는 더욱 높아졌다. 2019년 따이궁 매출 비중은 전체의 80% 수준이었다. 지난해는 90%대로 치솟았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면세업체 매출은 따이궁 매출이나 다름없다"고 설명했다.
따이궁에 편중된 매출로 국내 면세시장에서 화장품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덩달아 치솟고 있다. 2015년 50% 내외였던 화장품 비중은 2019년 68%로 높아졌다. KB증권 분석 자료를 보면 지난해 면세점 내 화장품 매출액은 전년보다 10% 감소할 것으로 봤다. 전체 면세점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94%에 달했다. 비(非) 화장품 매출이 89% 급감한 것으로 추정했다. 화장품의 한국면세점 가격이 현지보다 40% 이상 저렴하다.
업체들의 수익성은 악화됐다. 2014년 9.9%였던 롯데면세점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1~11월) 적자를 내면서 마이너스로 진입했다.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도 상황은 비슷하다. 누적적자가 각각 1107억원, 898억원을 기록했다. 면세점은 중국 여행사에 따이궁을 모객해준 대가로 송객수수료(구매물품 매출 기준)를 지불한다. 따이궁에게는 직접 제품 할인율을 적용해준다. 송객수수료와 제품 할인율을 더한 전체 수수료율은 지난해 초 35~38% 수준에서 9월 이후 43~46%까지 치솟았다. 면세점이 물건을 팔고도 이익은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
따이궁에 편중된 매출 구조는 우리 면세산업의 취약성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100만원 어치 물건을 팔고 46만원을 돌려준 셈이라 매출 절반을 따이궁 유치 비용으로 사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중국 정부가 면세 육성 정책을 펼치면서 따이궁도 집중적으로 단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기형화된 면세시장에서 따이궁 방한이 갑자기 줄면 면세업체들의 이익은 지하로 떨어질 것"이라고 했다.
국내 면세업체 수장들은 올해 이익개선과 함께 체질 개선을 주문하고 나섰다. 유신열 신세계면세점 대표는 임직원들에게 "업의 본질에 대해 다시 정립하는 기회로 삼고 운영효율을 높이는 데 집중해달라"고 당부했다. 이갑 롯데면세점 대표 역시 임직원들에게 "5년 후를 내다봐야 한다""면서 해외 시장을 발굴에 적극 나서달라"고 했다. 롯데면세점은 올해 일본 간사이공항 면세점 추가 오픈을 시작으로 베트남 다낭시내점, 베트남 하노이시내점, 호주 시드니시내점 등에 매장을 연다. 업계가 체질 개선에 나설 수 있도록 정부가 ‘제 3자 반송 허용’ 등 적극적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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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훈 한양대학교 교수는 "관광유통산업은 경험과 노하우, 업력과 국내외 네트워크 등이 필요한 사업이기 때문에 한 번 무너지면 복구하는데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다"면서 "면세산업 생태계(인력 및 구조)가 유지되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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