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다이어리] 코로나 아픔 달래는 美 크리스마스 트리
美 크리스마스 트리 나무 판매 급증...장식품 판매도 호황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으로 위안 찾기
뉴욕시 상징 크리스마스 트리에도 이목 쏠려
시민들의 우려에도 트리 정상적으로 점등 성공
[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미국에서는 추수감사절이 끝나면 크리스마스 시즌이 시작된다. 각 가정과 유통업체들은 일제히 크리스마스 트리와 장식물을 세운다.
올해는 유달리 크리스마스 장식이 화려하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19에 지친 미국인들이 앞다퉈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을 하며 마음의 위안을 추구하고 있다.
맨해튼 록펠러 센터 앞에 세워진 크리스마스 트리가 지난 2일 장식을 마치고 점등식을 가졌다. 트리는 우려와 달리 풍성한 모습으로 연말 연시 뉴욕시의 명물로 돌아왔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최근 미국에서 호황을 보이는 분야는 크리스마스 트리 관련 업종이다.
특히 올해는 어느해 보다도 올해 크리스마스 트리용 나무 판매가 급증했다. 블룸버그 통신 등 미 언론들은 최근 몇년간 인조 나무 크리스마스 트리 판매가 증가해왔지만 올해 크리스마스 트리용 나무 판매가 대세로 부상했다고 전했다.
덕분에 크리스마스 트리 농장은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오히려 최고의 호황을 누리고 있다.
크리스마스 트리 농장주인 데보라 케이스씨는 "크리스마스 트리를 사가는 고객들이 코로나19가 크리스마스를 홈치지 못하게 하겠다고 말하곤 한다"고 전했다.
트리 구매자들은 더 멋진 나무를 고르기 위해 멀리 떨어진 농장을 찾는 것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연말연시 여행 제한이 권고되는 상황에서 멋진 트리를 구매하는 것이 스트레스 해소 법으로 부상한 것이다.
한 소비자는 “매년 인공 나무에 크리스마스 트리를 장식했지만 올해 아침 일찍 일어나 진짜 나무를 구하러 나왔다"고 말했다고 폭스뉴스는 전했다.
미국에서는 연말이면 자동차 지붕에 크리스마스트리로 장식할 나무를 얹어 이동하는 장면을 흔히 볼 수 있지만 올해는 더 많은 이들이 도시에서 교외로 나가 트리를 사 집으로 돌아오고 있다.
트리 판매가 늘며 장식품과 조명 판매 역시 호황을 누리고 있다. 한 크리스마스 용품점 판매상은 CBS방송과의 회견에서 "매출이 두배, 세배로 늘었다. 신규 직원도 고용했다"고 말했다. 월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들도 추수감사절 쇼핑 기간 크리스마스 장식물 온라인 판매가 급증 경험했다.
소비자 동향 추적 블로그 운영자인 지네트 파비니는 자택 대피령이나 재택 근무로 인해 집에서 많은 시간이 많다 보니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에 대한 소비자들의 욕구가 커진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코로나19로 겪은 보건 위기와 경제위기에 선거까지 겹치며 매운 어려운 한 해를 보낸 소비자들이 크리스마스 트리에서 안식을 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사태 초기 대규모 사망자가 발생하며 전세계인들의 이목이 집중됐던 뉴욕시에서도 상징과도 같은 크리스마스 트리가 점등됐다.
맨해튼 소재 록펠러센터 앞에 설치된 초대형 크리스마스 트리는 지난 2일 점등식을 가지고 화려한 자태를 뽐내기 시작했다.
이 트리도 올해 적잖은 논란을 안겼다. 예년에는 없던 일이다.
지난달 14일 트리가 세워진 후 앙상해진 모습은 뉴욕시민들에게 적잖은 충격을 안겼다. 불과 이틀 전 트럭에 실리기 전까지만 해도 풍성한 가지를 자랑한 나무가 아니었다.
오죽하면 SNS상에 코로나19 시대의 자화상을 보여주는 나무라는 촌평이 돌기도 했다. 이에 트리를 준비한 록펠러 센터측은 나무가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해명해야 했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뉴욕타임스는 "트리가 매년 앙상한 모습으로 세워져 얼마간의 시간을 거쳐 제 모습 으로 돌아왔다"면서 올해 트리에 대한 논란이 코로나19 시대에 안식처로 크리스마스 트리를 기대했던 이들의 실망감을 표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행스럽게도 점등식에서 공개된 크리스마스 트리는 예년의 모습을 뽐냈다.
트리에서 '불청객' 부엉이가 발견된 것도 예사롭지 않은 일이었다.
이 부엉이는 둥지 채 나무와 함께 뉴욕시로 실려왔다 작업자들에게 발견돼 동물보호 단체에 인계됐다.
뉴욕시민들은 트리에서 발견된 부엉이에 큰 관심을 보였다. 부엉이에게는 '록펠러'라는 별명이 붙여졌고 보살핌 끝에 기력을 회복해 자연으로 돌아갔다.
뉴욕시민들은 크리스마스 트리와 '록펠러' 부엉이에서 코로나19로 만신창이가 됐지만 코로나 이전으로 되돌아가려는 뉴욕의 희망을 본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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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현재 뉴욕시 맨해튼의 코로나19 신규 환자는 543명에 달했다. 퀸즈에서는 862명, 브롱스에서 554명이 발병했다. 뉴욕주 전체로는 1만1271명의 신규 감염자가 확인됐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고치다. 아직 희망을 기대하기에는 너무나 엄청난 숫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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