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선수 성폭력 방지·인권 보호"…정부, 표준계약서案 마련
문체부-민주당, 22일 표준계약서 공개 토론회
근로감독 조사 결과, 노동법 위반 219건 적발
불평등 계약문화, 불합리한 조직문화 개선 판단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정부가 프로스포츠와 직장운동경기부 선수 인권 보호를 위한 표준계약서 제정안을 마련했다. 계약 당사자의 권리와 의무, 계약기간·금액, 성폭력 방지, 분쟁해결 등에 관한 내용이 명시됐다.
또한 고용노동부가 최근 근로감독을 실시한 지방체육회 30곳 전체에서 총 219건의 노동관계법 위반사항이 적발돼 불합리한 조직문화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더불어민주당의 박정, 전용기 의원이 공동 주최하고 대한체육회와 한국프로스포츠협회가 함께 주관하는 체육 분야 표준계약서 공개토론회가 22일 오후 1시부터 유튜브로 생중계된다.
프로스포츠 야구·축구·농구 등 표준계약서 5종 마련
문체부는 임의 탈퇴 등 프로스포츠 제도 전반을 검토하고 공정한 계약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프로스포츠 표준계약서를 도입한다.
이를 위해 국회와 협의해 표준계약서를 개발하고, 프로스포츠단에 보급하는 내용으로 '스포츠산업 진흥법(내년 12월 공포)'을 개정했다. 이후 프로스포츠 연맹, 구단, 선수 간담회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해 프로스포츠 표준계약서 제정안을 마련했다.
프로스포츠 표준계약서에는 ▲선수와 구단의 의무 ▲계약기간 ▲보수 ▲비용부담 ▲부상 및 질병 ▲상해보험 ▲초상권 및 퍼블리시티권 ▲계약의 양도 ▲성희롱 등 성폭력 방지 ▲계약해지 ▲ 분쟁해결 등에 관한 내용이 담겼다.
고 최숙현 동료 선수들이 6일 국회에서 팀 감독과 팀 닥터, 선배 선수들에 대한 추가 피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동료 선수들은 "경주시청 팀은 감독과 특정 선수의 왕국이었고, 폐쇄적이고 은밀하게 상습적인 폭력과 폭언이 당연시됐다. 한 달에 10일 이상 폭행을 당했으며 욕을 듣지 않으면 이상할 정도로 하루하루를 폭언 속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고 말했다./윤동주 기자 doso7@
원본보기 아이콘이번 토론회에서는 야구, 축구, 농구(남·여), 배구 5종의 표준계약서안을 공유하고 토론한다. 토론회 후에도 표준계약서안에 대한 의견을 내년 1월 10일까지 한국프로스포츠협회 이메일(propro@prosports.or.kr)로 받는다.
문체부는 이를 종합 검토해 표준계약서를 확정하고, 최종 법제화할 계획이다. 이후 표준계약서를 해설서와 함께 문체부, 한국프로스포츠협회, 각 프로스포츠 연맹 누리집을 통해 배포한다.
지방체육회, 노동법 위반 219건…불공정 계약 개선 시급
고용부는 고(故) 최숙현 선수 인권침해 사건이 발생한 경주시 체육회에 대한 특별 근로감독 이후 전국 지방체육회 대상으로 지난 9월초부터 10월말까지 수시 근로감독을 확대해 실시했다.
그 결과, 근로감독 대상 지방체육회 30곳 전체에서 총 219건의 노동관계법 위반사항이 적발됐다. 광역지자체 지방체육회 전체(17곳), 기초지자체 지방체육회 중 직장 내 괴롭힘 등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거나 규모가 큰 지방체육회(13곳)를 대상으로 했다.
지방체육회 소속 선수들은 근로기준법 상 근로자에 해당함에도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연차휴가수당 등 법정수당을 제대로 지급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근로계약서도 작성하지 않는 등 기초노동질서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조직문화 진단 설문조사 결과 불합리한 조직문화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독 대상 30곳 중 13곳에서 응답자 50% 이상이 최근 6개월 동안 한 차례 이상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고용노동부는 근로감독 결과에 대해 노동관계법 위반사항에 대해 시정지시를 했고, 불합리한 조직문화를 개선하도록 권고했다.
직장운동경기부 표준계약서 마련…수당지급 명시
이번 토론회에서는 고용부의 근로감독 결과를 반영한 직장운동경기부 2종 표준계약서도 다룬다.
문체부는 직장운동경기부 내 선수, 지도자 간 불평등한 계약문화를 개선하고 공정한 스포츠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표준계약서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국회와 협의해 표준계약서를 개발·보급하도록 하는 내용으로 국민체육진흥법(내년 2월 시행)을 개정했다.
이후 전문기관의 계약 현황 파악과 변호사·노무사 등의 자문을 거치고, 고용부의 근로감독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표준계약서안을 마련했다.
직장운동경기부 표준계약서 주요 내용을 보면 ▲계약 당사자 ▲계약 기간·금액 ▲업무 또는 과업의 범위 ▲계약당사자의 권리와 의무 ▲계약의 효력 발생·변경·해지 및 손해배상에 관한 사항 ▲분쟁해결에 관한 사항 등 명시됐다.
특히 이번 표준계약서안에는 연장·야간·휴일근로 수당 미지급 건에 대해 원칙적으로 선수들에게 관련 수당을 지급해야 함을 명시했다. 다만 선수대표와 사용자 간 서면 합의에 따라 연장·야간·휴일 근로에 대해 임금을 지급하는 것을 갈음해 휴가를 줄 수 있도록 했다.
폭력, 성희롱 그 밖에 인격권을 손상 받는 범죄를 당한 경우 선수가 계약을 해지할 수 있고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했다.
계약의 해지 요건 등도 명확히 해 선수가 임의로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하는 등 선수 인권침해를 최소화하고, 공정한 계약이 이뤄지도록 했다.
표준계약서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대한체육회 누리집 자료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오는 31일까지 대한체육회 지역체육부 이메일(oasis@sports.or.kr)로 제정안에 대한 의견을 받는다. 문체부는 이를 검토해 표준계약서 최종안에 반영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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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희 문체부 제2차관은 "표준계약서를 통해 체육 전반에 공정한 계약문화가 조성되길 기대한다"며 "표준계약서가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관련 사업을 개편해 공정 환경을 만드는 데 기여한 단체에는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적극 장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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