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의 '사부곡'… 최후진술서 이건희 언급하며 울먹(종합)
"최고 수준 투명성 갖춘 회사 만들겠다"
"두 번 다시 잘못 되풀이 하지 않을 것"
"존경하는 아버님께 효도하고 싶어"
특검 "국정농단 핵심 사건"… 징역 9년 구형
재판부 내년 1월18일 선고공판 진행 예정
[아시아경제 조성필 기자, 이기민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30일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최후진술에서 선대와는 다른 이재용식 삼성에 대한 대계(大計)를 밝히며 선처를 호소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 심리로 진행된 이 사건 결심공판에서 "최고 수준의 투명성과 도덕성을 갖춘 회사를 만들 것을 약속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본연의 역할에 부족함 없도록 뒷받침할 것"이라며 "두 번 다시 잘못을 되풀이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 5월 준법감시위 권고를 받아들여 경영권 승계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면서 "거듭 말하지만 제 아이들이 경영권 승계 문제와 관련돼 언급되는 일 자체가 없도록 하겠다"고도 했다.
이 부회장은 고 이건희 삼성 회장을 언급하며 울먹이기도 했다. 그는 "너무나도 존경하고 또 존경하는 아버님께 효도하고 싶다"며 "모든 게 제 책임이고 죄를 물을 일 있으면 다 저에게 물어달라"고 했다. 또 "함께 피고인석에 있는 선배들은 평생 회사를 위해 헌신한 분들"이라며 "너무 꾸짖지 마시기를 간곡히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이 부회장 변호인은 최후변론에서 "삼성의 준법감시제도가 이 사건 이후 대폭 강화된 점을 양형에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경환 변호인은 "준법감시제도가 완벽한 시스템이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삼성은 해당 제도로 많은 변화를 겪었고 전문심리위원을 통해 진정성과 지속가능성을 확인했다"며 "준법감시제도 변화가 우리나라 다른 기업에 미칠 영향을 고려하면 이런 내용이 피고인 양형에 중요하게 고려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맞서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날 이 부회장에게 징역 9년 구형했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 자금으로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에게 뇌물로 제공한 말 '라우싱' 몰수도 함께 요청했다. 특검은 이 부회장과 같은 혐의로 기소된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사장, 최지성 전 삼성전자 미래전략실장,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에겐 각각 징역 7년을,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에게는 징역 5년을 구형했다.
특검은 구형 이유로 "이 사건은 국정농단 사건 중 핵심에 해당한다"며 "국정농단 사건 관련 박근혜 전 대통령, 최서원씨 등 주범들은 모두 중형이 선고돼 법치주의와 평등의 원리가 절실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기업은 삼성과 삼성이 아닌 곳으로 나뉜다는 말이 회자할 정도로 압도적인 힘을 가진 그룹"이라며 "우리 사회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서는 부정부패에 단호한 모습을 보이고 모범을 보여야 하는 것이 삼성의 위치"라고 지적했다. 특검은 이어 "국정농단 범행 과정에서 영향력이나 힘이 약한 다른 기업들보다 더 적극적이었고 쉽게 범죄를 저질렀고 책임을 피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특검은 앞선 1·2심보다는 구형량을 다소 낮췄다. 당시 특검은 징역 12년을 구형했다. 특검은 "대법원에서 일부 혐의에 대해 무죄가 확정된 점을 고려했다"고 했다.
이 부회장에 대한 파기환송심 선고는 내년 1월18일 오후에 이뤄질 예정이다. 앞서 재판부는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의 실효성을 이 부회장의 양형에 반영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다만 재판부는 "준법감시위의 실효성과 지속 가능성을 신중히 판단하겠지만 이것이 유일하거나 중요한 양형 조건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박 전 대통령과 최씨에게 그룹 경영권 승계 등을 도와달라고 청탁하고 그 대가로 뇌물을 건넨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이 부회장의 혐의 일부를 유죄로 보고 징역 5년을 선고했고, 항소심은 1심에서 유죄로 본 액수 중 상당 부분을 무죄로 판단해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지난해 8월 2심에서 무죄라고 결론 내린 일부 금액도 유죄로 봐야 한다며 사건을 깨고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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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첫 공판이 열린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은 올해 1월 특검 측이 재판부 기피 신청을 내면서 한동안 중단됐다. 특검 측은 재판부가 준법감시위 실효성을 이 부회장의 양형에 반영하겠다고 하자, "예단을 갖고 소송 지휘를 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하지만 특검 측의 기피신청은 지난 9월 대법원에서 기각됐고, 파기환송심은 지난 10월 재개됐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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