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응천 "비판 감당하겠다" 장혜영 "소진 지키는 것이 가치"
與지지자들 "같이 창당하라", "진보 정체성 훼손" 등 비난
진중권·금태섭 "응원한다"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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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야당의 비토권(거부권)을 무력화하는 내용이 담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이 10일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내 소신파로 꼽히는 조응천 의원은 당에서 유일하게 표결에 불참했다. 그러자 민주당 당원 게시판에는 '비겁하다', '제명하라' 등 조 의원을 비판하는 글이 쇄도하고 있다.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는 야당의 거부권을 제한하는 공수처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재석 의원 287명 중 187명이 찬성했고, 반대는 99명, 기권은 1명이었다.

이날 조 의원은 공수처법 개정안 투표가 진행되는 동안 자리를 지켰지만, 의석에 마련된 표결시스템 모니터의 '찬성', '반대', '기권' 중 어떤 버튼도 누르지 않았다.


조 의원은 이날 본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표결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그간 제 입장에 가장 부합하는 것"이라며 친문(親文) 지지층의 비판이 쏟아질 것이라는 예상에 대해서는 "내가 다 감당해야 하겠지 않나"라고 답변했다.

조 의원은 그간 공수처 출범에 반대 입장을 드러내 왔다. 그는 지난달 자신의 페이스북을 쓴 글에서 "공수처는 야당의 거부권이라는 안전장치가 있으니 과하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었는데 이제 와서는 그 거부권을 무력화시키는 법 개정을 진행하려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조 의원의 표결 불참 사실이 알려지자 민주당 당원 게시판에는 "조응천을 징계하라", "금태섭(전 민주당 의원)처럼 나가라", "당에 뒤통수를 쳤다", "검찰의 끄나풀", "비겁하고 역겹다" 등 조 의원을 징계하거나 당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금태섭 전 의원도 지난해 12월30일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법안인 공수처 설치법안에 기권표를 던졌다가 '당론 위배'를 이유로 징계(경고 처분)를 받았다. 금 전 의원은 이후 정부·여당 지지자들로부터 "민주당을 배신했다", "국민의힘으로 가라"는 등의 거센 비난을 받았고, 징계 처분에 대한 재심 청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결국 지난 10월 민주당을 탈당했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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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장혜영 정의당 의원도 당 지도부의 '당론 찬성' 방침을 깨고 기권표를 던졌다.


장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양심에 따라 직무를 수행하겠다는 약속에 부끄럽지 않기 위해 당론에 어긋나는 괴로운 결단을 내렸다"며 "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당론의 엄중함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양심에 비추어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소신을 지키는 것 또한 민주주의자들의 정당인 정의당의 소중한 가치임을 굳게 믿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누리꾼들은 장 의원의 기권표 행사를 두고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누리꾼들은 "당론의 뜻도 모르나", "진보 정당의 정체성을 제대로 훼손했다", "조응천, 장혜영은 모여서 창당하라", "조직은 이런 사람을 원하지 않는다" 등 탈당을 촉구하고 나섰다.


반면, 조 의원과 장 의원의 '소신 행보'를 응원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10일 조 의원과 장 의원에 대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양심을 지킨 두 명의 의원이 있다는 것을 위안으로 삼아야 한다"며 "좀비들 틈에 살아남은 귀한 생존자"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심상정 전 정의당 대표와 정의당을 향해서는 "창피한 줄 알아라. 진보를 말아먹은 쓰레기들"이라고 거세게 비난했다.


금 전 의원도 이날 장 의원의 기권표 행사에 "응원한다"며 지지를 보냈다.


한편, 이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공수처법 개정안은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 의결 정족수를 7명 가운데 6명에서 5분의 3으로 완화해 야당의 거부권을 사실상 무력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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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정당이 열흘 안에 추천위원을 선정하지 않으면 국회의장이 대신 학계 인사 등을 추천하도록 하고, 공수처 검사의 요건을 현행 변호사 자격 10년에서 7년으로 완화하는 내용도 담겼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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