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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공개해야죠" vs "가게 망합니다" 확진자 동선 공개범위 논란

최종수정 2020.11.30 08:57 기사입력 2020.11.30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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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지자체, 확진자 동선 범위 기준 달라 혼선
"공개 범위 확대·통일" vs "개인정보보호" 정치권도 엇갈린 의견
중대본, 확진자 세부 정보 공개 제한

수도권 거리두기 2단계 첫 주말인 29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위해 대기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수도권 거리두기 2단계 첫 주말인 29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위해 대기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아시아경제 한승곤·김영은 기자] "확진자 동선을 정확히 알아야 덜 불안하죠.", "이러다 손님 아예 끊깁니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연일 500명을 넘기는 등 3차 대유행에 접어들면서 확진자 동선 공개 범위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개인 정보 침해 우려가 있어 공개 범위를 줄이자는 의견이 있는 반면 코로나19 재확산을 막기 위해 상세한 이동 경로를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달 6일부터 정보 공개 지침을 통해 코로나19 확진자 성별, 나이, 국적, 읍·면·동 이하 거주지 등 상세 개인정보를 공개하지 않도록 권고했다.


또한, 공개된 정보는 일정 기간(14일)이 지나면 삭제하도록 하고 접촉자가 발생한 장소와 이동수단은 공개하되, 모든 접촉자가 파악된 경우 공개하지 않도록 했다. 역학적 연관성이 낮은 동선 공개로 사생활 침해 논란과 경제적 피해가 발생한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경기도 시흥시, 인천 남동구·서구·연수구 등은 확진자가 거주하는 동 단위까지만 정보를 공개한다고 밝혔다. 또 확진자 이동 경로를 공개해온 서울 성동구는 중대본의 지침에 따라 확진자 정보 없이 확진자가 다녀간 장소의 목록만 공개하기로 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코로나19 확진자의 세부적인 동선 공개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댓글이 달려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댓글 캡쳐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코로나19 확진자의 세부적인 동선 공개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댓글이 달려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댓글 캡쳐



하지만 이렇듯 지방자치단체(지자체)마다 공개 범위가 달라 시민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게다가 확진자 발생 시마다 수신되는 긴급재난문자와 지자체 블로그 등에 이동 경로가 상세히 표시되지 않는 것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도 높다.


25일 인천의 기초자치단체들에 따르면 계양구와 동구, 중구는 확진일을 제외하고는 공개하는 정보가 없으며 미추홀구 역시 지난 21일부터 확진자의 거주지를 비공개 전환하고, 접촉했던 확진자 및 증상발현·검사·양성판정 날짜만 공개한다.


또 광주광역시에서 제공하고 있는 '코로나19 확진자 이동경로맵'은 확진자와 접촉자 현황에 대해서만 공개하고 있고, 확진자가 마지막으로 접촉한 날로부터 14일이 지나거나 전체 접촉자 파악이 완료된 장소는 지도상에 표시되지 않는다.


확산 위험에 불안감을 느끼는 일부 시민들은 지자체가 확진자 동선을 더 세부적으로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앞서 지난 7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광주광역시 코로나 확진자 동선을 명확히 공개해주세요'라는 글이 올라와 7천여 명 이상의 동의를 받기도 했다.


지역 맘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개인정보도 중요하지만 적어도 확진자가 어디에서 나왔는지는 알아야 더 조심할 수 있을 것', '확진자 신상 공개가 아닌 동선 공개를 원하는 건데 제대로 공개가 안 돼 불안하다', '접촉자 파악돼도 확진자가 다녀간 장소 정도는 알려줘야 하는 거 아닌가'와 같은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의 회원이 코로나19 확진자 동선 공개가 무의미하다는 내용의 글을 게시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게시글 캡쳐

한 온라인 커뮤니티의 회원이 코로나19 확진자 동선 공개가 무의미하다는 내용의 글을 게시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게시글 캡쳐



반면 일각에서는 확진자 동선 공개의 필요성을 못 느낀다는 의견도 있다.


한 온라인 지역 커뮤니티 이용자는 "어차피 방역도 다 마쳤을 것이고 접촉자에게는 따로 연락도 가는데 왜 자꾸 자세히 알려고 하는지 모르겠다"라며 "가게를 운영하는 처지에서는 안 그래도 손님이 적은데 확진자까지 다녀갔다고 하면 몇 주간 손님이 뚝 끊긴다. 방역까지 꼼꼼히 완료하고 문제없는데도 손님이 안 와 장사하기가 너무 힘들다"고 밝혔다.


확진자 동선 세부 공개 등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개인정보 보호 등 인권을 고려해야 한다는 한 조사 결과가 나왔다.


26일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팀은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7일까지 경기도 지역 역학 조사관 20명을 대상으로 한 초점집단면접에서 "확진자의 동선 공개는 실효성이 없고, 'K-방역'이 성공하려면 개인정보의 보호 등 인권 고려가 전제돼야 한다"는 응답이 나왔다고 밝혔다.


동선 공개 필요성에 대해서는 "확진자 동선과 겹쳐도 감염 위험자는 걸러내서 검사하고 방역도 마쳐 가게 운영을 재개하는 것이기 때문에 동선 공개는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며 "동선 공개로 시민들은 더 불안해지고 업장 사람들은 피해를 보는데, 결국 동선 공개로 행복한 사람이 없다"고 답했다.


정치권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4일 질병관리청의 동선 공개 담당자와 비대면 화상회의를 통해 "확진자 동선이 읍·면·동 이하로는 공개되지 않아 시민 불안이 가중되고, 지자체별로 공개 범위가 상이해 혼란이 벌어지고 있다"며 공개 범위 확대·통일을 질병관리청에 요구했다.


반면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은 "많은 지자체가 개인정보를 공개하거나 삭제 시기를 준수하지 않고 있다"며 "국민들이 방역 당국을 신뢰하고 협조하기 위해선 개인정보보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질병관리청은 지난 10일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입법 예고했다. 별도의 이의 신청이 없을 시 오는 12월 30일부터 거주지(읍·면·동 이하) 기재 금지가 의무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김영은 인턴기자 youngeun92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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