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실손보험 청구절차 전산화 내년엔 이뤄지길…
보험을 가입한 소비자가 가장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당연히 보험금을 받아야 할 때 제대로 받는 것이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인데 이러한 상식이 통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
우리나라 건강보험제도는 다른 나라 보다 우수한 편이지만, 소비자가 부담하는 의료비도 만만치 않아 2020년 6월말 기준으로 우리나라 국민 중 3800만명이 의료비부담을 줄이기 위해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하고 있다.
실손보험은 제2의 건강보험이라고 할 만하다. 소비자가 실손보험을 가입할 때는 참으로 편리하다. 인터넷으로 현재 팔리고 있는 보험상품을 회사별로 금액별로 한 번에 다 찾아볼 수 있고 계약을 체결할 때도 굳이 보험사를 방문하지 않고 스마트폰을 이용해 편리하게 가입할 수 있다. 보험료를 지불하는 것도 자동이체도 가능하고 스마트폰 등을 활용하면 너무도 편리하다.
하지만, 정작 보험료를 납부한 소비자가 실손보험의 보험금 청구할 때는 필요한 서류 제출이 어려워 청구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보험 가입할 때에 가졌던 기대가 많이 충족되지 못하고 있다.
요즘도 언론을 통해 실손의료보험의 불편한 청구방식에 대한 소비자의 불만이 끊이지 않고 제기되고 있다.
현재 보험금을 청구하려면 소비자는 병원을 방문해 일일이 영수증과 진료비내역서 등을 종이로 발급받아 보험사를 방문해 제출하거나 우편 또는 팩스로 보내야 한다. 그나마 나아진 방법이 스마트폰으로 종이서류를 사진으로 찍어서 보내는 방법인데 이마저도 소비자가 병원을 방문하여 일단 종이로 된 서류를 발급받아야만 가능하다.
소비자가 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때 서류를 챙기지 못했다면 다시 병원을 재방문해야만 하는데 보험금 청구금액이 소액이면 너무도 번거롭고 불편하게 된다. 정작 보험을 가입하고서도 보험금 청구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참으로 IT기술이 발달한 나라이다. 과거에는 교통사고가 발생하여 보험금이나 국민연금 등을 신청하기 위해서는 경찰서를 직접 방문하여 교통사고사실확인원을 발급받아 제출해야 했지만, 지금은 행정정보공동이용망이라는 전산망을 활용하여 종이서류를 발급받지 않고도 경찰서에서 국민연금공단 등에 바로 전자문서로 전송되도록 개선된 바 있다. 이처럼 조금만 제도의 뒷받침이 이뤄진다면 종이서류제출에 따른 불편함을 해결하는 건 크게 어려워 보이지 않는다.
실손보험의 경우도 환자가 직접 전산상에서 본인의 정보를 지정해 보험사로 전송할 수 있다면 종이서류 발급의 불편함으로 인해 보험금 청구를 포기하였던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
일부 의료계는 전산망을 이용해 정보가 전달된다면 개인정보가 무분별하게 유출되고 의료기관의 업무부담이 증가한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합리적이고 타당한 지적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발달된 IT기술은 이미 이러한 우려를 해소하고 있으며 현재도 세브란스 등 일부 대학병원은 실손보험의 청구 편의를 위해 환자가 직접 필요서류를 지정해 보험사로 전송하는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다.
실손보험의 보험금 청구절차가 비효율적이고 불편하다는 지적에 따라 국민권익위원회가 제도개선을 권고한 것이 2009년이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여전히 국민은 보험금청구에 불편을 겪고 있다. 그동안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회와 정부가 실손의료보험의 청구전산화를 위해 계속 노력해왔고 지난 20대 국회에서는 법적 근거마련을 위한 보험업법 개정안도 발의되었지만 정작 논의조차 되지 못하고 폐기됐다.
그나마 21대 국회가 구성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여당에서는 전재수 의원과 고용진 의원이, 야당에서는 윤창현 의원이 다시 실손의료보험 청구전산화를 위한 보험업법 개정안을 발의하였다. 모처럼 여당 야당 모두 동일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실손보험의 청구절차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만큼, 이번에는 실손보험 청구전산화가 꼭 이뤄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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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미수 서울디지털대 교수(한국금융소비자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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