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바브웨 태권소녀, "아동 결혼과 싸우자"…아이들에게 태권도 전파
17세 나시라이셰 마리차, 4년째 빈민촌에서 태권도 수업
"태권도 통해 아동 결혼과 맞서 싸워야"
[아시아경제 김대현 기자] 아동 결혼 문제가 심각한 아프리카 짐바브웨에서 빈민촌 아이들에게 '태권도'를 가르치고 있다는 10대 소녀의 사연이 알려졌다.
5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짐바브웨의 나시라이셰 마리차(17)는 2018년부터 수도 하라레에서 15㎞ 떨어진 한 빈민촌을 찾아 태권도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친구들이 결혼 때문에 학교 떠나는 것을 보고 (수업을) 결심했다"면서 "(아동 결혼은) 우리가 싸워야 할 인식이다. 힘들지만 꼭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수업은 먼지 쌓인 학교 뒷마당 등 열악한 장소에서 진행된다. 그럼에도 어린이 수강생들은 이곳에 길게 줄을 서서 발차기와 주먹지르기 등 태권도 기술을 배운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마리차는 "태권도는 기혼이든 독신이든 여자아이들에게 매력적"이라며 "태권도를 통해 어린 소녀와 어머니가 손을 잡고 (아동) 결혼과 싸울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수업에선 아동 결혼 문제를 지적하는 교육도 함께 이뤄진다. 언어ㆍ신체적 학대와 가정 내 성폭력, 임신으로 인한 합병증, 빈곤 등 결혼이 미성년자의 삶을 어떻게 옥죄는지 설명한다. 이 수업엔 어린이 수강생들의 학부모도 참여하는 데 대부분 마리차의 과거 학교 친구들이다. 마리차는 "우리는 결혼 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면서 "이곳은 소녀들이 서로의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이라고 덧붙였다.
아동 결혼은 경제난이 심각한 남부 아프리카 국가들의 주요 사회문제다. 짐바브웨도 2016년부터 법률을 개정해 18세까지 합법적으로 결혼할 수 없도록 했지만, 여전히 많은 미성년 여성들이 강제 결혼으로 고통받고 있다. 지난해 4월 유엔아동기금(UNICEFㆍ유니세프)은 전세계 여아의 약 30%가 18세가 되기 전에 결혼한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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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 통신에 따르면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은 빈곤층 가정의 아동 결혼 부담을 가중하고 있다. 일부신부 측 가정은 사위가 결혼할 때 내는 돈을 '생계 수단'으로 활용한다. 지역 내 한 시민단체는 "일부 종교 종파는 영적 인도를 명목으로 10세 소녀들에게 나이 차가 많은 남성과 결혼하도록 권장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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