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원내대표 질의서 전달, 대통령 면담 요구…靑 "아무런 사전 조율 없어, 한마디로 질의서 정치"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12월 정국'이 급격하게 얼어붙으면서 협치 모델의 연착륙에 적신호가 켜졌다. 청와대는 '여·야·정 상설협의체'를 토대로 협치의 밑그림을 그렸지만 제대로 시행도 해보기 전에 제동이 걸린 셈이다. 정치권에 드리운 '한랭전선'의 원인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문제이다.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공수처 관련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예고된 냉기류다. 주목할 부분은 여야 대치 전선에서 한 발 비켜서 있던 청와대 쪽에 후폭풍이 번지고 있다는 점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공수처 처리와 관련해 "기약 없이 공수처 출범이 미뤄져 안타까웠는데, 법안 개정으로 신속한 출범의 길이 열려 다행"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공수처 설치는 대통령과 특수 관계자를 비롯한 권력형 비리의 성역 없는 수사와 사정, 권력기관 사이의 견제와 균형, 부패 없는 사회로 가기 위한 오랜 숙원이며 국민과의 약속"이라고 평가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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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은 공수처 강공드라이브 배후에는 청와대에 있다고 의심하고 있는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공수처 환영의 메시지를 전한 것은 야당의 반발정서를 증폭시킬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시민사회 등이 참여하는 문재인 정부 퇴진 모임에 동참했다. 국민의힘이 전면적인 정권 퇴진운동에 나설 것인지, 여권을 압박하기 위한 정치적 수사(修辭)에 머물 것인지는 지켜볼 일이다. 분명한 것은 12월 정국이 심상치 않은 흐름이라는 점이다.


청와대의 대응도 예사롭지 않다. 주 원내대표의 문 대통령 면담요구에 대해 정치적 공세로 받아들이고, 질의서 전달에 대해서는 '질의서 정치'라는 반응을 보였다. 주 원내대표 당선 직후 기대감을 나타냈던 청와대 기류와는 달라진 풍경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주 원내대표의 청와대 면담 요구는 아무런 사전 조율도 없었다"면서 "주 원내대표는 지난 10월 청와대로 두 번의 공개질의서를 보낸 적이 있다. 말이 질의서이지 규탄성명이나 다름없었다. 한마디로 질의서 정치를 한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공수처법)이 10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찬성 187인 반대 99인 기권 1인으로 가결되자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구호를 외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공수처법)이 10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찬성 187인 반대 99인 기권 1인으로 가결되자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구호를 외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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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국민의힘 초선의원들의 정무수석 면담, 대통령 질의서 전달 요구에 대해서도 "청와대 분수대 앞을 정쟁무대로 만들고 돌아갔다"고 불편한 정서를 내비쳤다. 청와대는 공수처 논란은 여야가 풀어야 할 문제인데 대통령을 끌어들이는 것은 정치 공세라고 판단하고 있다.


청와대의 이러한 인식은 정국의 엉킨 실타래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어 놓고 있다. 정국이 극한 대치 상태를 이어갈 때 전통적인 해법은 '영수회담'이다. 과거 제1야당의 '총재'와 대통령이 만나 정국 쟁점에 대해 담판을 짓고 문제를 풀어가는 게 영수회담의 기본 메커니즘이다.


지금은 당시와 정당의 구조가 다르다는 점에서 과거와 같은 형식의 영수회담은 가능하지 않지만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 만남도 영수회담에 준하는 정치적 의미를 지닌다. 앞서 청와대는 만남의 형식에 제한을 두지 않겠다는 뜻을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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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공수처 후폭풍을 고려할 때 영수회담 형식의 만남이 이뤄질지는 의문이다. 청와대는 새해 국정동력 확보를 위해 협치 모델의 연착륙이 중요하지만 12월 정국은 기대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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