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영 (사)공부하는 선수 운동하는 학생 회장/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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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월18일 제41대 대한체육회장을 뽑는 선거가 열린다. 이달 28일과 29일 접수한 후보자 가운데 국제 체육계에서 우리나라를 대표하고 생활체육과 엘리트 체육의 융합 모델을 정착시킬 수장이 탄생하는 것이다. 올해는 대한체육회의 전신인 조선체육회가 창립(1920년)한 지 100주년이 되는 해였다. 새로운 회장은 대한민국 체육의 또 다른 100년을 여는 막중한 임무를 안고 있다.


우리 체육은 지난 100년 동안 국가의 영웅들을 탄생시키며 국민에게 자부심과 힘을 줬으나 최근에는 '적폐'로 몰리는 안타까운 사건·사고들도 있었다. 새 체육회장은 이러한 부조리를 청산하고 소수 엘리트 체육인들이 중심이었던 체육계를 모든 국민을 위한 생활체육으로 전환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리더가 필요하다.

41대 대한체육회장과 함께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면서 '체육은 교육'이라는 인식이 반드시 정착되기를 기대한다. 인간의 두뇌가 성장하는 데 가장 중요한 시기인 12살 즈음까지 가장 중요한 교육 수단은 동료·어른들과의 소통이다. 이를 실현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바로 체육이다. 또 청소년들에게 정정당당한 스포츠맨십과 규칙을 준수하는 준법정신을 가르칠 수 있는 과목도 체육이다. 꾸준한 운동을 통해 국민 건강을 향상시키고 막대한 건강보험 지출을 절감하는 일도 생활체육을 통해 가능하다.


새 체육회장이 체육 교육을 대학 입시에 반영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만드는 일에도 관심을 기울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현재 미국의 대학 교육이 지향하는 '학생선수' 시스템을 국내 실정에 맞게 적극적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 '특기생'으로 불리는 전문 운동 선수가 아니라 학업이 중심인 학생들이 자신의 소질을 발휘해 공교육과 지역의 스포츠 클럽에서 특정 종목을 훈련하고, 이들이 대학 입시에서 가산점을 받아 진학에 도움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학생선수들이 대한체육회 산하 경기단체가 주관하는 대회에서 승점을 쌓아 국가대표가 되고, 성적에 맞는 대학에 진학해 원하는 학문을 전공하며, 공부와 운동을 병행해 국제 경기에도 출전하고, 대학을 졸업한 뒤에는 취업이나 창업을 하거나 전문직 개업도 가능한 그런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렇게 공부와 운동을 병행하는 학생선수들이 각 종목의 국가대표로 선발되는 시스템을 갖춘다면 법조인, 디자이너, 금융인 등 다양한 직업을 희망하는 이들이 세계선수권이나 올림픽에 출전하는 사례들을 우리도 어렵지 않게 보게 될 것이다.


학생선수 모델이 정착된다면 체육계의 부조리가 줄고 은퇴 체육인들이 사회 구성원으로 자리매김하기 수월해질 수 있다. 우선 지역 스포츠 클럽이 활성화되면 청춘을 모두 바쳐 운동하고도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지 못하거나 일자리가 없어 고심하는 체육인들에게 재능을 발휘할 기회가 생길 것이다.


운동 장비를 독점해 강압 판매하거나, 운동 선수들의 전지 훈련비와 대회 출전비를 횡령하거나, 특기생으로 진학하기 위해 뇌물을 주는 폐단도 뿌리 뽑을 수 있다. 학생선수들에게 체육은 막다른 길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계를 위해 운동을 하던 선배들에게 일자리를 부탁하거나 체육계 인맥을 쌓고 유지하기 위해 혹시라도 직간접적으로 목격하게 되는 부조리를 묵인할 필요가 없다.


이러한 시스템은 결국 체육이 교육의 가장 중요한 과목이라는 본질에서 출발해야 하며 정부가 지향하는 '공부하는 선수, 운동하는 학생' 모델이 하루빨리 정착돼야만 실현할 수 있다. 대한체육회장 선거를 앞두고 후보자 가운데 누가 이러한 가치를 이해하고 경험했는지도 충분히 따져봐야 한다. 체육회장은 정치인이 아니다. 향후 우리 체육의 또 다른 100년을 설계할 전문지식과 경험을 겸비한 리더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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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영 '(사)공부하는 선수 운동하는 학생'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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