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카슈랑스 '25%룰' 역차별 여전…"시장 변화 따른 규제 정비 필요"
[아시아경제 송승섭 수습기자] 은행 창구에서 보험상품을 파는 제도인 방카슈랑스의 '25%룰'과 관련된 역차별이 여전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시장 환경 변화에 따른 규제 정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7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2003년 국내 보험시장에 처음으로 도입된 방카슈랑스 채널은 현재 설계사, GA 채널 등과 더불어 주요 보험 판매채널의 하나로 활용되고 있다. 실제로 은행에서 상대적으로 판매가 용이한 저축성보험의 경우 방카슈랑스를 통한 판매가 전체 판매 실적의 절반을 훨씬 넘는 비중을 차지할 정도다.
하지만 방카슈랑스 채널의 성공적인 안착에도 불구하고 이를 둘러싼 각종 규제가 제도 시행 이래 17년 동안 큰 틀의 변화 없이 적용되고 있어 시장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승희 연구위원은 "가장 큰 문제는 방카슈랑스 시장을 둘러싼 환경이 변화할 때마다 이러한 규제의 큰 틀은 유지한 채 일부만 상황에 맞게 적용되다보니 규제의 형평성에 대한 이슈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정 연구위원은 일례로 방카슈랑스 25%룰이 차별적으로 적용되고 있다는 점을 대표적인 문제점으로 꼽았다.
최근 최대주주가 동일한 보험사에 대해 방카슈랑스 25%룰 적용을 달리 적용하는 내용의 법령해석이 내려졌다. 이에 따라 최대주주가 같은 2개 보험사는 합산총액 33%만 준수하면 된다. 바로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를 보유한 신한금융지주,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을 거느린 KB금융지주 등의 경우다.
정 연구위원은 "최근 생보사를 추가적으로 인수하면서 2개의 생보사를 보유한 금융지주들 입장에서는 방카슈랑스에 적합한 계열사에 판매 물량을 몰아주는 것이 가능해진 것"이라면서 "규제 자체의 합리성을 논하기 이전에 현재와 같이 시장 환경이 변할 때마다 선별적으로 예외사항들이 추가된다면 규제 테두리 안에서 영업할 수밖에 없는 일부 보험사들 입장에서는 역차별을 우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험상품과 판매인원에 제한을 둔 것도 낡은 규제로 꼽혔다. 국내에선 보험 산업에 끼칠 영향과 보험업계의 반발을 고려해 생명보험사의 종신보험과 손해보험사의 자동차보험 등을 판매할 수 없다. 불완전판매를 막고 보험설계사의 수익을 보호하기 위해 판매인원도 지점당 2인으로 제한돼 있다.
그러나 방카슈랑스를 통해 발생하는 불완전판매 비율은 비교적 낮은 수준이다. 현재 방카슈랑스 채널의 불완전판매 비율은 약 0.02%다. 보험설계사(0.13%)나 법인보험대리점(GA, 0.36%)보다 양호한 편이다. 업계에서 우려했던 보험설계사 대량실직 사태도 일어나지 않았다. 오히려 2003년보다 70% 증가해 42만4767명이 등록된 보험설계사로 활동하고 있다.
정 연구위원은 환경 변화에 따른 예외 적용보다는 규제 자체의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특히 디지털화로 은행 지점 수가 축소되면 오프라인 방카슈랑스보다는 향후 온라인 방카슈랑스, 소위 모바일슈랑스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며 “25%룰을 포함한 각종 규제가 방카슈랑스 채널에만 적용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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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보다 근본적으로는 방카슈랑스 시장을 둘러싼 각종 환경 변화에 맞춰 규제 적용의 득과 실을 자세히 검토하고 정비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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