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거점 사기조직 총책 국내 송환…허위 판매글로 134억원 가로채
조직원 33명, 자금세탁·통장모집 등 역할분담
코로나19 1차 대유행 때 마스크 사기도
경찰 국제공조 빛나…검거 3개월만 압송
[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필리핀에 거점을 두고 물품판매업자를 사칭해 130여억원의 피해를 낸 사기조직 총책이 8일 국내로 강제송환됐다. 경찰청은 이날 새벽 필리핀 현지에서 붙잡힌 A씨를 인천국제공항으로 압송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 조직원 33명은 2016년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온라인에 자동차 부품ㆍ게임기 등 각종 물품을 판매한다는 게시글을 올린 뒤 돈만 받는 수법으로 285명으로부터 134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1차 유행이 있던 올해 1~3월에는 KF94 마스크를 판매할 것처럼 속여 15억원이 넘는 사기 피해를 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조직원은 자금세탁, 통장모집ㆍ관리, 범행계좌 제공 등 철저하게 역할을 분담해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20명은 올해 3~5월 차례로 경찰에 검거됐으나 핵심인 조직 총책 A씨는 필리핀으로 도주한 상태였다.
A씨 검거에는 경찰의 국제공조, 특히 재외국민 안전 지원ㆍ범죄 피해 회복ㆍ교민사회 보호를 위해 필리핀 현지에 설치된 '코리안데스크'의 활약이 컸다. 코로나19 여파로 필리핀 지역사회에 격리조치가 광범위하게 시행되고 있었고, 피의자의 은신 추정 지역이 넓어 정확한 소재지를 특정하는 데 시일이 걸리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코리안데스크는 현지 사법당국과 공조해 3개월간 A씨의 동선을 추적해 주거지를 특정했고 잠복을 통해 지난 9월1일 검거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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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환 과정에서도 양국의 사법공조가 빛을 발했다. 코로나19에 따른 필리핀의 입국 규제로 경찰청 호송관의 현지 파견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경찰청과 주필리핀 한국대사관, 필리핀 사법당국 간 협조를 통해 이례적으로 코리안데스크가 A씨를 직접 국내로 송환할 수 있게 됐다. 경찰청 관계자는 "많은 피해자를 상대로 상습적으로 사기 범행을 해오던 조직 총책을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적극적으로 검거하고 송환한 모범사례"라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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