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푸드점 카공족 몰리자
카페처럼 음료 취식 금지
하지만 햄버거 시키면 홀 이용 가능
"공부할 곳 없어 몇 천원 안아까워"

29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 패스트푸드점. 음식을 주문한 카공족들이 공부하고 있다. 사진=김수환 기자 ksh2054@

29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 패스트푸드점. 음식을 주문한 카공족들이 공부하고 있다. 사진=김수환 기자 ksh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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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정윤 기자, 김수환 기자] "3000원짜리 햄버거 하나만 더 시키면 이전처럼 몇 시간이고 공부할 수 있어요."


29일 오후 4시 서울 성동구의 한 패스트푸드점에서는 카공(카페 공부)족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10여명의 손님 중 3명은 노트북을 펼쳐 놓은 채 두꺼운 노트에 무언가를 열심히 필기하고 있었다. 이날부터 패스트푸드점에서 음식을 주문해야만 좌석 이용이 가능해 '커피 한 잔' 시켜놓고 공부하는 카공족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노트북 옆에는 음료와 함께 햄버거 하나가 놓여있었다. 대학생 최모(27)씨는 "음료만 먹을 경우 매장 이용이 어렵다고 해 햄버거도 함께 주문했다"면서 "요즘 공부할 곳이 없어서 몇 천원 더 쓰는 게 크게 아깝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날 방문한 홍대와 영등포역 인근 패스트푸드점 3곳에서도 식사를 하는 손님들 사이로 카공족들이 포착됐다. 손님 10명당 2~4명은 음료에 추가적으로 햄버거를 하나씩 주문한 채 공부에 열중하고 있었다. 음식은 먹는 둥 마는 둥했다. 주문한 햄버거는 뜯지도 않은 채 신문만 들여다보는 이도 있었다. 대학생 장모(25)씨는 "주로 카페에서 공부를 하는데 홀 이용을 할 수 없고 도서관도 문을 닫았다"면서 "그나마 햄버거 가게가 저렴하고 조용한 분위기라 음식 하나만 시켜놓고 공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2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패스트푸드점에서 커피ㆍ음료ㆍ디저트류를 주문할 때는 포장이나 배달만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결정으로 카페 홀 이용이 금지되자 풍선효과로 패스트푸드점을 방문해 공부를 하는 이들의 수가 크게 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가격 상관없이 햄버거 하나만 주문하면 이전처럼 매장 내 공부가 가능해 패스트푸드점은 여전히 카공족의 성지(?)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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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공족들이 패스트푸드점에 장시간 상주하면서 일부는 방역 수칙을 까맣게 잊기도 했다. 한양대 인근 패스트푸드점에서는 카공족 2명이 마스크를 턱까지 내린 채 대화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이 자리는 비워주세요'라는 안내문이 붙은 자리에 앉아 일행과 머리를 맞대고 인터넷 강의를 듣는 이들의 모습도 보였다. 이러한 모습은 영등포역 인근 패스트푸드점에서도 그대로 연출됐다. 패스트푸드점에 카공족이 몰리고 방역 수칙 위반 사례도 나오지만 관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홍대의 한 패스트푸드점 직원 A씨는 "샌드위치 등 기본 메뉴만 시키고 공부하는 사람이 있지만 이들을 따로 제재하진 않는다"면서 "취식 시간도 제한이 없다"고 했다. 또 매장 이용 시간은 1시간이며 취식 때를 제외하면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안내하는 곳도 있었지만 이를 확인하는 직원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김수환 기자 ksh205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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