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중대표소송제·ILO3법 등 기업 옥죄는 법안 줄줄이 통과될듯
민주당, 여론 의식 일부 양보안 냈지만
"기업 규제 법안 본질은 그대로인 상황"
[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경제계에서는 '3%룰(감사위원 선출 시 최대주주 의결권을 3%로 제한)' 논란에 묻혀 기업규제법의 다른 쟁점들이 속속 처리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민주당이 비판 여론을 의식해 일부 양보안을 내놨지만, 다중대표소송제ㆍ사익편취 규제 확대 등 기업 경영을 옥죄는 쟁점들이 별다른 조명을 받지 못하고 그대로 통과될 분위기여서다.
특히 다중대표소송제의 경우 더불어민주당이 경제계와 야당의 반대를 의식해 다소 완화한 법안을 수정안으로 내놨지만 중요한 규제 부분은 그대로 남겨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계에서는 소송 남발을 우려해 입법 자체를 강력하게 반대해 왔다. 이에 여당은 소송 원고 자격 요건을 상장사는 지분 0.5% 이상과 6개월 이상 보유, 비상장사는 지분 1% 이상 보유로 강화했다. 기존 정부안의 지분 요건은 상장사 0.01% 비상장사 1%였다. 하지만 이 역시 기존 정부안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게 경제계 지적이다. 최문석 한국경영자총협회 기업경영팀장은 "지분 요건 기준을 올리기는 했지만 문을 열었다는 사실은 변화가 없다"며 "특히 중소ㆍ중견기업은 소액으로 지분 확보가 가능하고, 법무팀 등 대응 조직도 미비해 크게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를 통과한 국제노동기구(ILO) 협약 비준을 위한 3법(노동조합법ㆍ공무원노조법ㆍ교원노조법)도 기업 경영 체계를 흔들 요인으로 꼽힌다. 이 법안의 최대 쟁점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으로 해고자와 실업자의 노조 가입을 허용하는 것이 골자다. 여기에 여당은 법안 처리 과정에서 당초 정부안이 해고자의 노조 가입을 허용하되 근로자가 아닌 조합원의 사업장 출입을 제한하는 단서 조항을 삭제했다. 노동계의 의견만 반영된 것이다.
이상호 전국경제인연합회 고용정책팀장은 "기업들에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키는 중차대한 노동관계 법안이 일방적으로 통과돼 당혹스럽다"며 "사업장 점거 전면금지 등 '사용자 대안권'은 빠진 노동계 입장만 반영돼 사용자 입장에서는 기존 정부안보다도 오히려 어려워진 상황"이라고 걱정했다. 그는 이어 "법안이 한번 통과되면 되돌리기 어려운 만큼 국회 본회의에서 입법절차를 중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나마 정무위원회를 통과한 공정거래법 개정안 중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수정됐다는 점은 기업 입장에선 한숨을 놓을 수 있는 요인이다. 그러나 개정안의 다른 한 축인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 대상을 확대하는 조항은 그대로 통과됐다. 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공정위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 기업은 폭증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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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법은 총수일가 지분이 상장사 30%ㆍ비상장사 20% 이상인 경우 사익편취 규제 대상 회사로 규정하고 있다. 개정안은 이를 모두 20% 이상으로 일원화하고 이들 회사가 지분을 50% 넘게 보유한 자회사도 규제한다. 총수일가의 지분이 29.9%인 현대글로비스의 경우 현재는 공정위 규제에서 벗어나 있었지만 법안이 통과되면 규제 대상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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