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연합회 "임대료 문제만큼은 정부가 나서 직접 지원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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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 정부의 임대료 지원은 임대인(건물주)의 선의를 전제로 한 '착한 임대인' 정책에 집중돼 있다. 하지만 소상공인연합회가 지난달 발표한 실태 조사 결과를 보면, 전년 대비 임대료 수준에 대해 '변화 없음'이 80.8%이고 인하됐다는 응답은 5.5%에 그쳤다. 오히려 인상됐다는 답변이 13.5%에 이르렀다. 감면 금액의 50%를 세금에서 덜어주는 조건만으로는 자발적 동참이 많지 않아 실질적인 효과가 미미한 셈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4일 "매출 급감에 임대료 부담까지 고스란히 짊어져야 하는 것이 과연 공정한 일인지에 대한 물음이 매우 뼈아프게 들린다"고 말하고, 더불어민주당에서 이른바 '임대료 멈춤법'이 발의된 배경이다. 대표발의자인 이동주 의원은 "임대인들이 임차인의 감액 청구를 받아들일 요인이 부족하고, 결국 분쟁조정위원회까지 거쳐야 한다. 보다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집합 금지 업종은 임대료를 멈추고, 집합 제한 업종은 절반 이상을 청구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이 법안의 골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피해를 임차 자영업자에게만 전가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이나, 한편으로는 임대인과 임차인을 편가르기하고 임대인의 소득 감소를 어떻게 보전할 것이냐는 반발이 쏟아졌다.


민주당이 국세청을 통해 임대료 현황 파악에 나선 것은 보다 근본적이고 실효성 있는 임대료 지원 정책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집합 금지 업종 등 상대적으로 피해가 더 극심한 업종의 전반적인 임대료 규모를 조사해서, 이를 토대로 정부가 임대인에 부과되는 법인세와 소득세 부담을 추가로 덜어주거나 임대료의 일부를 재정에서 부담하는 방안을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결국은 재원 문제다. 정부가 세수 감소를 감수하더라도 이와 별개인 재정 직접 지원을 결정한다면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 현재 가용한 3차 재난지원금은 확보된 예산 3조원과 2차 지원금에서 지급되지 않고 이월된 5000억원, 이에 더해 목적예비비에서 별도로 50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2차 때처럼 자영업자들에게 100만원 혹은 200만원정도씩 지급한다는 것이 기본 설계다. 추가로 일정기간 재정을 통한 직접적인 임대료 분담 방식을 채택할 경우, 위기 업종에 국한한다고 해도 턱없이 부족할 공산이 크다. 내년 초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이 불가피해지는 셈이다.


자영업자들은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전날 논평을 통해 "호주는 지난 4월부터 임대료를 감액하고 임대인에게 세금 감면 혜택을 주는 ‘의무행동강령’을 도입했으며, 캐나다의 경우, 임차상인의 임대료 부담 75%를 감면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면서 "소상공인들이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임대료 문제만큼은 정부가 나서 직접 지원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국내에서도 인천시 강화군이 지난 3월 조례를 개정해 5인 미만 사업체에 월 점포 임대료의 50% 이내, 월 최대 50만원을 최장 3개월까지 지원한 사례가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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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여당 간사인 박홍근 민주당 의원은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을 기정사실화하고 추경 편성을 논의하기는 이르다"면서 "물론 3단계로 간다면 지원 정책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할 것이다. 지금은 임대료 지원을 위해 3차 지원금에 목적예비비를 더하느냐, 아니면 추경까지 해야 하느냐, 세금 감면에 대한 정부의 결정이 가능하느냐 등을 놓고 논의를 해야 하는 초기 단계"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세금 감면만으로도 임대인에게 부담이 가지 않도록 어느 정도 문제를 풀 수 있다면 별도 예산이 필요치 않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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