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공매도 대여주식 20배 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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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개인 투자자의 공매도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밑그림이 나왔다. 개인이 공매도할 주식을 쉽게 빌릴 수 있는 'K-대주시스템'을 구축해 대여주식 규모를 현재의 약 20배인 1조4000억원까지 늘릴 계획이다. 내년 3월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불법 공매도에 대한 처벌도 대폭 강화된다.


한국증권금융은 2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개인대주 접근성 개선' 토론회를 열고 증권금융과 증권사의 시스템을 연계해 실시간으로 대주거래를 할 수 있는 K-대주시스템 도입을 제안했다. K-대주시스템은 개인 공매도 활성화의 선결조건으로 꼽히는 대주시장을 확대하기 위한 방안이다.

공매도 시장에서 개인은 접근성이 제한적이고 대주 재원도 부족하다. 외국인과 기관이 공매도에 이용하는 대차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67조원인데 비해 개인이 공매도를 위해 이용하는 대주시장 규모는 230억원에 그친다. 개인은 공매도 시장에서 주식을 차입할 수 있는 통로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개인은 증권사를 통해 증권금융에서 주식을 빌리는 대주 방식으로 공매도를 할 수 있는데, 대주를 취급하는 증권사는 NH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키움증권, 대신증권, SK증권, 유안타증권 등 6곳뿐이다.


증권금융은 대주 서비스를 취급하는 증권사를 늘리고 대주재원을 확대하며, 실시간 통합거래 시스템을 구축해 대주 재원의 효율성을 높이는 3단계 대주 활성화 추진 방향을 제시했다. 우선 대주 취급 증권사를 늘리기 위해 증권금융이 대주 활성화 전담팀을 구성해 해당 증권사의 대주 시스템 구축을 적극 지원하고, 각 증권사가 투자자 동의를 받아 신용융자 담보 주식을 대주에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데 증권금융이 적극 지원하는 등 대주 재원 확대를 추진하는 방안이다.

나아가 대주 취급 증권사가 종목별 대주 가능 수량을 즉각 확인할 수 있는 실시간 통합거래 시스템, 이른바 '한국형 K-대주시스템'을 증권금융이 구축해 대주 재원 활용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다. 현재는 증권금융이 대주 종목별 수량을 증권사별로 사전 할당하는 방식이어서 어느 곳에서는 남고 다른 곳에서는 모자라 증권금융이 가진 대주 재원조차 전부 활용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3단계 활성화 방안이 시행되면 대주 규모는 20배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말 기준 대여 가능 주식 물량은 715억원인데, 10개 증권사가 신용대주를 취급하고 차입처가 확대되면 이는 9000억원으로 증가하고 실시간 통합거래시스템까지 구축되면 1조4000억원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다만 개인의 공매도 투자가 확대됐을 때 이에 따른 투자자 보호 강화는 과제로 지적된다. 공매도 거래는 일반 주식거래보다 더 큰 위험성이 내재돼 있는 만큼 한 단계 강화된 투자자 보호장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국증권금융 관계자는 "공매도는 주가 하락시 원금까지만 이익을 볼 수 있고, 주가가 상승할 경우 원금 이상 손실이 가능한 만큼 일반 주식거래보다 위험하다"며 "사전교육 의무 이수, 투자자 역량과 유형에 맞춘 차입한도 설정, 담보비율 기준 설정 등 투자자 보호장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불법 공매도에 대한 처벌도 강화된다. 솜방망이 처벌로 지적됐던 불법 공매도에 대해 국회가 1년 이상의 유기징역과 부당 이득액의 3~5배에 달하는 벌금을 부과하도록 했다. 전일 국회는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자본시장법 개정안과 김태흠 국민의힘 의원,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 등이 대표 발의한 법안을 병합해 정무위원회 법안소위에서 통과시켰다. 법안은 오는 9일 본회의에서 처리될 예정이다. 본회의에서 통과된 규정은 이르면 내년 3월 15일 재개되는 공매도부터 적용된다.


무차입공매도는 주식을 빌리지 않고 매도부터 하는 것으로 2008년 금융위기 직후 국내에선 자본시장법을 위반한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다만 처벌 수위가 최대 1억원 과태료를 부과하는데 그쳐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돼 왔다.


개정안의 주요내용은 ▲차입공매도 제한의 법적 근거 신설 ▲차입공매도한 자의 유상증자 참여 금지 ▲증권대차거래 정보보관ㆍ보고의무 신설 ▲불법 공매도에 대한 형사처벌 등이다. 차입공매도를 제한할 수 있는 근거를 법률에 정해놓고, 차입공매도한 자의 유상증자 참여를 금지한다는 의미다. 처벌 수위도 높였는데, 불법공매도 때 공매도 주문금액을 한도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차입공매도한 자가 유상증자 참여 금지 규정을 어기고 참여하면 과징금을 부과하고, 불법 공매도에 대해서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부당이득액의 3~5배 벌금을 부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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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차입 공매도 적발시스템이 이전보다 더 촘촘해졌다는 점은 시장에 긍정적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불법 공매도에 대한 처벌 강화와 개인 공매도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이 동시에 추진되는 것은 제대로 된 방향"이라며 "특히 거래대금 기준으로 과징금을 매기는 것은 앞으로 불법 공매도에 대해 철퇴를 내리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읽히는 만큼 공매도 악용 가능성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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