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금 내도 열겠다" 거리두기 형평성 논란에 '오픈 시위' 나선 헬스장
실내체육시설 형평성 논란…당국 "보완 필요"
"실내체육시설 제한적 운영 필요하다" 靑 청원, 19만명 이상 동의
전문가 "거리두기 기간 길어지면서 국민 피로감 높아"
[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태권도장은 되고 헬스장은 왜 안되나요?"
정부가 헬스장과 필라테스 등 실내체육시설에 대한 집합 금지조치를 2주 연장하자 업주들이 이에 반발하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헬스장 운영은 계속 금지하면서 태권도·발레 등의 소규모 체육시설은 제한적으로 허용한 것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주장이다.
특히 일부 헬스장 업주들은 정부의 방역 조치에 항의하는 뜻에서 금지 조치를 어기고 영업을 재개하는 이른바 '오픈 시위'에 나서고 있다. 전문가는 계속된 거리두기 연장으로 국민들의 피로감이 극에 달했다고 지적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전날 0시부터 17일 24시까지 적용되는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에서는 학원·교습소와 스키장·빙상장·눈썰매장 등 실외 겨울스포츠 시설의 운영이 제한적으로 재개된다.
학원·교습소는 동시간대 시설 내 입장할 수 있는 인원을 9명 이내로 유지하면 교습을 운영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소규모 체육시설이라 할 수 있는 태권도·요가·발레 학원도 학원으로 등록해 있다면 제한적으로 문을 열 수 있게 됐다.
스키장·썰매장과 같은 실외 겨울 스포츠시설도 운영을 허용하지만,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는 닫아야 하며, 수용인원도 3분의 1로 제한됐다.
반면 헬스장, 수영장, 필라테스 센터 등은 2주 더 문을 닫아야 한다. 실내체육시설과 야외 스크린골프장은 코로나19 감염 확산 우려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이유에서 집합 금지조치가 그대로 유지됐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영업 제한 조치를 당한 헬스장 업주 등은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정부가 학원과 스키장 등에 대한 조치는 일부 완화했지만, 실내체육시설은 세 차례 영업금지 조치를 당하면서 운영에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또 이들은 코로나19 사태 후 신규회원이 사실상 들어오지 않는 상태에서 집합 금지조치까지 계속되자 생존권에 위협을 받고 있다는 입장이다.
자신을 헬스장 관장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스키장이나 태권도장 등은 제한적이더라도 일단 영업 자체를 할 수 있는 거 아니냐. 이런 장소들도 수칙을 안 지키거나 잘못하면 감염되는 것은 마찬가지"라며 "그런데 왜 헬스장과 다른 몇몇 업종들만 일부 운영도 못 하게 하냐. 왜 형평성에 차이를 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애초에 단기간 고강도로 거리두기를 해 확진자 수를 잡았더라면 반복적으로 영업 중지를 하진 않았을 거다"라며 "계속되는 영업중지 조치로 인해 너무나 큰 피해를 보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집합 금지조치에 반발하며 헬스장 운영을 강행하는 등 집단행동에 나서고 있다.
5일 헬스장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헬스장을 열었다"는 내용의 게시물이 연이어 게재되고 있다. 특히 경기도 포천에서 헬스장을 운영하는 오성영 전국헬스클럽관장협회장도 전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방역 수칙을 지키면서 정상 오픈 한다"며 "수도권에 운영 금지 중인 자영업자 여러분도 모두 다 정상적으로 오픈을 하자"고 했다.
그는 "우리 국민 대부분이 처음부터 3단계로 굵고 짧게 가자고 그렇게 이야기를 했지만, K-방역으로 자화자찬만 늘어놓더니 이게 무엇이냐"며 "머슴(정부) 월급 주는 주인들(국민)이 다 굶어 죽어간다"고 일갈했다. 오 회장 외에도 서울 용산구와 마포구 등에서 헬스장을 운영하는 이들도 오픈 시위에 동참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필라테스 업주들 또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통해 형평성 있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촉구하는 중이다. 지난해 12월30일 필라테스·피트니스 사업자 연맹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코로나 시대, 실내체육시설도 제한·유동적 운영이 필요하다"는 제목으로 청원 글을 올렸다.
청원인은 "실내 체육 산업의 수백 명의 대표님과 수천 명의 강사님을 대표해 정부에 실효성 있는 정책, 형평성 있는 정책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체육 시설업자도 국민이다. 체육시설업 중 잘못한 곳은 마땅히 처벌받아야 한다. 그러나 정부 지침을 잘 지키면서 조용히 견뎌온 곳이 훨씬 많다"며 "'코로나 때문이 아니라 그보다 먼저 굶어 죽겠다'는 외침에 정부는 귀 기울이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해당 청원은 5일 오전 11시 기준 19만5600명 이상의 동의를 받았다.
이러한 논란에 방역당국은 "현장 의견 등을 반영해 수정·보완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은경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전날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시설 간의 형평성에 대한 문제 제기가 여러 분야에서 제기되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형평성에 대한 부분과 또 사회적 거리두기의 각 시설별, 업종별 위험도 또는 조치내용에 대해서는 계속 평가해서 보완하도록 중앙사고수습본부 등과 협의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전문가는 큰 성과 없이 거리두기 기간을 연장하다 보니 국민들이 더욱 힘들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형평성 문제는 이전까지 계속 있었다. 하지만 거리두기 2.5단계 기간과 특별 방역 기간 등이 길어지다 보니 국민들이 더욱 버티기 힘들어하는 것"이라며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조치 등을 하면서 부분적으로 방역에 효과가 있긴 하지만, 드라마틱하게 확진자 수가 200명대 미만으로 떨어진 것도 아닌데 이러한 방역 지침을 또 연장하니 지친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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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형평성 문제를 완전히 없애기는 힘들다. 하지만 방역 기간이 길어지다 보니 여러 분야에서 형평성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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